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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실물경제지수와 달리 국민이 느끼는 경기 체감지표는 여전히 부진해 경제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다.
17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 연속으로 전월 대비 ‘플러스’를 기록했다. 생산이 석 달 이상 연속 증가한 것은 2021년 6월∼2022년 1월 이후 24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늘어난 524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67%)를 포함해 15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6개 품목에서 수출이 늘었다.
3%대이던 인플레이션은 2%대로 낮아지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면서 1월(2.8%)보다 0.3%p 상승하긴 했지만 4%선에 근접했던 작년 9월(3.7%)·10월(3.8%)과 비교하면 상승압력이 크게 완화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상승률은 1~2월 모두 2.5%로 안정세를 보였다.
고용 시장도 큰 틀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15세 이상 취업자는 2월 2804만3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2만9000명 증가했다. 두 달 연속 30만 명대 증가 폭이 유지됐다.
전체 고용률은 61.6%로 1982년 7월 월간 통계작성 이후 2월 기준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3.2%로 2월 기준으로 역대 2번째로 낮았다.
하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지표는 여전히 싸늘하다. 장바구니 물가와 청년·대기업 일자리 및 내수 경기 등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부문이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우선 과일을 중심으로 식료품 물가가 ‘경고등’을 올리고 있다. 2월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특히 신선과실(41.2%)을 중심으로 신선식품지수가 20.0% 급등했다.
또 취업자 수가 30만 명대씩 늘어나는 와중에서도 2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6만1000명 감소했다. 벌써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경제 허리층인 40대 취업자도 6만2000명 줄면서 20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정부 직접일자리 사업 등 영향으로 60대 이상 취업자가 29만7000명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내수 역시 부진하다. 무엇보다 건설경기가 불황을 보이면서 내수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작년 4분기 민간소비는 직전 분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3.4% 떨어졌다.
이처럼 실물경제지수와 체감지표의 괴리가 큰 배경엔 불균형한 경제 구조가 큰 이유를 차지한다.
우리 경제의 높은 반도체 의존도가 수출-내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큰 건설·자동차·조선업 등과 달리 반도체는 성장과 고용 모두 파급효과가 적은 편이다.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도 실제 국민이 느끼는 체감효과는 작을 수 밖에 없다.
다른 주요 국가보다 비중이 큰 자영업자들이 주요 통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도 맹점이다.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지표와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크게 반양되는 체감경기가 다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고용시장 또한 청년층과 고령층의 엇갈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고령층 대상 임시직종이 늘어나고 있지만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는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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