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의 수장 이현 사장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경영 추세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 사장의 경영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경영 일선에 등장한 오너2세 김동준 부사장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ESG경영을 주문하는 상황이라 자칫 오너 일가에게 화살이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키움증권 수장 이현, 글로벌 대세 ESG ‘나홀로 역행’ 논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해 발표한 ‘상장기업 ESG 경영 평가 및 등급’에서 키움증권은 통합등급 ‘B등급’을 받았다. 2019년과 같은 수준으로 ESG 부문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결과다. 경쟁사인 현대차증권(A), 미래에셋증권(A), NH투자증권(B+), 삼성증권(B+), 메리츠증권(B+), 한화투자증권(B+) 등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환경을 의미하는 ‘E(environment)’ 부문에서 키움증권은 가장 낮은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여기서 D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앞서 2019년에도 키움증권은 환경 부문에서 B미만 등급을 받아 ‘취약(C등급)’ 혹은 ‘매우 취약(D등급)’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평가는 올해에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전히 친환경과 거리가 먼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6월 25일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자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총 1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가운데 키움증권의 물량은 120억원(120만주)이었다.
이러한 행보는 외부에 공개한 그룹 경영 기조와 어긋나는 모습이다. 자회사 키움투자자산운용은 5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고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서명도 완료했다. 오너 일가인 김동준 대표가 이끄는 자회사 키움인베스트먼트도 6월부터 투자의사 결정에 앞서 평가요소로 ESG를 도입한 바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석탄화력발전소 대표주관사도 아니고 일부 참여만 하는 것이다”며 “사실 ESG 등 친환경적인 부분이 지금 많이 부각이 되고 있지만 (인수회사로 선정된) 당시만 하더라도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터운 유리천장, 주주가치 제고 외면…“키움증권 반ESG, 김동준 체제 걸림돌 되나”
키움증권은 기업의 양성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여성임원도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전체 임원(미등기 포함)은 46명인데 이 중 여성은 2명(4.3%)에 불과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152개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인 5.7%보다 1.4%p 낮았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증권사 자산합계 상위 10개사 가운데 키움증권의 여성임원 비율은 4.3%로 한국투자증권(0.0%), 하나금융투자(2.4%) 다음으로 낮았다. 다만 두 증권사들이 비(非) 상장사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여성 임원을 선임할 의무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키움증권은 상장 증권사 중에서 가장 낮은 여성임원 비율을 보유한 셈이다.
키움증권이 남자 직원 숫자가 유독 많은 것은 아니었다. 여직원 수는 전체 직원 925명(기간제 근로자 포함) 중 절반인 461명(49.8%)이다. 그럼에도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은 0.4%로 남성(9.5%)보다 한참 떨어졌다. 심지어 두 명의 여성임원 중 등기임원은 한 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내부승진과 무관한 사외이사여서 ‘유리천장’이 견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녀 임금격차도 심각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키움증권 남성직원(464명)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8871만원이었지만 여성직원(461명)은 4204만원(47.4%)에 불과했다. 즉 남자가 100만원 받을 때 여직원은 47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사업장 내 남성(331만원) 대비 여성(224만원)의 월급여액 비율은 67.7%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임원을 선임할 때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평가가 절하되는 사항은 없다”며 여성 리더 교육과 관련해선 “승진했을 때 교육을 진행하는데 남녀를 분리하진 않고 직급에 필요한 역량에 대해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주주가치 제고 부문에서도 미흡한 모습이 포착돼 ‘S’ 부문에서도 낮은 점수가 예상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배당 성향을 5%p 가까이 낮추며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모습과는 동떨어진 행보다. 이현 사장이 취임한 후 발표한 세 번의 배당성향 중 최저치였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0.97%로 전년(15.92%)은 물론 2018년(24.69%)보다 현저히 줄었다. 이 사장이 부임하기 전인 2017년(11.96%)에도 못 미쳤다. 배당금 총액은 772억원으로 전년(577억원) 대비 33.8% 늘긴 했지만 3628억원에서 703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순이익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키움증권의 배당성향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미래에셋증권 15.59% △한국금융지주 20.04% △삼성증권 38.60% △NH투자증권 36.52% △메리츠증권 39.40% △대신증권 55% 등이었다. 이 중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은 순이익 증가액보다 배당금 총액을 더 늘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연결 기준 약 10%대의 배당성향과 2%대의 배당수익률을 보일 전망이다”며 “영업이익률(ROE)은 업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배당 매력이 약하다는 점이 큰 할인요인은 아니지만 올해는 작년 대비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배당성향 제고의 필요성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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