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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신의 직장? 기준금리보다 낮은 사내 주택대출 논란
전체 11곳 중 9곳, 지난해 600억 원 규모로 주택·생활안정 대출 제공
대출금리 평균 4.1%로 작년 최저치보다 0.7%p↓… 한도 3000만 원 ↑
캠코 주택자금 금리 3.3%, 주금공 생활안정자금 금리 2%로 융자 지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2 09:00:00
▲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11곳 절반 이상이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에서 주택자금·생활안정자금 대출 금리 및 한도 규정을 위반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금융 공공기관이 사내대출 관련 정부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직원들에게 규정보다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줬다. 일부 기관은 연 2%대 금리 및 1억6000만 원의 한도로 대출을 지원하기도 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으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공기관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직원에게 과도한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서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11곳의 복리후생비 공시를 확인한 결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총 9개 기관이 지난해 직원에게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을 유상(대부사업)으로 지급했다. 해당 기관은 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조폐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투자공사다.
 
자산관리공사 등은 작년 한 해 직원 2917명(중복 포함)에게 600억4611만 원의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주었다. 2022년 504억6383억 원(수혜인원 2095명)을 지급한 것과 비교해 19.1% 늘어난 규모다. 종류별로 주택자금 146억2330만 원, 생활안정자금 454억2281만 원이었다.
 
사내대출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 기준에 맞춰 예산 또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해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생활안정자금 융자를 지원할 수 있다. 지침 기준은 대출 이자율·한도다. 대출 이자율은 한국은행의 ‘은행 가계자금 대출금리(분기별 연동)’가 하한선이고 대출한도는 주택자금 7000만 원, 생활안정자금 2000만 원이 상한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장선희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이 같은 규정을 위반한 기관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주택자금·생활안정자금 융자를 내준 금융 공공기관 9곳의 평균 사내대출 금리는 연 4.1%로 지난해 예금은행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분기 최저치인 연 4.82%(2023년 2분기)를 0.7%p 밑돌았다. 평균 대출한도도 주택 1억 원, 생활안정 2667만 원으로 지침 기준을 각각 3000만·667만 원을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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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별로 보면 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직원 21명에게 주택구입·임차 명목으로 23억6590만 원의 주택자금 융자를 내줬다. 금리는 연 3.3%로 은행 대출금리 최저치(연 4.82%)를 1.52%p 밑돌았다. 대출한도도 1억6000만 원으로 기준보다 두 배 이상 컸다. 생활안정자금도 연 2.7%로 직원 115명에게 29억3600만 원을 내줬다. 한도도 3000만 원으로 상한을 뚫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주택자금 대출금리 기준을 충족했으나 생활안정자금에 대해서는 연 2% 금리로 직원 29명에게 8억7000만 원을 대출하며 규정을 어겼다. 대출한도도 상한선을 초과한 3000만 원이었다. 한국조폐공사도 지난해 주택 임차 명목으로 직원 37명에게 연 2.0% 금리로 153억1000만 원을 대출해 줬다. 생활안정자금 대출금리는 연 3.0%, 한도는 3000만 원이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주택자금에 대해 금리 연 4.02%, 한도 1억3000만 원으로 기준을 모두 위반했다. 생활안정자금에 대해서는 연 4.34%(2000만 원 한도) 또는 3000만 원(연 5.34%)로 대출을 지원했다. 한국산업은행은 지난해 주택자금 대출을 연 4.39~4.57%로 지급했으나 모두 기준치에 못 미쳤다. 생활안정자금 대출한도도 3000만 원으로 기준보다 1000만 원 많았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대출한도를 지켰으나 금리는 연 4.32%로 기준치를 웃돌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숙소를 임차해 주는 식으로 직원에게 돈을 빌려줘 전세 계약을 맺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은행에서 이미 대출을 받아온 사람에게 추가로 몇억 원을 대출해 주는 등 과도하게 도와주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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