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에서 K푸드의 열풍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③나룻터숯불장어구이]나룻터숯불장어구이 식당은 강화도 바로 옆, 다리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나지막한 곳에 위치해 있다. 37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집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백년가게’ 공식 인증 맛집이다. 강화도라 하면 장어로 유명한 식당이 많은데, 이곳에서 나룻터숯불장어구이집이 30년 넘게 관광객과 동네 주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오늘은 나룻터숯불장어구이집을 일등 맛집으로 만든 서경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나룻터숯불장어구이집의 역사
“처음엔 자식들을 기르기 위해 음식점 일에 뛰어들었어요. 저는 식당을 운영하거나 맛난 음식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친한 언니가 운영하는 장어집의 동업자가 되어 본격적으로 음식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게 됐죠.”
“처음 장어구이집을 시작할 때는 요리사들을 고용해 식당을 운영했어요. 제가 요리를 할 줄 모르다 보니 주방을 요리사들한테 맡긴 거죠. 2~3년이 지났을 때 사장이 장어 손질도 못하고 음식에 대해 모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직접 주방에 들어가 장어 손질부터 시작했어요. 처음 주방에 들어갔을 때 장어가 힘이 세고, 살아 있는 장어를 손질한다는 게 끔찍해서 정말 힘들었어요. 장어 머리를 움켜쥐면 장어 꼬리가 제 팔을 휘감고 돌았고, 장어가 힘이 세다 보니 손질하기도 전에 장어 힘에 못 이겨 장어를 놓쳐 버리기 다반사였어요. 그렇게 장어 손질 연습을 하다가 단체 주문을 받고 40마리의 장어를 손질하면서 장어 손질을 완벽하게 터득하게 됐어요.”
“장어를 손질하면서부터 손님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소명의식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음식을 배우고 만드는 데 완전히 몰입했어요. 또 내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과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장어를 손질하고 손님들을 맞이했어요. 그렇게 시작된 장어집이 열심히 하다 보니 3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장어의 맛은 계절마다 달라요”
“장어의 맛은 계절마다 달라요. 장어는 여름과 가을에 먹을 때 가장 맛있어요. 장어의 식감이 쫀득쫀득하고 고소함이 입안을 감싸는 풍미가 있어요. 이 계절에 장어가 더 맛있는 이유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장어들의 운동량이 높아져요. 장어들이 물속에서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근육량이 높아져 쫀득한 식감을 맛볼 수 있는 거예요. 반대로 겨울이나 봄은 날씨가 춥다 보니 운동량이 적어요. 그래서 여름철과 겨울철의 장어가 더 맛나다고들 해요.”
“보통 장어는 민물장어와 갯벌장어로 나뉘어요. 사람들이 갯벌장어라고 하면 바다에서 양식한 줄 아는데, 반양식이라고 보시면 되요. 민물장어는 양식장에서 키워 출하를 해요. 갯벌장어는 양식장에서 어느 정도 키운 후, 갯벌에 75일 동안 풀어 놔요. 양식 장어는 사람이 먹이를 주는 반면 갯벌장어는 갯벌에서 먹이를 찾아서 먹어야 하죠. 갯벌장어들이 고소하고 쫀득한 이유도 갯벌에서 활동량이 많아서예요.”
“2012년도에 종편 방송 채널A의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갯벌장어를 다룬 적이 있어요. 갯벌장어 현장취재였는데, 민물장어를 갯벌에 하루만 넣었다가 갯벌장어라고 소개해 판매를 하는 내용이었어요. 갯벌장어 논란이 세간의 관심을 끌면서 신뢰를 잃어버린 사건이었죠. 이때 손님들도 갯벌장어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발길을 끊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갯벌에 직접 가서 장어 입고부터 챙기며 갯벌에 머문 시간까지 체크하면서 출하에 사인을 했어요. 갯벌에 가서 장어를 출하하는 습관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장어구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
“저희 집에서 장어를 맛나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장어를 우렁쌈장에 찍어 상추에 올려 놓고, 여기에 채 썬 생강을 얹어서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꽉 채우고 느끼함이 없어요. 보통 장어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 보니 몇 점만 먹어도 느끼하고 포만감이 들어요. 근데 느끼함과 포만감을 우렁쌈장과 채 썬 생강이 잡아 주는 역할을 해요.”
“또 장어를 명이나물·깻잎·마샐러드·전 등 다양한 밑반찬을 곁들여서 먹으면 각 반찬의 맛이 달라서 또 다른 장어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저희 가게에선 취향에 맞게 장어를 먹을 수 있게 밑반찬만 14첩으로 구성했어요. 밑반찬도 매일 똑같은 게 나오는 게 아니라 계절 특성에 따라 밑반찬 구성이 달라져요.”
“저희집은 장어를 초벌할 때 300도(℃) 숯불에서 초벌을 해서 나와요. 저희 집만의 노하우인데 초벌을 할 때 간수 뺀 소금을 뿌려요. 그러면 장어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져요. 손님들의 식탁에서 숯불 위에 초벌된 장어를 놓고 연근 가루 뿌려 구우면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고소함이 한층 풍부해지죠.”
나룻터숯불장어구이집이 사랑받는 이유
“저는 음식점을 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열심히 살고, 진실하게 살다 보니 지금의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저는 단골손님들한테 절대로 함부로 해서 신뢰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이 원칙을 고수하다 보니 30년 전에 다니던 손님들이 나이가 들어 돌아가시면 그 자제분들이 저희 집을 찾아와요. 어릴 때 부모님 손을 잡고 오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저의 모습을 사랑해 주시는 것 같아요.”
서경숙 대표는 식탁에 오르는 밑반찬들이 장어에 곁들여질 때 어떤 맛을 낼 수 있는지를 궁리하고, 장어의 신선도 등을 따져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서 대표는 장어를 찍어 먹는 소스도 몇 날 밤을 새우면서 레시피를 연구해 완성했다. 30년 넘는 전통을 지켜 낼 수 있는 서 대표만의 음식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가 외식업 외길 인생을 30년 넘게 걸어 오면서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힘든 부분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처음에 장사를 시작하면서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장님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한국외식업중앙회 경기도북부지회 김포시지부 회장직을 맡아 김포에서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장님들의 어려움을 더는 일, 정책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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