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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갈 길 먼 尹대통령 국정 숙제 (上-對日 관계 개선)
통 큰 결단에도… ‘미래의 문’ 못 연 對日 외교
12년 만의 정상회담, 지소미아 정상화 등 군사적·경제적 협력 성과 끌어
여전한 과거사 문제, 국민적 반일 감정… 독도 표기 문제로 재점화된 양국 관계
“결국 손잡아야 하는 국가, 국민적 설득 병행된 외교 해야”… “세밀한 접근 필요”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7 00:07:00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정부의 야심찬 대한민국 개혁이 각계 각층의 거센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산업계 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69시간 근무제는 노동계와 야당의 반대에 사장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대일 외교 정상화를 위해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성과에 대해서도 야당은 물론 일부 국민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 역시 총선을 앞둔 ‘표심 사기’라는 비난 속에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주 이슈포커스는 ‘대한민국 수술’에 나선 윤 정권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진단해 봤다. [편집자 주]

▲ 지난달 16일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팀=임진영 팀장|김재민·김나윤·노태하 기자]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정부의 대한민국 개혁이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사회 각계각층의 반대에 직면해 연일 이슈를 낳고 있다.
 
특히 해묵은 과제였던 대일(對日) 관계를 해소하고 동북아 외교력을 강화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정상화하는 등 성과를 얻었지만, 국민적 반일 감정에 따른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윤석열정부가 대일관계를 풀어가는 해법으로 경제협력 강화와 대국민 설득 카드를 제시한다.
 
지소미아 정상화, 소부장 협력 등 군사·경제 손잡은 ‘한·일’
 
정부는 최근 지소미아를 완전히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16일, 약 12년 만에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이자 지난 1년간의 대일 외교에서 거둔 대표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앞서 2019년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수출규제를 가했고, 당시 문재인정부는 이에 대응해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가 이후 종료 결정 효력을 정지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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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시기 냉랭했던 한·일 관계는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개선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면서 한·일 또는 한·미·일 간 군사 협력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세 나라는 북한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수출규제 해제와 지소미아 종료 통보 철회에 합의했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와 관련한 제도적 불확실성을 제거해 한·일과 한·미·일 군사정보 협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날로 고도화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긴밀한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군사적 협력 외에도 양국은 수출규제 해제에 따라 경제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국가 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며 300조 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대거 유치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첨단 혁신기지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여전히 소부장 분야 일본 의존도가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식각 장비의 53.7%는 미국에서, 35.5%는 일본에서 수입했다. 반도체 소재 역시 일본(40.1%)과 중국(17.1%)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일본 기업을 국내에 유치해 반도체 대기업 등의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기업이 한국에 상주하면 각국 정부의 수출규제 등에서 나타나는 대외적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한·일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일본 청소년들의 한국 수학여행도 3년 만에 재개됐다.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래 세대가 한일 양국의 미래’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일본 학생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밖에 전기차 대전환 시대를 맞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일 협력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일 협력이 유망한 신산업으로 반도체를 포함해 전기차·배터리, 일본 애니메이션 및 게임 관련 상품 생산·유통 업계 등이 꼽혔다.
 
한·일 양국은 빠른 시일 내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 신설을 거쳐 협력이 유망한 신산업 등의 본격 경제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진기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사회가 불안정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군사적·경제적 안보 역시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지소미아 정상화는 하나의 성과로 볼 수 있다”며 “소부장 협력 역시 미국이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 동맹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소재 분야 강국 일본 기업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일본과 손을 잡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미국과의 협력을 좀 더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독도 등 과거사 의한 반일 감정도 여전… “종합적 관점의 외교 필요”
 
이처럼 한·일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인 후 정치·산업 등 각 분야에서의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오랜 기간 갈등을 겪어온 독도 및 과거사 문제다.
 
일본 외무성은 이달 11일 발표한 2023년판 외교청서를 통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명)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일본 고유 영토”라며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 근거가 없는 채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명기했다.
 
이번 외교청서에는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해법으로 제안한 행정안전부 산하 강제동원 피해자지원재단의 제3자 변제 방식에 대해서도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이라는 표명이 누락됐다.
 
이로 인해 이른바 ‘굴욕외교’라는 저자세 외교 논란이 점화된 데 이어, 정부가 동북아 외교력 강화를 위해 대일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던 상황에서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일로(惡化一路)’로 돌아설 위기에 놓였다.
 
정부의 ‘일본 반도체 기업 국내 유치’ 전략 역시 본래 의도와 달리 ‘소부장 자립화’를 늦추고 대일 의존도를 다시 높일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야당 측에선 ‘굴욕외교의 연장선’이라며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부장 산업은 제조업의 허리이자 경쟁력의 핵심요소”라며 “무분별한 일본 기업 유치보다 국내 기업의 자립과 발전이 경제정책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尹정부 대일 외교의 군사적·경제적 협력 성과가 있었지만, 과거사 문제 등 국민적 설득과 계도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 초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된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및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국력 향상이 시급한 현 상황에서 좀 더 세부적인 양국 간 대화와 함께 대일 외교와 관련된 대(對)국민 설득 및 계도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대통령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국제 안보와 관련된 계획들을 빠르게 추진할 필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 정서상 설득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추진과제들에 대한 세부 해법을 민간 차원에서도 함께 마련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부에서만 외교 및 협력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국민이 안고 있는 우려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종합적 관점에서의 국제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독도 영토 논란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우리나라도 세계 군사력 6위·경제력 10위 등 더 이상 ‘을’의 입장이거나 약소국이 아니다”라며 “감정적으로 외교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력을 키운 뒤 도덕적 우위를 점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굴욕외교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일 관계는 어려운 주제이고 자칫하면 정치적으로 큰 폭발력을 갖고 있어 단계별·부문별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정책적으로 국가에 꼭 필요한 사안들이 많아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본과 대화나 협상도 잘 해야겠지만, 결국 국내 정치권 상황도 잘 정리돼 현명한 정책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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