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가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다. 올해 주제는 ‘몰두하다’ ‘파고 들다’라는 뜻의 ‘다이브 인(DIVE IN)’으로, 한층 더 발전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겠다는 의미다.
이번 CES는 ‘충격·경이·전율’로 표현될 정도로 첨단산업의 경연장이다.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된 신개념 제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번 CES에 전시되는 AI 제품은 작년보다 50% 넘게 늘어났다. AI와 더불어 첨단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와 같은 기술 트렌드도 집중 조명되고 있다.
외신은 행사에 등장한 1000개 이상의 AI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들을 꼽았다. AI 전문가들의 눈에 들어온 제품은 과연 뭘까. 해외 기업들은 AI 기반 스마트 홈·디지털 헬스 케어·첨단 로봇 분야에 대거 출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디지털 헬스 기업 싱크론은 음성을 사용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집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로봇기업 쿠보타의 북미 지사와 중국의 하이퍼쉘은 각각 농업 및 건설 분야용 4륜 로봇과 야외 활동을 돕는 외골격 장치 로봇으로 ‘CES 2025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일본의 도요타는 미래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 ‘우븐시티’를 기반으로 전기 차 비전과 콘셉트 카를 선보였다.
이번 CES에는 160개국에서 기업 4500여 곳이 참여했다. 우리 기업들의 ‘선전’도 긍정 평가할 만하다. 한국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인 800여 곳으로, 삼성전자·LG전자·SK·현대차 등 대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도 대거 참여해 AI 기술을 뽐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직전 CES와 마찬가지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주제로 내세우고,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AI 홈’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일변도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AI 기반 콘셉트 카를 선보여 주목되고 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자랑하는 5세대 HBM(HBM3E) 16단과 국내 AI 칩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반도체 등을 전시해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중 이번 CES에 유일하게 참가하는 현대모비스는 사람과 기술의 경계를 허문 ‘휴먼 테크’를 앞세웠다. 차량 전면 유리창에 각종 정보를 띄워 주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기술과 뇌파를 기반으로 운전자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기술 등을 공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CES 2025 이노베이션 챔피언 상’을 수상했다. 상찬할 일이다. CES는 순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결과를 발표하는데 이노베이션 챔피언 그룹에는 우리나라 외에 미국·영국·일본·프랑스·독일 등이 있다.
주목할 점은 지역이나 기업을 이끄는 지도자의 혜안과 리더십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냥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며 현실과 기득권에 안주해선 안 된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진취적인 도전을 이끄는 리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회는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충격 현장’이라는 CES에서 보았듯, 정부가 원천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과 인재 육성 등을 소홀히 하면 주류(主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 미흡은 우리 산업계 전반에서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격변의 글로벌 시대,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집약해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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