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내달 초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하면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자리마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임 지주 회장의 처남 부당 대출 건을 비롯해 횡령 및 배임과 내부통제 문제 등 금융사 내부의 전반적인 부실 사태를 들여다 보는 고강도 검사를 예정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칼끝이 임종룡 회장을 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5일 스카이데일리에 “우리은행 정기 검사를 10월 초에 진행할 예정이다. 전임 손태승 회장 친인척의 부당 대출 건을 비롯해 횡령·배임 및 내부통제 실패 문제 등 금융사 리스크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검사를 실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보통 3년 주기로 금융사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당초대로라면 내년 초로 예정돼 있던 정기검사가 몇 달 앞당겨져 시행되는 셈이다. 이는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 이 원장은 4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경영실태평가가 3년이 넘어 경영실태평가를 좀 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나 전체 상황을 좀 봐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정기검사를 앞당겨서 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정기검사에 일반적으로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11월 경에 금감원 검사가 마무리되면 우리은행의 부실한 경영 실태가 명확히 드러나고 책임이 최고경영자에게까지 지워질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8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7년간 국내 15개 은행의 임직원 횡령 사건 규모를 분석한 결과 우리은행의 횡령 사고 규모는 735억 원에 달했다. 이는 15개 은행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전체 은행 횡령 사고액(1536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위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5억 원)·신한(13억 원)·하나(65억 원)·농협(31억 원) 등 나머지 4개 은행을 합친 것보다도 6배 이상 많은 규모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종룡 회장을 상대로 우리은행 내부 통제 부실 문제 등에 대해 책임 소재를 따져 묻겠다는 발언을 계속 하는 것도 임종룡 회장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신호다.
이복현 원장은 전날 가계대출 간담회 자리에서 “말도 안 되는 회장 관련 대출이 일어나게 한 것은 과거 일이지만 현재 경영진도 개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그런 것(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등)을 발본색원할 의지가 (현 경영진에) 있는지 끼리끼리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해 있는데 조직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등 매니지먼트 책임이 있지 않냐는 것”이라고 임종룡 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더해 임종룡 회장이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 작업도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금감원 박충현 부원장보는 “정기 검사 결과에 따라 경영실태 등급을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매기는데 3등급 이하부터 자회사 출자 제한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와 같이 우리은행이 3등급 이하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자회사 출자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현재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 작업은 불가능해진다.
한편 이같은 지적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달 있을 정기검사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고 보험사 인수 문제는 경영실태 평가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른 회장과 행장의 거취 문제는 회사 쪽에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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