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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기대에도 주춤한 보험株… 진짜 성적표는 3분기?
주요 보험사 4곳, 2분기 순이익 1조6000억 원 예상… 전년比 57%↑
증권가 “가이드라인 3분기 실적 영향 미칠 것… CSM 감소 불가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09 13:29:00
▲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험사 9곳을 담고 있는 ‘KRX 보험’ 지수는 최근 3개월간 0.6%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2.4% 오른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종의 주가가 2분기 실적 기대에도 크게 뛰어오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을 주도하던 회계제도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된 데 이어 3분기부터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실차(예상치와 실제치의 차이) 확대 우려·신계약 판매 경쟁 과열 등도 보험사 주가에 악재로 꼽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2분기 1029억 원의 순이익(별도)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664억 원) 대비 55.0% 급증한 규모이자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805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영업이익도 863억 원에서 1345억 원으로 55.8% 늘어났다.
 
다른 생명·손해보험사의 2분기 실적 기대도 크다. 14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생명의 2분기 순이익(연결) 컨센서스는 4360억 원으로 작년 2분기(1990억 원)보다 119.1% 크다. 삼성화재는 1년 전(3513억 원)보다 55.7% 증가한 5470억 원의 순이익(연결)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의 2분기 순이익(연결)은 2983억 원에서 3714억 원으로 24.5%로 현대해상은 2001억 원에서 2670억 원으로 2분기 순이익(별도)이 33.4% 급증할 전망이다.
 
높은 실적 기대에도 주가는 다소 주춤하다. 삼성생명 등 주요 보험사 9곳을 담고 있는 ‘KRX 보험’ 지수는 최근 3개월간(5월8일~8월8일) 0.6%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2.4% 오른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올 들어서도 10%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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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적으로 보면 삼성생명 주가는 8일 기준 7만1200원으로 작년 말(7만1000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7만9900원으로 장을 마친 DB손해보험은 4월25일 장중 52주 최고가(8만5400원)를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하락세로 전환한 뒤 7만 원대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현대해상도 5월11일 3만8700원을 찍었지만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2만 원대에서 머물다가 이날 3만1100원로 마감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올 들어 11.4% 떨어졌다. 삼성화재만이 8일 25만300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 KRX 보험 지수 3개월간 주가(위) 및 거래량(아래) 추이. 한국거래소
 
이 같은 주가 부진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IFRS17 가이드라인에 따른 업계 혼란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월 말 IFRS17과 관련해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산출에 필요한 계리적 가정의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경험 통계 등 객관적인 지표를 최대한 활용하고 보험료 산출 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당국이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꺼내든 것은 보험사들이 IFRS17을 통해 1분기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에서다. IFRS17에 따라 올해 도입된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게 될 예상이익의 현재가치로 보험사는 보험 기간에 걸쳐 상각해 수익으로 인식한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CSM 산출에 필요한 해약율·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을 보험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지표의 신뢰성을 깰 수 있다는 것이다. 7월27일 금감원은 가이드라인을 전진법을 원칙으로 하되 연말까지 소급법을 허용하는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논란을 매듭지었다.
 
증권가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3분기 실적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급법이 허용되면서 가이드라인 적용 이후 우려했던 만큼 재무제표상의 숫자가 큰 폭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일부 보험사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기존보다 계리적 가정을 보수적으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CSM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BEL(최선추정부채) 증가·CSM 감소·자본 미변동으로 요구자본 증가와 가용자본 감소, 즉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 하락이 우려된다”며 “구체적인 수치와 해약환급금준비금의 변동 등은 3분기 결산 이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생명보험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과열로 인해 사업비 예실차가 커질 수 있고 손해보험의 경우에는 무해지·저해지 상품의 손해율이 상승해 보험금 예실차 확대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계약 판매 경쟁 과열도 보험사 주가에 악재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계제도 전환 이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신계약 판매 경쟁은 올해까지 지속되겠지만 내년부터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과거 사례를 볼 때 판매 경쟁 과열이 해소된 후에 나타나는 수순은 실적 악화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쟁이 과열됐을 때 판매한 계약들이 장기간에 걸쳐 수익성을 훼손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신계약은 규모가 작다”며 “한 번 높아진 사업비에는 하방 경직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업은 어떤 회계기준을 사용하든 계약 만기가 길다는 점 때문에 경쟁 심화에 따른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훼손이 장기간에 걸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보험업의 판매 경쟁이 결국 수익성 악화로 다가오는 것은 수주 산업이 수주 잔고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다 장기간 수익성 부진에 빠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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