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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소비트렌드]-④메타버스

“메타버스에서 명품 산다”…MZ세대의 新 소비 풍속도

MZ세대 중심 메타버스 확산…현실·가상 경계 붕괴된 새로운 소통 공간 발돋움

구찌 가방·의류, 단돈 1만원에 전신 착장…“소비 행위, 놀이로 인식하는 경향”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28 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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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Metaverse)’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우리의 소통 공간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정성껏 꾸민 아바타를 통해 쇼핑·놀이·업무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어 메타버스는 MZ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가상 공간. [사진=제페토 캡쳐]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성껏 꾸민 아바타를 앞세워 쇼핑·놀이·업무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까지 창출한다. 현실에서 할 수 있는 활동 대부분을 메타버스에서도 할 수 있게 되면서, 메타버스는 MZ세대를 대표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MZ세대 놀이터된 메타버스…가상 공간서 소비부터 여행·커뮤니티 활동까지
 
대학생 허지현(가명)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바다로 떠나기로 했던 여행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갑작스럽게 여행을 취소한 탓에 집에서만 머물게 된 그는 꿩 대신 닭으로 친구들과 한강에 놀러가기로 했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실제로 한강에 가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의 ‘한강맵’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허 씨는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는 한강맵에서 친구들과 만나 시원하게 수영도 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며 “코로나로 인해 바다 여행을 못 가게 됐을 뿐 아니라 평소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메타버스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고 나니 답답함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엔 친구들과 메타버스에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며 “구찌, 나이키, 컨버스 등 브랜드 매장에 들러 명품 옷과 신발, 가방 등 전부 착용해 보고 셀카도 남길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가상 공간에서 소통하는 MZ세대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메타버스가 우리의 현실 공간을 대체하는 공간으로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에서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의 아바타를 마음껏 꾸밀 수 있다. 이 아바타를 통해 다른 이용자가 만든 아바타와 소통이 가능하다. 또 게임 속 한 장면이 아닌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장소가 눈앞에 펼쳐지는 만큼 마치 현실인 양 자신과 닮은 아바타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메타버스가 눈에 띄게 성장한 배경에는 코로나 여파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기조 확산이 지목된다.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만남이 힘들어진 미국에선 10대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로블록스’에서 유튜브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블록스는 미국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한 메타버스로 하루 평균 접속자만 4000만명에 육박한다.  
 
▲ 메타버스에서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의 아바타를 마음껏 꾸밀 수 있다. 이 아바타를 통해 다른 이용자가 만든 아바타와 소통이 가능하다. 또 게임 속 한 장면이 아닌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장소가 눈앞에 펼쳐지는 만큼 마치 현실인 양 자신과 닮은 아바타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나만의 아바타를 만드는 모습. [사진=제페토]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10대가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타버스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상 공간에서 현실과 유사한 경험을 하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쇼핑과 놀이,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이 메타버스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이중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지는 소비 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구찌는 올해 5월 로블록스에서 디오니서스 디지털 전용 가방을 4115달러(약 465만원)에 판매했다.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구찌, 나이키, 퓨마 등의 제품이 500~4000원대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가상 공간이라는 것을 알지만 제품 구입에 전혀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상 공간에 국한된 제품인데도 이들 제품의 판매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같은 소비 행태는 MZ세대에서 중점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MZ세대에게 있어 물질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전통적 소비에서 탈피해 가상 공간에서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일 뿐 아니라 일종의 놀이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용완 전 한국인터넷진흥원 본부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 MZ세대 분석 및 제언’ 보고서에서 “소비 자체를 일종의 게임처럼 열광하면서 즐기는 것이 MZ세대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즉 MZ세대가 메타버스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를 오락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메타버스에 앞다퉈 진출…미래 고객인 MZ세대 사로잡기 사활
 
소비를 놀이로 인식하는 MZ세대가 메타버스의 주 수요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덩달아 메타버스의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460억달러(약 52조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엔 2800억달러(약 316조원)로 6배 가량 확대될 거라고 전망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메타버스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아바타에 옷·신발·모자·장신구 등을 입혀 보고 선뜻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올해 2월 구찌는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구찌 빌라’를 제페토 내에 구현했다. 이곳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직접 명품을 착용하며 마음껏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구찌의 스몰 마틀라세 숄더백은 현실 공간에서 199만원이지만 제페토에서는 약 3000원이다. 현실에서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구찌 가방과 의류를 가상 공간에선 단돈 1만원이면 전신을 꾸밀 수 있다.
 
제페토에서 선보인 구찌 의상과 핸드백 등은 현실 세계에서도 정식 판매되거나 출시될 제품과 동일해 MZ세대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또 사용자의 아바타는 구찌 빌라의 정원에서 미로 찾기를 하고 분수쇼를 구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 유통업계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메타버스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아바타에 옷·신발·모자·장신구 등을 입혀 보고 선뜻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사진은 제페토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구찌. [사진=네이버제트]
 
제페토에는 구찌 외에도 나이키, MLB, 키르시, 컨버스 등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특히 나이키는 현실 속 매니아 고객을 위해 제페토에서도 26가지 스니커즈 컬렉션과 패션 의류, 볼캡과 비니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신제품을 아예 제페토에서 공개하는 브랜드도 등장했다. 크리스찬 루부탱은 지난해 가을 제페토에서 2021년 봄·여름 신제품을 공개했다. 당시 제페토에서 처음 선보인 레오파드 프린트 하이힐을 비롯해 화려한 스니커즈들은 올해 1월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패션 부문에 국한되지 않는다. BGF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다음달 제페토에 편의점을 연다. 메타버스에 입점하는 국내 최초의 편의점이다. 사용자는 가상 공간 속 편의점에서 GET커피 등 CU 상품을 주문하고 별도로 마련된 파라솔과 테이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현실 속 점포처럼 즉석 조리 라면도 맛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메타버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9월 북미와 유럽 시장 점유율 1위인 슈팅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 역시 포트나이트에서 가상 콘서트를 열고 1230만명에 달하는 동시 접속자를 모았다. 이 콘서트를 통해 스콧은 2000여만달러(약 222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에 진출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미래의 주요 소비층으로 불리는 MZ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메타버스에서 브랜드 스토리나 흥미 유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우리의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누구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꿈꾸고 욕망하는 모습을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유통업계는 MZ세대와의 접점을 강화하고자 기존 오프라인 매장 체험 형태에서 벗어나 메타버스에서 생동감 있고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꾸민 아바타가 직접 가방을 들었을 때 만족스러우면 현실 공간에서도 실제로 해당 제품을 갖고 싶다는 구매 욕구 생긴다”며 “온라인에서 제품 사진만 일방적으로 구경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효과적인 체험형 마케팅의 수단이다”고 덧붙였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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