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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中일본인 겨냥한 잇단 강력 범죄에 ‘반일 정서’ 조장 냄새
中 “개별적·우발적 사건일 뿐… 정치화하면 안 돼”
日 “SNS상 근거 없는 과도한 혐일 게시물 조치해야”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4 16:49:22
▲ 중국 광둥성 선전 일본인학교 교문 앞에 애도의 꽃다발이 놓여 있다. 18일 오전 등교하던 10세 일본 남자아이가 근처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고 이튿날 숨졌다. 일본인을 겨냥한 강력 범죄의 연발로 양국이 시끄럽다. 연합뉴스 
 
▲ 6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서 중국인 괴한에게 피습당한 일본인 모자를 돕다가 사망한 중국인 스쿨버스 안내원 후여우핑을 기리는 일본인 학부모의 애도글. 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일본인학교에 등교하던 10세 남자아이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고 이튿날 숨진 사건으로 양국이 시끄럽다. 중국 측은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법한 개별 사안”이라며 확대 해석을 극력 경계하지만, 근년 애국주의에 기반한 반일 정서가 심상치 않아 관련성을 지적한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하필 사고 발생일(18일)이 일본의 대륙침략 본격화를 상징하는 만주사변 93주년이었다. 6월 동부 장쑤성 대도시 쑤저우시에서 일본인 모자가 흉기 공격을 받고 이를 저지하려다 중국인이 한 명 사망한 지 3개월 만에 또 다시 발생한 일본인 표적의 강력 범죄인 셈이다. 
 
23일 브리핑 때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진행된 중·일 양국 외교차관 회담 소식을 전했다. 쑨웨이둥 부부장이 츠게 요시후미 부대신을 만나 거듭 유감의 뜻을 표하며 유족에게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어떤 폭력에든 단호히 반대하고 단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불행한 사건을 적절하고 냉정하게 처리하고자 애쓴 서로의 노력을 양측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소통을 유지하며 우발적 개별 사안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선 해당 사건 대책 협의차 중국을 방문한 츠게 부대신이 쑨 부부장을 만나 범행 동기 등 사실관계 설명과 일본인 안전 확보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비롯해 재발방지 노력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상 근거 없는 악질적 반일 게시물” 문제를 거론하며 대책마련을 둘러싼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고 짚었다. 
 
이날 린 대변인은 ‘SNS 반일 게시물 문제’에 대책이 있느냐는 일본 취재진 질문에 “중국엔 ‘일본 원수삼기’ 식 교육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홍콩 매체가 “사고 현장에 애도의 꽃다발이 1000여 개 넘었다”며 의견을 묻자 “중국 민중의 소박한 감정과 생명존중 태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린 대변인은 “지금까지 그랬듯 모든 중국내 외국 시민의 신체·재산 안전을 전력 보장할 것”을 다짐했으며 이번 사건의 추가 정보에 관해선 “아직 조사 중”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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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역시 뉴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범행동기 등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과 설명, 범인 엄중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SNS상 일본인학교 등과 관련해 확산된 근거 없는 악질적 반일 콘텐츠의 조속한 단속도 강력 촉구했다. 왕 부장은 사건 처리와 모든 외국 시민의 안전 보장 모두 법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이성적 관점을 가질 것” “정치화나 확대를 피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근년 중국 내 학교교육이나 영화·드라마 등을 통해 반일적 애국·역사의식 고취가 강화된 점, 원전 처리수 방류 문제나 동·남중국해상의 양국 갈등 상황이 관영매체 등에서 자주 다뤄진 점 등과 일본인을 겨냥한 범죄의 연발을 연관짓는 분석이 주목된다. 초고도 성장 후 중국 사회가 각종 모순의 표면화를 겪으면서 출범한 게 시진핑정부다.
 
시진핑정부 출범과 항일전쟁 배경의 영화·드라마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시기가 정확히 겹친다. 이를 영상물은 대부분 일본의 잔인성·악랄함과 공산당원의 영웅적 투쟁을 그린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지도층 부패에 대한 불만이 분출해 국민통합을 절실히 추구해야 할 때 ‘반(反)외세’만큼 편리한 게 없음은 세계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중국의 반일정서 고조가 다분히 조장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중·일 국교정상화의 최대 난제로 여겨졌던 전쟁배상 문제에 중국이 대범한 입장을 취하자 모든 게 일사천리로 추진됐으며 일본 조야에 깊은 감명을 준 바 있다. 1972년 중국의 전쟁배상 청구 포기 선언과 함께 이뤄진 국교정상화 이래 수십년간 순조롭게 유지되던 양국 우호관계가 시진핑정부 등장 이후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일본 군국주의 세력의 전쟁 책임을 일반 국민에게 부담 지워서는 안 되며 더욱이 차세대에게 청구권의 고통을 부과하고 싶지 않다”는 게 중국 측 대의명분이었다. 2003년 일본 외무성이 공개한 국교정상화 교섭 자료를 검토한 논문 등에 따르면 냉전 구도가 굳어지던 시기 샌프란시스코 조약(1951) 당시 ‘(소련 견제를 위해) 일본 전쟁책임 완화’ 쪽으로 결정된 것과 1970년대 초 일본의 경제원조를 기대한 중국 측 사정이 뚜렷하다. 대약진을 거쳐 문화혁명 후반기에 접어든 중국은 피폐할 대로 피폐한 상태였던 것이다.  
 
중·일 국교정상화 관련 사실을 언급한 저우언라이 총리 회고록이나 마오쩌둥 비공개 어록엔 더 적나라한 속사정이 드러나 있다. 지리멸렬하던 중국공산당을 되살린 결정적 계기가 일본의 대륙침략이었다. 심지어 마오는 사석에서 일본침략을 행운으로 간주한 발언도 한다. 항일을 위한 2차 국공합작을 통해 홍군이 기사회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마오가 농민을 규합해 승기를 잡아 ‘항일의 주역’으로 우뚝 섰으나 실제 항일전에 매진한 것은 장졔스의 국민당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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