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단지를 여전히 가동하고 있지만 핵물질인 플루토늄 추출에 쓰이는 연료봉을 옮긴 정황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액체연료 미사일 엔진 시험장인 ‘1·18공장’ 공장도 새로 확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 핵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RCL)에 증기를 공급하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최근 매연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3월 초부터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증기는 사용 후 핵연료를 용해하고 플루토늄을 추출하며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다만 38노스는 “사용 후 핵연료가 영변 5MWe 원자로 옆 저장시설에서 이송됐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5MWe 원자로는 사용 후 폐연료봉에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원자로다.
아울러 실험용 경수로(ELWR)에서 유지관리·보수와 관련 있다고 추측되는 새로운 활동이 감지됐으며 우라늄 농축공장(UEP)에서도 미미한 활동이 관측됐다. 38노스는 “새 건물을 증축하는 건 영변 핵시설을 향상시키고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연구 및 행정본부가 있는 곳에서 큰 실험실 건물의 새 부속 건물 건축이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데이브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 소재 ‘1·18기계공장’ 인근에 미사일 엔진 시험대가 설치돼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1·18공장’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전차·어뢰·탄약 등 군수물자 제조 시설로 지목돼 왔던 곳으로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종종 찾았다. 그러나 이 공장에 미사일 엔진 시험대가 있다는 게 파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브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이날 군축·비확산 문제 전문 블로그 ‘암스컨트롤웡크’를 통해 “최근 북한의 미사일 제조 관련 현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검토하던 중 ‘1·18공장’에서 매우 독특한 구조물을 발견했다”며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미사일)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슈멀러 연구원에 따르면 ‘1·18공장’ 부지 서쪽 계곡에 있는 이 구조물은 2014년 말 공사가 시작돼 2017년쯤 완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도 이곳에서 뭔가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았으나 그땐 그 성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한다.
위성사진에 찍힌 이 구조물을 보면 미사일 엔진 시험 때 발생한 그을음 때문인지 구조물 남서쪽 콘크리트 바닥에 다른 곳과 달리 검은색이 감돈다. 그동안 북한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대를 갖추고 관련 시험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 장소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과 평안남도 남포시 잠진리 태성기계공장(잠진미사일공장) 그리고 함경남도 화대군 무수단리 동해위성발사장과 함주군 소재 마근포 로켓엔진시험장 등 모두 4곳이다.
북한은 기존에 확인된 시설들 가운데 마근포 시험장에만 고체연료 엔진용의 수평 시험대를 설치했고 나머지 3곳에선 액체연료 연료 엔진용의 수직 시험대를 설치·운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내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미사일 엔진 시험대는 1·18공장까지 모두 5개소로 이 가운데 수평 시험대는 마근포 시험장과 1·18공장 등 2개소로 늘었다. 1·18공장 시험대는 액체연료 시험장으로 분석됐다.
다만 슈멀러는 “1·18공장의 시험대는 다른 곳에 비해 크기가 작다”면서 “함경남도 함흥의 고체연료 공장과도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액체연료 엔진용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대북전문가들은 이번 확인된 1·18공장의 미사일 엔진 시험대 외에도 북한 내에 아직 확인되지 않은 미사일 개발 관련 시설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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