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가 지난해 보행자 사고를 겪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에 대한 지출을 올해 약 10억 달러(1조3300억 원) 삭감하기로 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가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디트로이트뉴스 등에 따르면 GM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음성·화상 회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단, 크루즈 사업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2일 크루즈가 운영하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중 하나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들이받은 뒤 20ft(약 6.1m) 끌고 가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여성 보행자가 크게 다쳤다.
이에 캘리포니아 자동차국(CDMV)은 크루즈에 내준 로보택시 운행 허가를 같은 달 취소했다. 크루즈는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크루즈에 다시 초점을 맞춰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며 “조만간 영업 재개 일정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크루즈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조사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M 측에 따르면 크루즈는 작년 한 해 현금 19억 달러를 태웠고, 4분기에 구조조정 비용 5억 달러를 빼고 27억 달러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
바라 CEO는 올해 크루즈의 지출이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공학) 인재를 붙잡아 두는 데 쏠릴 것”이라며 “크루즈의 로보택시 운영을 20개 도시로 확대하려던 계획이 보류돼 GM은 차량과 인력 운영에 지출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크루즈가 인간 운전자보다 로봇 운전자에게 더 높은 안전 기준을 설정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인간 운전자보다 컴퓨터가 훨씬 더 안전하리라 기대한다는 사실을 배웠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GM 의뢰로 해당 사고를 검토한 엔지니어링사 익스포넌트(Exponent)는 지난주 공개한 보고서에서 크루즈의 로보택시가 매핑(mapping·지도 작성) 오류를 겪었고 보행자 충돌 부위를 측면으로 잘못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크루즈는 캘리포니아 공공사업위원회(CPUC)에 벌금 7만5000달러의 합의를 제안했다. 이날 크루즈는 이 액수가 “문제 행위와 크루즈의 개선 조치 등 전체 상황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카일 보그트 CEO와 다니엘 칸 공동창업자가 사임했다. 이후 크루즈는 지난해 11월부터 충돌 감지 소프트웨어 등을 수정하기 위해 로보택시 950대를 회수했다. 12월에는 임원 9명과 직원 900명(전체 3800명 중 24%)을 해고했다.
한편, 이날 GM은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GM의 작년 연간 매출은 1718억 달러로 2022년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계가 거둬들인 1567억 달러를 웃돌았으며, 순이익은 101억 달러로 1년 전 99억 달러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429억8000만 달러·순이익 20억 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 4분기 GM은 매출 430억 달러·순이익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바라 CEO는 주주들에게 올해 GM의 우선순위에 “전기차(EV) 사업을 수익성 있게 성장시키겠다”는 약속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날 GM의 주가는 7.8% 급등해 주당 38.1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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