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범야권 당 지도부가 ‘굴욕외교 심판 4차 범국민대회’를 25일 서울광장에서 열고 윤석열정부의 대일 외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자 여당은 ‘이재명 방탄’과 ‘안보 이슈’로 해당 집회를 역공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이같은 내용의 집회를 전날 갖고 최근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을 ‘매국외교’로 간주한 후 징용공 배상 해법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옛 통합진보당 후신) 등 정치권도 가세한 해당 집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권력을 위임받은 윤석열 정권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퍼주기만 하고 받아온 건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농·수산물이 식탁에 오를지 모른다”며 “(일본이) 농·수산물 수입을 요구했으면 ‘안 된다’고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일본이) 독도에 대해 얘기할 때 ‘절대 아니다’라고 항변했나”라며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할 때 대체 뭐라고 말했나”라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대일 외교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을 해소하겠다며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정의당은 외교 사안만큼은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어 참여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은 안보 이슈로 역공에 나서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반일 선동’으로 규정 지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 방탄만을 목적으로 서울 도심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은 후안무치하다”며 “(이 대표 본인의) 정치적 사익을 위해 성남 시정을 이용했고, 자신의 방탄을 위해 공당을 남용하고 있는 이 대표가 과연 국익을 이야기할 자격이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계속해서 “북한의 거듭된 무력도발 속에서 이웃 국가인 일본과는 안보는 물론 경제 협력도 절실하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국익’”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일만 외치다가 국제적 외톨이 신세를 자임했던 문재인 정권의 후예인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에 눈이 멀어 시대의 변화를 또 다시 읽지 못하고 국익을 저버리려고 한다”고 개탄했다.
전문가들은 ‘대일외교 규탄 집회’를 ‘반일 민족주의’로 보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본지에 “한·일관계의 발전과 비전 제시보다는 시대착오적인 반일민족주의를 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층 결집에만 열중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조선 사대부의 소중화노선과 닮았다는 점에서 퇴행적”이라고 일갈했다.
채 교수는 ‘안중근 열사’를 언급하며 그는 반일보다는 동양평화를 위해 한·중·일이 연대해 서양 제국주의를 막자는 약속을 어기고, 조선을 침탈한 죄로 일본 책임자 이토를 상대로 대한의군참모총장 자격으로서 전쟁을 선포하고 저격했다“며 “안중근은 일본의 근대화를 존중했는데 글로벌 시민, 국제평화주의자 안중근은 현재 민주당의 집회를 어떻게 봤을 것 같느냐”고 되물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과 동일한 맥락과 의도 하에 당시 햇볕의 원칙이었던 선공후득의 입장에서, 과거지향적 한·일관계의 악순환을 끊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새로운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반복해서 일본에 사과해라 배상해라 계속 요구하는 외교 협상의 관점이 아니라,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라며 “협상이 아닌 결단인 점이 근본적 차이”라고 짚었다. 민주당을 향해 김 교수는 “낭만적 민족주의와 과거지향적 반일감정이라는 자신만의 동굴에 갇히지 마시라. 측은하고 불쌍하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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