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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K-초격차 산업Ⅱ(中-보험·핀테크 융합)
디지털 헬스케어·온라인 책임보험 놓고 글로벌금융사들 ‘한판 승부’
핀테크 만난 보험산업… 헬스케어 등과 융합해 ‘초격차’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5년 뒤 4200억달러 규모 전망
“실용화 가능 기술 수준… 규제 문제로 상용화 쉽지 않아”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04 00:05:00
▲ 국내 금융산업은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된 이래 빠르게 발전했으나 최근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별취재팀=한원석 부장|김학형 팀장·임한상 기자·윤승준 기자]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이래 금융산업은 전통적 금융업계와 핀테크 기업 간 혁신 기술·서비스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해왔다. 주로 정보통신(IT)·인공지능(AI) 기술로 기존 서비스의 정확성·편의성 등을 높이는 형태였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은 이를 더욱 가속화했다.
 
하지만 이처럼 빠른 발전으로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가 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헬스케어, 디지털보험 등에서 경쟁력을 갖출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기존 금융사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규제 완화 요구도 높다.
 
경계 허물어지는 보험시장… 전자상거래 업체 뛰어들어
 
IT기술의 발달과 패러다임의 변화로 전통적 금융산업과 핀테크 기업간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 곳이 바로 보험분야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을 들 수 있다.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제3 판매자의 제조물 결함에 대해 ‘A-to-Z 보증’을 제공한다. 판매자가 아마존을 피보험자로 제조물배상책임보험(PL)에 가입하면, 아마존은 1000달러 미만의 민원과 피해에 직접 응대하고 보상까지 책임진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작년 9월부터 월 매출 1만달러 이상의 판매자로 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아마존은 판매자가 원활히 PL에 가입토록 디지털보험 네트워크 ‘아마존 보험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구축했다.
 
이에 비해 국내 플랫폼 기업은 조정자 역할에 머물러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17%)인 네이버만 봐도, 네이버페이 및 스마트스토어 거래 시 분쟁은 네이버페이 분쟁조정센터에서 조정한다. 조정에 실패하면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로 넘기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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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아마존 보험 엑셀러레이터는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보험사 간 단순 연결을 넘어, 플랫폼 내 판매자의 보험 수요를 창출하고 자체 네트워크로 흡수하고 있다”며 “보험사가 단순히 보험상품을 개발·제공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으려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적 유인책으로 국민의 민영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호주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보험연구원이 올 1월 발간한 ‘해외 보험동향’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공공보험(메디케어)을 보완할 목적으로 공·사 협력을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호주 민영보험은 메디케어에서 일부만 보장하는 치과, 안과, 물리치료 등을 보장한다. 민영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31~65세 국민은 메디케어 보험료가 연간 2%씩 가산된다. 여기에 연간 9만달러(AUD) 이상의 고소득자가 미가입자일 경우 1~1.5%를 추가 부과한다.
    
▲ 애플워치7(왼쪽)과 아이폰 건강관리 앱 화면 예시. [사진=애플 제공 및 자체 캡처]
   
코로나19 계기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보험사에 더해 이동통신사, IT기업 등이 속속 뛰어들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는 성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꼽힌다. IT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지속 성장해온 데 더해 코로나19로 가상·원격진료에 대한 필요성과 수요가 동시에 커지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17%씩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419억달러(약 170조원)에서 2027년 4269억달러(약 511조원)로 7년 사이 3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보다 큰 2027년 5080억달러(약 582조원)까지 성장을 예상한다. 2020년 전 세계에서 9만개 이상의 헬스케어 앱이 새로 출시됐으며, 작년 말 기준 38만개 이상의 앱이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헬스 기업에 투자된 규모는 2019년 77억달러에서 2020년 146억달러로 약 2배 증가했고, 2021년은 상반기에만 147억달러가 투자돼 2020년 투자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애플(Apple)은 아이폰 사용자와 의료·연구진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구축했다. 아이폰의 건강관리 앱이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는 의료·연구 기관에 제공되며, 아이폰 이용자는 자신의 생체·건강 정보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애플워치에 심전도 측정 기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특허를 등록한 피를 뽑지 않고 혈당 수치를 잴 수 있는 ‘무채혈 혈당 측정’ 기술이 올해 애플워치에 적용될지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삼성벤처투자(SVIC)도 해당 기술을 보유한 독일 헬스케어 기업 ‘디아몬드테크(DiamondTech)’에 3월 초 500만달러(약 61억원) 규모의 신규 펀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워치에 탑재하기 위해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는 원격진료, 의약품 온라인 판매 등 비대면 의료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아마존은 2020년 말 ‘아마존 약국(Amazon Pharmacy)’을 열고 처방약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오프라인 약국 없이 웹사이트와 앱으로 약을 주문을 받아 배달한다. 소비자는 의약품 검색, 주문 내역, 처방전 내역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24시간 주 7일 약사 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구독 서비스 회원에게는 보험 없이 의약품 최대 80% 할인과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원격의료와 전자의무기록(EMR) 관련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9년 원격의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Amazon Care)를 미국 시애틀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시작해 지난해 전역 전체 직원으로 확대했다. 다른 기업에 서비스를 개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건강 추적기 ‘할로(Halo)’를 출시하며 웨어러블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 아마존은 코로나19 범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말 ‘아마존 약국(Amazon Pharmacy)’을 열어 처방약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해당 사이트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의료 서비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애저는 의료현장에서 환자 예약 및 비대면 진료를 수행하고 환자의 의료기기를 모니터링하거나 임상시험 기록을 자동으로 저장한다. 또 MS는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에져를 통해 의료전문가는 가상 환자 방문의 예약 및 비대면 진료를 수행하고 환자의 의료기기를 모니터링한다. 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관리 작업이 간소화되며 임상시험 기록의 디지털화가 용이해졌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한국도 AI와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원격의료기술, 원격진단, 건강관리 등의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진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특히 강점을 가진 영상 진단 및 AI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로나19로 온라인 치료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해 미국 내에서는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앞 다퉈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면서 “팬데믹 발생 후 산업 간 협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양국의 기업 간 협업이 국내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이미 광범위하게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고 실용화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법·제도적 문제에 부딪혀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의료 기술력 및 높은 수준의 의료 정보화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 문제로 인해 미래 디지털 헬스 시장의 규모를 전망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우리 정부는 ‘금융 마이데이터’에 이어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작년 초 ‘나의 건강기록’ 앱을 선보였다. 건강보험공단의 진료·건강검진 이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투약 이력,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이력 등 공공기관의 건강정보를 스마트폰에서 조회·저장·활용할 수 있다. 다만 민간 의료기관 의료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정연희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나의 건강기록’ 앱 이용 수기 공모전을 통해 국민이 경험한 보건의료 마이데이터의 모습을 생생하게 파악하고, 국민이 바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공공기관 건강정보뿐 아니라 의료기관 진료 기록, 일상 건강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연내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지만 딜로이트안진 생명과학팀 리더는 “국내 헬스케어 산업은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디지털 전환, 소비자 니즈 중심의 의료 서비스 확대와 같은 노력을 통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며 “현재의 팬데믹 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이후 도래할 글로벌 헬스케어의 뉴노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 의료 서비스 제공자 및 소비자, 기타 이해 관계자들은 주요 역량을 중심으로 신속히 중심축을 설정하고, 빠르게 변하는 외부 상황에 적응하면서 스스로를 혁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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