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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FTX 파산 사태 국내 코인시장 영향
FTX 붕괴에 흔들리는 코인시장… 디지털자산법 ‘급물살’
FTX發 연쇄 부도 우려에 비트코인 가격 1만6000달러 아래로
특금법상 ‘FTX 사태’ 발생 가능성 낮지만 규제 맹점 작지 않아
여야, 예치금 보호 및 불공정거래 행위 규율 담은 법안 발의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29 00:07:00
▲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오후 4시 기준 1만5662.68달러로 1만6000달러 이하로 추락했다. 사진은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국내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붕괴하면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1만60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코인베이스의 주가도 급락했다. FTX에 돈이 묶인 기업들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돼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에 국내 정치권은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 방지, 투자자 보호 등을 담은 가상자산 규제 입법을 내놓고 있다.
 
FTX에 돈 묶인 기업들도 파산 위기 놓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오후 4시 기준 1만5662.68달러로 24시간 전(1만6119.49달러)과 비교해 2.8%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한 달 만에 3조6783억 달러(10월22일)에서 3조333억 달러로 약 6000억 달러 이상 빠졌다. 22일 오후 10시 들어 비트코인은 1만6000달러대를 다시 회복했지만 1년 전 6만 달러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가상자산 거래소 주가도 폭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코인베이스는 21일(현지시간) 41.2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2021년 4월 상장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31일(66.25달러) 대비 37.8% 떨어졌다. 올해 초 251.05달러로 출발했던 게 무색할 정도다. 가상자산 가격 및 주가 급락은 ‘FTX 파산 사태’ 영향이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FTX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파산보호 신청서에 따르면 FTX의 부채 규모는 500억 달러(약 66조 원), 채권자 수는 10만 명에 이르렀다. 파산신청 대상엔 134개의 FTX 계열사도 포함됐다.
 
파산 사태는 내부통제 부재·유동성 위기 등에 의해 촉발됐다. 자체 코인인 FTT의 가격 폭락으로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구조 부실 의혹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은 예치 자금 인출에 나섰다. FTX는 인출 처리를 위해 보유 가상자산들을 매각했지만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과 FTT의 담보 청산 악순환이 반복되며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FTX는 그동안 전체 이용자 자산 160억 달러 중 100억 달러를 유용해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 문제를 해결했다. 또 FTT를 알라메다리서치에 대출하고 알라메다리서치가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시 FTT를 매입했다. 이 구조에서 투자자의 단기자금은 장기성자산에 묶였고 이용자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FTX만의 문제는 아니다. FTX에 돈이 묶인 기업들도 파산 위기에 놓였다. 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11일 FTX에 1억7500만 달러(2378억 원)가 묶였다고 밝힌 후 신규 대출과 환매를 중단했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며칠간 10억 달러(1조36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투자 유치를 요청했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외에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도 파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후오비의 불투명한 소유권 구조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크립토 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 금융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이전의 테라-루나 사태보다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은행, 벤처캐피탈(VC) 등과 연결고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FTX 파산 이후 미국 백악관을 비롯해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거래위원회(CFTC) 이외에도 많은 규제 기관이 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업계 “FTX 사태 국내에서 발생 가능성 낮아”
 
업계는 국내에서 ‘FTX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스)’는 11일 개별 공지를 통해 “고객이 예치한 원화를 모두 연계된 은행에 보관하고 있고 고객이 잔고에 보유한 가상화폐는 회사 자산과 분리해 보관하고 있다”며 빠르게 대응했다.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도 22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거래소들은 해외 거래소와는 달리 작년 발효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규제 아래 있었기에 FTX 사태와 같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현행 특금법상 거래소를 포함한 가상자산사업자는 고객 예치금과 고유재산을 구분·분리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또 가상자산사업자는 스스로 또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게임업체 위메이드의 ‘유통량 정보 미기재’ 논란으로 가상자산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자체 발행 코인인 위믹스의 예상 유통량(10월 말까지)을 2억4596만 개로 제출했지만 실제 중개 사이트에서 확인된 발행량은 3억1842만 개였다. 사전에 공시한 계획보다 약 7200만 개 많은 코인이 시중에서 유통된 셈이다. 닥스는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24일 거래중단(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현행 특금법의 맹점도 작지 않다. 고객이 맡긴 현금에만 분리·보관 의무 이행을 부여하고 고객이 맡긴 코인에는 이 같은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직접 제재 권한이 없고 이를 검사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이에 따라 국회는 여야 할 것 없이 투자자 보호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디지털자산법 제정과 규제 마련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은 총 10개다. 이 중 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이 10일 낸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관한 법률안’과 윤창현 의원이 지난달 31일 발의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이 가상자산(디지털자산)법의 근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법안은 △이용자 예치금의 신탁 △가상자산의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한 보험 또는 공제가입 △준비금 적립 의무화 등을 규정했다. 또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시세조종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고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상시 감시·신고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불공정거래행위를 저지른 행위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불공정거래행위로 취득한 재산을 몰수·추징하는 내용도 담았다.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감독·검사 권한을 부여하고 집행 시 필요한 검사·조사, 시정명령·영업정지 등 처분권한도 명시했다.
 
윤 의원 법안에는 디지털자산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자의 입출금을 차단하지 못하고 입출금을 차단할 경우 그 사유를 미리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위에 설치될 디지털자산위원회가 과태료 부과처분 심의,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압수·수색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들어갔다.
 
금융위는 윤 의원의 법안에 대체적으로 수용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직·인력·예산 확보’를 전제로 조건부 수용 의사를 전했다. 금융위는 디지털자산과 관련해 단계적 입법을 위한 준비 단계로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평가업 규율 체계 등을 내년 정기국회 이전에 정무위에 제출할 방침이다.
 
업계는 국회에서 발의한 가상(디지털)자산 법안에 대해 환영을 표하면서도 추후 법안 심의과정에서 발행자 규제 및 산업 육성 방안 등을 추가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디지털자산법안과 관련해 “현재 국회에서는 투자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자산법안을 심의 중에 있지만 거래소만 규제해서는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해 발행자 규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 9월 가상자산 공개(ICO)를 전면 금지하면서 국내에서 유통 중인 가상자산이 모두 외국에서 발행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 거래소 상장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한 한글백서 의무화 △주요사항 공시 △과도한 락업 제한 △약관법에 의한 표준 약관제 시행 등 시급한 사안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가상자산이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신산업인 점을 감안해 내년 정기국회 보완입법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 부칙에 생태계 확장·전문인력 육성·3년 단위 중기계획과 1년 단위 시행계획 수립 및 시행 등 산업 육성 발전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전했다. 법안의 이름을 가상자산법이 아닌 디지털자산법으로 제정할 것도 주문했다.
 
강성후 KDA 회장은 “이번에 제기하는 의견들이 국회 법안 심사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 국회 사무처, 금융당국과 다양한 방안으로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디지털자산 글로벌 허브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당국, 정치권, 학계, 업계가 함께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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