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교육부·보건복지부)가 의대 신입생 정원을 1000명 정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방안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대학입시를 치를 2025학년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로써 2035년에는 추가 의사인력 1만 명 양성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의료계에선 ‘전혀 현실을 모르는 얘기다’며 반발하고 있다.
17년간 동결되었던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한 정부 측의 명분은 ‘인구 고령화’ ‘지방 의료의 공백’ ‘필수의료 붕괴 위기’다.
최근 ‘의사 수 부족’을 다룬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수억 원 연봉에도 지방 의료원 전문의 증발 △지방환자의 서울 대형병원 쏠림 현상 △응급실 옮겨다니다 환자 사망(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동네 소아청소년과 오픈런(문 열기 전 줄서기) 등 ‘의료 공백’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 원인으로 외과의사 주수호(전 대한의사협회장)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고질적 저수가(酬價)’ ‘의사에게 가혹한 사법부 판결’ ‘실손보험 중심 비급여의 과도한 성장’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의대 증원 논의의 근거가 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상의 ‘의사 수 부족’이 단순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가 인구 1000명당 겨우 2.7명(OECD 평균 3.7명)이란 통계를 ‘왜곡된 인용’으로 본 것이다. 그는 ‘평균수명·영유아 사망률·회피가능 사망률’ 등 각국 보건의료의 실질 수준을 비교한 통계에선 한국이 세계 최상위이며 OECD 통계 우리 국민 1인 당 의사 외래진료 횟수가 연간 14.7회, OECD 평균 5.9회의 약 2.5배임을 짚었다. 오히려 ‘의료 과잉’ ‘의료 쇼핑’이 우려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귀지 제거하다 외이도 긁혀 피났다며 3000만 원 배상 요구하는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 한, 의사 수를 아무리 늘려도 결코 필수의료 인력 절대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 대표는 단언한다. 이어 “의료 행위엔 의사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여의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불가항력적 측면이 있다. 이런 고려 없이 민·형사 고소와 법정구속까지 하는 사회 풍조 속에선 어떤 의사도 고단한 필수의료 분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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