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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의 뒤통수를 치는 책이 나왔다. 이석연·정계섭 공동 저작 ‘판단력 수업’은 우리의 관념 세계를 지배해 왔던 확증편향적 사고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당연하다는 생각’을 버리도록 독려한다.
사람들은 일단 기준점이 설정되면 어떤 정보라도 이 기준점을 참고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배가 닻을 내리면 밧줄의 범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듯이 거래나 협상에서 최초에 제시된 제안이 기준점으로 자리 잡으면 다른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두고 ‘닻내림효과’라고 한다.
명품 루이비통 가방이 싸구려 가방보다 기능 면에서 더 우수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방은 가방일 뿐이다. 하지만 루이비통은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닻이다. 그래서 엄청난 고가임에도 고객들이 구매를 주저하지 않는다.
삶을 산다는 건 크든 작든 끊임없는 판단과 선택의 과정이다. 입학·취업·결혼·사업은 물론 선거에 이르기까지 인생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보통은 인터넷 정보나 지인들의 조언에 의지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매번 좋은 결과만 불러오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이 ‘제한된 합리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타당하더라도 사람들은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이를 “감정은 논리를 우회한다”라고 한다.
저자는 40가지 오류와 편견을 알면, 익숙한 선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헌법학자와 언어학자로서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을 넘어서는 논의를 인지적 오류 전반에 걸쳐 확장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병폐(한국병)도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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