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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국제선 조기 정상화

‘코로나 암흑기’ 벗어난 항공업계, 이번엔 ‘인력난’에 골머리

2년 2개월 만에 방역규제 전면 해제… 입국 전후 2회 검사는 유지

‘신바람’ 난 항공업계… 노선 운항 재개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

인력난에 항공종사자 업무 과중… “코로나19 이전 수준 되돌려야”

기사입력 2022-06-22 00:07:00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코로나19의 방역 기조를 완화하면서 항공업계를 옥죄던 규제들도 대부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2년여간 암흑기를 보내온 항공업계가 기지개를 켜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중단했던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면서도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객기를 되돌리는 등 늘어날 항공 수요에 대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력수급, 재정비 등의 문제들로 항공업계의 ‘완전 정상화’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방역규제들이 대부분 해소되고 항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줄어든 인력난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슬롯제한·비행금지시간 해제… 항공업계 호실적 전망에 ‘방긋’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이달 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국제선 조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해외유입 차단을 위해 지난 2020년 4월부터 시행 중인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수 제한(슬롯제한)과 비행금지시간(커퓨·Curfew)이 2년 2개월 만에 해제됐다. 인천국제공항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24시간 항공기가 운행되는 국가 관문공항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또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7일간의 격리의무 역시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전면 해제됐다. 3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면제한 이후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당초 국토부는 국제선 운항 규모를 매월 주당 100~300회씩 단계적으로 늘려 연내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급격히 증가한 항공수요와 국내외 코로나19 안정세 등을 고려해 운항 규모를 신속히 확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유행을 방지하기 위해 입국 전후 2회 검사는 유지한다. 따라서 입국 전 48시간 내에 시행한 유전자증폭검사(PCR)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입국 후에는 3일 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국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7일 간의 격리를 진행해야 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일상회복 추진에 따라 국제선 항공기 운항을 빠르게 정상화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인천공항의 여객 수가 94만여명을 기록하며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예상치(54만명)를 훌쩍 뛰어 넘었다. 조기정상화 이후 현충일을 낀 6월의 첫 연휴 시작인 4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도 4만477명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 인천국제공항에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에 항공업계도 주요 국제선 관광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며 늘어날 항공 수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인천~라스베이거스 △인천~밀라노 △인천~비엔나 등 3개 노선의 주 3회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또한 수요 회복 추이를 감안해 중단 중인 노선들의 재개도 순차적으로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화물기로 개조했던 A330 여객기 1대를 여객기로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A380 여객기를 인천~방콕,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재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동안 화물기로 개조했던 A350을 다시 여객기로 복원하는 개조 작업을 마쳤다. A350은 이달부터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집중 투입되고 있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일본, 동남아시아 등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선을 증편하면서 승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방콕, 코타키나발루, 나트랑 등 국제선 19개 노선에서 246회 운항한다. 진에어는 인천~오사카·나리타 노선을 주 2회에서 4회로 증편한다. 티웨이항공 역시 인천~후쿠오카·오사카·나리타 등 일본 3개 노선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고, 인천~나트랑·칼리보(보라카이)·클락 등 노선도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운항 확대 움직임에 항공사들의 실적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2조8052억원의 매출과 78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0%, 533% 늘었고, 영업이익의 경우 크게 늘어 사상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4% 늘어 올해 1분기에 1조146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해 1769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이익 역시 3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3월 시행된 접종 완료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의 영향을 크게 받은 셈인데, 이번 조기 정상화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로 항공업계 회복과 항공권 가격 안정은 물론 항공권이 부족해 해외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의 애로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항공 수요가 늘어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졌고, 꼭 필요한 해외출장이나 친지방문도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국제선 조기 정상화를 통해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과 불편을 해소하고 항공업계가 다시 비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회복에는 시간 필요… 인력 부족 문제 해결 시급
 
방역 규제가 해제됐다곤 하나,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인력들이 일을 쉬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재교육이 필요하고, 오랫동안 비행을 쉰 여객기들에 대한 재정비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항공인력의 휴직으로 발생한 인력난이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2개 항공사의 항공종사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3월 총 2만8071명이었으나 지난해 3월에는 2만5661명으로 2년 만에 2410명이 감소했다. 12개사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직원이 퇴사한 셈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00여명, 10% 정도만 퇴사한 것 같지만 퇴사하지 않고 ‘휴직’ 상태인 직원들까지 통계에 포함하면 일을 쉬고 있는 직원은 절반에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청공항지역지부가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장인력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제공]
    
공항종사자들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인천공항노조)는 7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의 항공 규제 전면 해제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회복이 예상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기존 인력만 가지고 모든 업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매우 불확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공항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현장 인력 부족이 심각해져 현재 전체 정원 9700명 중에서 881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와 마찬가지로 약 10%의 인력이 빠진 셈이다. 이런 반면에 공항을 찾는 여객은 5개월 동안 2.6배 증가한 실정이다.
 
항공업계의 인력난 문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항공편 운항 횟수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항공업계 정상화로 수요는 뛰는데 비해 기반시설 및 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력난에 시달리던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직원 800여명은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단행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시위가 벌어져 항공편이 취소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방역정책을 비롯한 항공편 증가 양상이 이들 국가와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름철 성수기를 맞이하면 인력난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사자들의 재교육도 진행해야 하고 항공기 역시 2년여간 운행을 쉬었기 때문에 재정비 과정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국제선을 정상화함에 있어 항공업계의 여건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면 이러한 과제들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2년여간 지속된 코로나19로 2~3년간 무급휴직한 항공인력들이 다른 직장을 구하는 등 이탈현상이 벌어져 생각지도 못한 인력난 문제가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휴직, 퇴사 등으로 쓴 맛을 본 항공인력들이 다시 업계에 발을 들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이어 “정부가 정책적 역량을 집결해 항공인력들에 대한 고용안정, 신뢰회복 등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지 않으면 인력난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찬 기자 / gc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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