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논란이 많았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을 강행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의 선택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주주총회 표심을 파악하기 힘든 만큼 제2 주주인 국민연금 찬성 여부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3일 오전 10시 기준 두산밥캣 주가는 4만1300원이다. 두산밥캣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27.03%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두산밥캣 분할합병 결정이 꼽힌다.
두산그룹은 7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분할합병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두산그룹 최고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편입시키면서 밥캣 주식 1주당 로보틱스 주식 0.63주로 선정한 것을 두고 주주들의 반발이 커졌다.
여기에 분할합병으로 두산밥캣에 대한 지배력을 자금 투입 없이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두산그룹은 그럼에도 분할합병을 강행하기로 했으며 12월12일 두산에너빌리티 총회에서 결정된다. 다만 합병 비율은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분할합병에 대해 반발이 크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을 ‘대한민국 주식시장 10년 내 최악의 분할합병’으로 규정하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두산 밥캣 지분 약 1%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 파트너스 역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주주들에게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유하고 있다.
글로벌 양대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합병을 두고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았다. ISS는 양사 간 자본거래에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가 상충한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에 글래스루이스는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과 차세대 원전인 SMR 등 핵심 에너지 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레버리지 감소와 투자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며 “두산로보틱스 또한 두산밥캣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확실하지 않고 소액주주 결속력도 의문부호가 붙은 상태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은 캐스팅 포트가 될 수 있다.
2일 국민연금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주사인 두산이 지분율 30.39%를 보유 중이며 국민연금이 6.85%를 가지고 있다.
김현정 의원은 “두산 계열사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특정 계열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부당한 손실을 강요할 수 있는 사안이다”며 “국민연금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기금과 소액주주에게 불공정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사안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8월에도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대해 합병 비율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두산밥캣 분할 합병에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전부터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선택과 분할합병안 통과 여부는 주주총회 당일에야 윤곽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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