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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곳간지기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거리두기 격상에 국민 울분…‘홍두사미’ 되지 말아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7-17 16:53:30

“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그의 입을 슬기롭게 하고 또 그의 입술에 지식을 더하느니라.”<잠언 16 : 23>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이 그렇지, 추경해서 돈 뿌리고 또 증세할거잖아. 차라리 안 받고 빚지지 않고 증세 안하면 안 되나? 이것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는 건가? 알면서도 미친 척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건가?” “각각 신청하는 게 맞지. 무슨 세대주가 대표로 신청하는 거 애초부터 어이가 없었다. 웃기는 게 가정불화 등으로 흩어져 살거나 별거 중인 부부는 어찌하라고, 진작 저렇게 바꾸는 게 맞는 거 같아.” “그냥 공평하게 전 국민에게 안 주거나 아예 하위 10~ 20% 까지만 주면 안 되는 건지?” “이건 뭐 자기 돈 아니라고 마구 쓰려고 안달인가? 도대체 누가 이 책임을 다 지려고 그러는 건지? 증세 명분 정당화냐?” “또 무슨 명목으로 세금 만들어 회수해 갈지 벌써부터 겁난다.”
 
정부가 가구소득 하위 80% 가구에 1인당 25만원씩 ‘국민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마련하고 세부지급 방식을 검토하면서 지난해 세대주에게 가족 몫의 전 국민 지원금을 일괄 지급한 방식에서 성인 가구원 각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이 쏟아낸 볼멘 소리들이다.
 
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 되면서 “코로나가 야행성입니까? 낮에는 괜찮고, 밤에는 안 된다는데, 도대체 그 기준이 뭐냐?” “아예 코로나 명분으로 계엄령을 선포했구나!” “가족들까지 제한을 한다면, 전철이나 버스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정부 방역 준칙에 뿔난 국민들이 울분을 터뜨렸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날, 오후 6시30분 영등포역 먹자골목 한 술집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손님이 지인과 단둘이 술을 마시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오늘 점심에 동료 3명과 함께 다닥다닥 붙어 밥을 먹었는데 저녁에는 2명만 모일 수 있다니, 이게 뭐하는 짓거리냐?”며 “코로나가 밤에만 활동하고 낮에는 활동을 안 한다는 말인가? 그야말로 정은이가 말한 대로 자던 소가 일어나 웃을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가한 술집 주인도 한 마디 거들었다. 50대인 그는 “최근 들어 점심때 반주를 겸해 2~3시간 머무는 손님들이 많아졌는데, 우리처럼 저녁 장사만 하는 술집은 문 닫으라는 말이냐” 며 “정부도 급박한 상황에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는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고 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직장인과 술집 업주들의 볼멘소리가 첫날밤을 가득 채웠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준칙이 주먹구구식이라는 게 그 이유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다보니 일부 직장인들은 “반차 내고 낮술 먹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단톡방에 이번 주중에 반차 내고 낮술 먹은 뒤 오후 6시에 헤어지자는 제안이 올라와 솔깃했다”며 “K방역 성공에 취해 백신 확보가 늦어져 어르신 우선 접종시켜 놓고 혈기왕성한 20~30대 확진자가 나오니까 그 청년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방역 준칙만 강화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강하게 정부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200여명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한 처벌을 지시하는 등 살인자라고까지 하면서 어떻게 8000명이나 모인 민노총 집회는 코로나와 상관없다고 하는 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권 쟁취에 공헌한 일등공신이라 봐주고 눈치를 보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간 충돌이 한마디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가 차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국민의 70%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했으나,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강압에 못 견디며 80%까지 확대로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지사 등 민주당 일각에서 전 국민 지원을 들고 나오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합의’를 지렛대 삼아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사실 상 당정 합의를 번복한 것이다.
 
 
한술 더 떠 여권에서는 국회에 이미 제출된 추경(33조원 규모)도 증액하자고 법석이다. 이는 이 대표와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우선 지원하고 남은 재원이 있으면 전 국민에게 지원하자”던 ‘합의’도 깨겠다는 거다.
 
정부도, 집권 여당도, 추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오직 눈앞의 선거에만 골몰한 민주당의 폭주로 내비춰진다. 더욱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이 지사의 발언이다. 그는 “민주당의 의석 180석을 이용, 강행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이며 무모한 주문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세입과 세출 양쪽이 모두 국민과 그들의 대표자들에 의해 통제돼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는 다수결 못지않게 소수의 의사도 존중돼야 한다. 이런 혼란은 재난지원금이 구휼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만큼 충분히 예견된 문제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해 5월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도 소득 하위 50%를 대상으로 제시한 배경만 이해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자 기재부가 꼬리를 내리고 초안에서 물러나 70%로 대상을 넓혔다. 사실상 마지노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민주당의 뜻이 관철되면서 전 국민에게 지급됐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홍 부총리가 집권 여당의 80%에 난색을 표하고 정부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하자 정무직 공직자가 기재부 내부용 메시지로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라며 즉각 사퇴하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민주당이 들고 일어나자 급기야 홍 부총리가 울먹이며 “숙고하고 절제해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해명에 나섰는데 그야말로 블랙코미디다. 민주당이 이처럼 안하무인이 된 데는 문 대통령의 방치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민주당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사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나라곳간을 책임진 홍 부총리가 아니면 누가 재정 문제를 감히 제기하겠는가. 더욱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법적 의무가 따른다. 그런데도 170여석 거대 여당이 독주를 하면서 난리를 펴는 것을 보니 참으로 용렬하고 앞날이 우려된다.
 
이번에도 지난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면서 ‘홍두사미’ 소리를 듣던 홍 부총리를 이번에도 겁박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가. 그렇다면 분명 폭력적이라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부총리를 ‘정무직’으로 지칭하며 자신들은 선출직임을 은근히 과시한 것은 민주당이 대통령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또 다른 선출직인 대통령이 구성한 게 정부가 아닌가.
 
겉으론 당정 협의란 허울을 씌웠을 뿐 당의 지시대로 정부가 따라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은 사회주의체제의 당 지도성과 다를 게 무엇인가. 복지 재정을 관리하는 기재부와 복지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지금도 재난지원금은 소득하위 70% 또는 50% 지급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절실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몰아주는 게 구휼이나 복지의 원칙에 부합되고 또 효과성도 높기 때문이다. 기준이 자의적이다 보니 소득수준 80% 전후에 분포된 국민은 자신이 재난지원금 대상자인지 아닌지 부터 알 길이 없다.
 
결국 국민은 또다시 편 가르기의 갈등에 놓이게 된다. 다행이 재원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받아서 좋아하고 온갖 단서조항에 걸려 배제된 사람들은 세금은 세금대로 내면서 지급 대상에서는 빠졌다고 불만을 터뜨릴 것이다. 경제정책에 정치적 셈법을 넣으면 형평성 공정을 무너뜨리고 나아가서는 국민들 간에 갈등을 유발할 뿐이다.
 
안 할 소리지만 사실 이번 추경은 태생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모든 발단은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재난지원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데서 출발했다. 논의 할 때만 해도 ‘코로나 사태 진정’에 따른 소비 진작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지금은 확산일로다. 문 대통령이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겠다”는 장담도 이제는 믿을 국민이 별로 없다. 또 식언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재정지원금이 아닌,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졌다. 특히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이 동결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상공인의 절규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재난지원금이라는 취지에 합당한 기준을 제시하고,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를 바란다. 그간 당정 협의에선 언제나 정부가 연전연패했다. 이번엔 ‘홍두사미’ 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야고보서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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