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저평가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오랜만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과 주주환원정책을 선보인 결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하반기 대출 성장률 및 자산 건전성 개선·배당수익률 확대 등에 힘입어 은행주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7월7일~8월7일) ‘KRX 은행’ 지수는 579.53에서 628.23으로 8.40% 올랐다. KRX 지수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4% 오르는 데 그쳤다.
KRX 은행 지수는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카카오뱅크·기업은행·지방금융지주 등 9개 종목을 담고 있다.
개별적으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상승세가 컸다. 지난달 7일 2만2850원이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한 달 만에 25.8% 오르며 2만8750원에 안착했다. KB금융은 10.1%, 신한지주는 9.4% 뛰었다. JB금융지주(6.4%)·기업은행(3.8%)·DGB금융지주(3.1%)도 시장 평균치보다 높았다.
외국인이 은행주 강세를 이끌고 있다.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카카오뱅크·KB금융·신한지주 주식을 각각 1364억 원·1106억 원·588억 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1조6715억 원을 팔아치운 것과 딴판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에 대해선 이틀(7월10일·8월2일) 빼놓고 모두 ‘사자 행진’이었다. KB금융에 대해선 7월25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사들이고 있다.
양호한 주가 흐름은 2분기 실적 호조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2일 카카오뱅크는 820억 원의 2분기 순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570억 원)보다 43.8% 상승한 규모다. 상반기(1·2분기)를 통틀어서는 1838억 원으로 전년(1238억 원) 대비 48.5% 많다.
KB금융도 2분기 순이익이 1조2454억 원에서 1조5048억 원으로 20.8% 불어나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시장 예상치(1조3363억 원)를 뛰어넘는 규모였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2분기에 9358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1년 전(8439억 원)보다 10.9% 늘어났다. 기업은행(17.5%)·BNK금융지주(11.1%)·JB금융지주(6.3%)도 이 기간 순이익이 한층 개선됐다.
주주환원정책도 주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KB금융은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2월 3000억 원에 이은 두 번째 자사주 매입·소각이다.
신한지주도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하기로 했다. 누적 자사주 소각 규모만 4000억 원에 이른다. JB금융지주도 신탁계약 체결을 통해 4분기 중 300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경우 시중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 외에도 일부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소각 추가 실시 등으로 주주환원율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은행업종의 실적 개선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출 성장률이 반등하는 것에 주목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2분기 대출 성장률은 평균 1.4%로 1분기(0.6%) 대비 0.8%p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가계대출 성장률도 -1.1%에서 -0.2%로 개선된 상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택 관련 대출 규제 완화와 주택 경기 반등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는 물론 이에 따른 리스크 감소가 은행들의 주택 관련 대출 태도 완화로 이어지고 있어 은행 대출 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건전성 악화 사이클이 최악을 지나고 있는 것에도 주목했다. 경남은행·대구은행·전북은행의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1~12% 하락했다. 국민은행 등 7곳은 연체율이 상승했지만 연체율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거액의 선제적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하반기 은행들의 대손비용률(Credit cost)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 매력이 커진 점도 호재로 다가온다. 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총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KB금융 등 주요 은행주 7곳의 올해 주주환원수익률(배당총액+자사주매입총액/시가총액)은 8.3%로 지난해 7.8%를 넘어설 전망이다. 자사주를 제외한 배당수익률도 7.6%에 달한다. 이는 현재 정기예금 금리(3.7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업황의 개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은행주는 최근 4년간 매년 8~9월을 저점으로 12월 고점까지 평균 25.2%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시장 주도주의 밸류에이션 부담 증가·연말 배당주 관심·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등으로 현재의 소외된 은행주는 트레이딩 기회가 충분히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