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목표치 100억 달러(약 14조 원)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포위 인도·태평양 전략을 바이든행정부에 이어 추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한반도 주둔 미군 전략적 가치를 앞세워 분담금 재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17일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예비역 육군 준장)은 스카이데일리에 “재협상 비용이 주한미군 철수인데, 철수 조건은 중국 견제 가치가 없을 때와 지상군 없이 해양력 견제가 가능할 때”라며 “미·중 군함 건조 능력 등을 보면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은 데다 군함 정비유지보수(MRO)를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부탁할 정도”라고 했다. 주한미군 주둔의 대중 견제 전략적 가치가 미국에도 필수적인 만큼 재협상에 카드로 들고 나올 것이라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는 의미다.
미국 대전 전 트럼프리스크 최소화를 하기 위해 윤석열정부는 최근 2026년~2030년 적용되는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1조5192억 원으로 타결하는 데 성공했다. 12차 SMA는 2026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보다 8.3% 올린 1조5192억 원으로 정했다. 2030년까지 4년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연동시켜 연간 인상률이 최대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한·미 양국이 4일 서명한 12차 SMA 및 이행약정에 서명은 현재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에서 SMA는 행정 협정이기 때문에 의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으나 한국은 국회 비준을 거쳐야 정식 발효된다.
이를 재협상 하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의도다. 그는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한 대담 자리에서 “내가 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미국에선 ‘여윳돈이 있게 성장한 풍요로운 국가’라는 뜻으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책임지는 국내 외교국방 당국자들 중심으로 ‘돈 찍는 기계’로 보수적으로 문언적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100억 달러는 12차 SMA 합의 비용에 9배이며, 1기 트럼프행정부 당시 미국 측 액수 5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의 두 배에 달한다. SMA에 따라 주한미군 주둔 경비 가운데 인건비(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군사시설 건설비·연합방위증강사업(CDIP)비용·군수지원비용 등 4항목을 분담하고 있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직접 부담 국가별 주둔 비용(인건비·장비 및 시설유지·운영 유비지·사기복지·연금 ·의료지원) 추계가 가능하다”며 “국가별 분담금과 주둔 미군 수 및 국가별 GDP 등을 비교해 타당한 근거와 논리를 통해 경제·안보적 관점의 분담금 협상 논거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소장은 “한국·일본이 방위비 증액 이슈를 공동보조로 미국 요구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고위급 전략대화,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 등 전략적 지렛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일미군도 1960년 개정된 △미·일 안보조약 제6조△미·일 주둔군 지위협정(SOFA) 제24조△SOFA 특별협정(SMA)에 입각하여 분담금을 분담해 와 한국과 같은 방위비 증액 리스크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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