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증시를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세계 공급망 재편으로 멕시코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점에서다. 멕시코는 미국과 가까워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데다 인건비도 저렴해 중국 대체 시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멕시코MSCI(합성)’ ETF는 14일 기준 1만4460원으로 올 들어 24.8% 올랐다. 이 기간 ‘ACE 베트남VN30(합성)’ 14.9%,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 8.0%, ‘KOSEF 인도Nifty50(합성)’ 5.5% 등 신흥국 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 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멕시코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MSCI Mexico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아 수익률을 추종한다. 이동통신사 아메리카 모빌, 금융서비스 업체 그루포 피난치에로 방노르트, 월마트의 멕시코 법인인 월마트 멕시코 등이 투자 종목이다.
미 증시에 상장된 멕시코 ETF도 날아올랐다. ‘아이셰어즈 MSCI 멕시코’(EWW)’와 ‘프랭클린 FTSE 멕시코’(FLMX)는 올 들어 각각 29.2%·28.7% 상승했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MSCI 멕시코 Bull 3X 셰어즈’(MEXX)도 연초 이후 93.8% 수익률을 보였다.
밀려오는 글로벌 자금에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강세다.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14일(현지시각) 16.7360페소로 작년 말(19.4740페소) 대비 14.1% 하락했다. 이날 장중에는 16.7141페소까지 떨어지며 2015년 11월10일(16.7117페소)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호조세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탈세계화 흐름에서 멕시코가 중국의 ‘세계 공장’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멕시코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북미 위주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니어쇼어링(Near shoring)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니어쇼어링이란 해외에 나간 자국 기업이 본국 대신 인접국으로 생산시설 등을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멕시코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19년 299억 달러이던 멕시코의 FDI는 코로나19에도 2020년 315억1000만 달러, 2021년 334억7000만 달러, 2022년 385억9000만 달러(약 49조 원)로 늘어났다. 주요 투자국으로는 미국(42.6%)·캐나다(10.7%) 등 북미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국향(向) 수출 규모도 중국을 앞질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미 상무부 자료상 올 1~5월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액은 1950억 달러로 세계 1위였다. 그 뒤는 1760억 달러를 기록한 캐나다였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690억 달러로 19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BMW·포드·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기지로서 멕시코에 진출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작년 8월 발효된 IRA 혜택을 보기 위해서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500만 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하는 법안이다. 테슬라도 올 3월 멕시코에 새 기가팩토리(초대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50억 달러 수준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탈세계화 기조 속 니어쇼어링이 가속화된다면 멕시코로 향하는 FDI 규모 역시 더 확대될 수 있다”면서 “멕시코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기지로서 향후 많은 투자가 발생할 것이고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기반,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 운송 인프라 등에서도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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