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로 번역되는 영어 그래프(graph)는 그리스어 ‘그라포’에서 유래했다. 그라포에는 ‘그리다’라는 뜻과 ‘쓰다’라는 뜻이 함께 담겨 있다. 아마도 고대에는 그리는 것과 쓰는 것을 딱히 구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어 그라포에 ‘공포’를 뜻하는 ‘포보스’가 결합되면 ‘그라포포비아’로 ‘글쓰기공포증’이 된다. ‘글을 쓰느니 차라리 치과에 가겠다’라는 우스갯소리는 글쓰기공포증을 짐작하게 한다.
그라포에 ‘광기’ 또는 ‘미친 열정’이란 의미의 ‘마니아’가 결합되면 ‘그라포마니아’로 부정적인 의미의 ‘글쓰기광’이 된다. 요즘에야 마니아가 ‘열중’이나 ‘집중’이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원래 의미로 보면 결코 좋게 쓰인 단어는 아니다.
그라포에 ‘사랑’을 뜻하는 ‘필리아’가 결합되면 ‘그라포필리아’로 ‘글쓰기 사랑’이 된다. 물론 필리아가 ‘네크로필리아(시신애착증)’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로고필리아(단어 사랑)’처럼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라포는 필리아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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