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자동차 부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원자재·운송비 등 원가 부담이 차츰 완화되면서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대량 생산을 앞두고 소싱(대외구매)을 다변화함에 따라 국내 부품주들이 수주 호재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위아의 주가는 최근 3주간(6월20일~7월11일) 15.6% 올랐다. HL만도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10.1%·6.9%로 상승하며 선전했다. SNT모티브는 3.3% 한온시스템은 1.3% 오르는 데 그쳤지만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6%)과 비교하면 2%p 이상 높았다. 성수하이텍(62.0%)·화신(44.8%)·서연이화(37.9%)·아진산업(32.3%)·에스엘(20.8%)·덕양산업(11.9%) 등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러한 오름세는 부품사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가 높은 판매실적을 거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판매 증가는 부품업체의 외형 성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호재로 읽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반기 국내·외에서 총 208만1462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187만9041대) 대비 10.8% 증가한 수치이자 사상 최대 실적인 2019년(212만6307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기아도 1년 전보다 11% 많은 157만5920대를 팔아치우며 창사 이래 가장 많은 판매량을 경신했다. 종전 최대치인 2014년(154만6850대)보다 3만 대 가까이 많았다.
원가 부담 완화에 따른 수익성 반등 기대도 호재로 다가왔다. 최근 2년간 부품업체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낙수효과를 받지 못한 채 저(低)마진을 이어갔다. 매출액이 늘어나긴 했지만 원자재·물류 등의 비용이 더 크게 증가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고가 차종과 신차 가격 인상으로 판가 효과를 극대화했지만 부품사의 납품가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승폭에 그쳤다.
최근 원가 요인이 내림새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알루미늄 가격은 10일(현지시각) 2147달러로 올 들어 9.7% 하락했다. 7일에는 장중 2130달러까지 밀리며 2021년 3월5일 이후 가장 낮은 값을 형성했다. 철광석 가격도 2021년 7월 219.77달러까지 올랐지만 10일 현재 109.21달러로 내려갔다. 운송비도 가라앉았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지난해 1월 5109.6p로 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하며 7일에는 5분의 1 수준인 931.73p를 기록했다.
부품주의 2분기 실적 전망치도 높은 편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90억 원으로 전년동기(4030억 원) 대비 56.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온시스템의 2분기 영업이익도 600억 원에서 910억 원으로 51.6% 증가할 전망이다. HL만도·현대위아의 2분기 영업이익(800억·620억 원) 상승률도 각각 73.9%·17.0%·로 높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완성차와 부품사의 실적이 함께 좋아지는 것이 확인될할 전망인데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소외받았던 대형 부품사에 대한 투자 적기로 판단한다”면서 “장기화된 실적 부진이 주가를 누르고 있기 때문에 분기 실적 개선의 추세가 나올 수 있는지 여부가 부품사 투자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품사들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까지 고객사를 다변화해 대규모 수주를 확보할 것이라는 점도 주가에 힘을 싣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5~2026년 GM·포드·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200~300만 대 수준의 대량 생산 시대에 진입해 전기차 대량 생산을 앞두고 전기차 부품에 대한 소싱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다”며 “HL만도·에스엘·성우하이텍·화신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 납품 레퍼런스가 있고 북미와 인도에 생산공장을 갖춘 부품사는 해외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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