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카페에 출근하며 나만의 카페를 장만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꿈을 내려놓은 채 가족 일을 돕고 있다.”
15일 취재진과 만난 ‘무급가족종사자’ 이태환(가명·26) 씨는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받으며 8년 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돕고 있다. 고용 통계상 무급가족종사자는 보수를 받지 않고 부모 등 가족이 운영하는 자영업을 돕는 취업자다. 무급 노동이기 때문에 비경제활동인구에 가깝지만, 자영업자와 함께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된다.
이 씨는 “2016년 편의점을 아버지가 개업했을 당시 손님이 몰리면서 일손이 모자랐었다”며 “그 때 카페를 다니며 일을 배우고 있던 저는 아버지와의 상의 끝에 앞으로 일손을 돕기로 결정했고, 이후 일을 물려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주 7일 10시간가량 편의점에 무급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는 “또래 친구들이 200만~300만 원의 월급을 받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무급으로 가족 일을 돕고 있어 서류상 8년 째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경력조차 쌓이지 않은 상태로 기록돼 있을 것이기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한 취업은 포기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올해 1~5월 월평균 청년층(15∼29세) 무급가족종사자는 3만33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800명 증가했다.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되는 무급가족종사자는 매년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청년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부모님의 일을 돕는 청년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는 20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청년 취업자 수는 14만9000명 감소했고, 고용률도 46.6%로 0.4%p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 구직 의사 없이 쉬고 있는 ‘쉬었음’ 청년 인구는 코로나19 때보다 많다. ‘쉬었음’ 인구는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되는 무급가족종사자와 달리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5~39세 청년 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71만1000명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70만2000명)·2021년(70만 명)보다 많은 상황이다.
이처럼 청년들의 일자리 질이 나빠지고 있고 고용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취업지원 서비스 등도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정책’을 활용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77.3%의 청년이 활용한 적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절반 이상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취업지원서비스의 경우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취업지원서비스 및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정부의 청년 고용지원책의 지원 기간은 1년이다. 하지만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의 평균 구직기간은 1.5년으로 조사돼 지원 기간의 ‘불일치 현상’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취업지원서비스 등 고용 지원 방안을 좀 더 섬세하게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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