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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청년세대 정부규탄 여론 확산
“현실 외면한 文정부 환상정치 최대 피해자는 결국 우리다”
무원칙·무절차가 낳은 인국공 파문…공정·평등 실종에 청년층 ‘볼멘소리’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24 00:07:38
▲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을 두고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내 공기업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공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국공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청년들은 역차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취업 의지 자체를 꺾는 포퓰리즘이라는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데일리
 
최근 문재인정부를 규탄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한 합당한 보상을 원하는 국민 정서와는 달리 오로지 평등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일자리를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그럼에도 문턱이 높아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공기업 일자리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남발한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신의 직장’ 공기업 정규직 졸속 전환에 밤샘 구직노력 20·30세대 공분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가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한 이후 정부를 규탄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인국공은 지난달 22일 여객보안검색 노동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번 인국공 사태는 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공약에서 비롯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취임 직후 공사를 방문해 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당시만 해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격차 등 차별 해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청년들은 ‘차별철폐’로 포장된 포퓰리즘에 현혹돼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약을 현실화 시키는 과정에서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음에도 무조건 이행에만 몰두하다 보니 부작용만 쏟아졌고 결국 보다 못한 청년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청년들은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공정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 무분별하게 일자리를 남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기존 취준생들의 의욕을 꺾는 처사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기자] ⓒ스카이데일리
 
특히 공기업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인국공에 취업하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했던 취준생들은 인생을 부정당한 느낌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2020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에 인국공(18.4%)이 선정됐다. 인국공은 지난 2018년 실시한 동일조사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3년 연속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공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청년들의 반발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초 정부의 결정에만 국한됐던 반발 여론은 점차 정부 정책기조, 나아가 정부 자체를 비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글은 게시 하루 만에 동의 건수가 답변 기준인 20만건에 육박했다. 해당 청원글은 지난 2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약 35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어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훌쩍 넘겼다.
 
해당 청원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인천공항(정규직) 전환은 충격적이다.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빼앗게 해주는 게 평등이냐”고 주장했다.
 
청년들의 반발 움직임은 온라인 캠페인으로까지 확산됐다. SNS 상에서는 인국공 사태를 비판하는 취지에서 이른바 ‘부러진 펜 운동’이 전개되면서 청년들의 반발 집단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청년들은 SNS상에 부러진 연필 사진을 올리고 #부러진펜운동, #로또취업반대, #인국공사태 등의 해시태그 운동에 우후죽순 동참하고 있다. 부러진 연필은 취업을 위해 더 이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정서 동 떨어진 문재인정부의 이념…허탈한 국민들 “속았다” 반응 일색
 
문재인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표명하면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다. 2017년 7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당시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2020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년 여간 363개 공공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규모는 9만1303명에 달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공공기관 임직원이 41만8203명인 것을 고려하면 정규직 전환 규모는 전체의 21.8%에 달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정규직 전환을 두고 분노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이 없는 보상은 국민이 생각하는 ‘정의와 공정’이라는 개념에 어긋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일자리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 ⓒ스카이데일리
 
비정규직과 소속 외 인력의 정규직 전환 실적을 연도별로 보면 2016년 3964명에서 2017년 1만325명으로 2.6배 급증했다. 2018년에는 3만7327명으로 다시 뛰었고 지난해에는 3만4690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문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작용 중에는 특히 나라 전체를 뒤흔들만한 사안들도 존재해 심각성이 더해진다. 사회분열 현상이 대표적이다. 특정 집단에 대해서만 혜택이 부여되다 보니 세대 간 갈등, 빈부 간 갈등, 노노 간 갈등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민간부문에 몸담은 비정규직은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공공부문의 경우 대부분 적자를 혈세로 충당하다 보니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지만 민간부문의 경우 현실적인 여건 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부문 비정규직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 하청업체 비정규직 신분인 김승수(28) 씨는 “공공부문 정규직이 된다는 건 엄청난 스펙을 쌓고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는 의미로 통한다”며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행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보다 단순히 공약 이행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구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오현우(28·가명)씨는 “코로나 여파로 구직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고 우리 같은 청년들은 어려운 현실에 놓인 상황이다”며 “문 대통령은 취임 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구호를 내세웠지만 허울에 불과했고 청년들은 오히려 불평등·불공정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결국 국민 모두가 정부 정책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역시 이번 인국공 사태에서 비롯된 청년세대의 반응에 심각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공공기관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전으로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이다 보니 한 자리라도 더 늘려야 할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규직화는 당파의 이익을 얻기 위해 그저 표를 얻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 연구소 소장은 “인국공 사태는 공개적으로 정립된 채용 원칙과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기회와 과정의 공정성을 무너트렸고 이것이 청년들의 분노와 허탈감의 대상이 된 직접적 이유로 귀결됐다”며 “정책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나쁜 결과가 나오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결국 모든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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