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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의 시선집중] 현직 국가원수 체포 시도 ‘막장 드라마’ 그만해라
‘노란자위’ 쏙 빠진 탄핵 청구서… 탄핵정국 뿌리 째 흔들
탄핵 발기와 종점은 오롯이 이재명 방탄집중전략의 소산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0 21:02:00
▲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2024년 세모와 2025년 연두에 걸쳐 온누리에 거대한 짜증징후군이 짙게 드리워진 오늘이다. 어수선한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
 
실재론적(實在論的) 연상 그림 하나를 떠올려 보자. 조급한 민심법정(民心法廷)이 소환한 피고석에 두 사람이 앉아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윤 대통령은 12.3비상계엄 발동으로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감사원장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을 줄줄이 엮어 탄핵하고 입법 폭거로 국정 마비 상황을 빚었다.
 
어설픈 핑계와 사악한 꼼수가 맞부딪친 탓에 국사백반(國事百般)이 벼랑끝으로 내몰린 형국이다.
 
끝내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체포 집행 시도라는 초유의 막장 드라마가 연출됐다. 군·경·경호처 경호팀이 어지럽게 뒤섞인 5시간의 숨가쁜 대치 실황이 전 세계에 에누리 없이 생중계 됐다. 대통령 관저 언저리는 1급 군사기밀 보호시설로 법정(法定)된 지역이다.
 
 
어엿한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체통이 졸지에 길바닥에 나동그라진 현장이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날마다 펼쳐진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는 두 개의 이질적인 풍경이 선명하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물결치는 곳은 보수진영이요, 좌파의 상징적 존재인 민노총 집회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태극기 불견(不見)이다. 먼 발치에서도 쉽게 식별되는 우리의 두 동강난 자화상이 처량하다.
 
계엄 후폭풍 속 한국 정부의 속사정을 살피기 위해 방한한 백악관과 국무성 관리들은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에서 물결치는 성조기를 보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했다”면서 “지구촌에서 성조기를 열성적으로 흔드는 한국인의 진정성은 미국인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속맘을 털어놨다는 후문이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광화문 애국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특별초청한 까닭이 여기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른다는 그럴싸한 속삭임도 있다.
 
옳고 그름의 심판권을 움켜쥔 헌법재판소 앞마당에서도 찬반 열기가 불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12.3계엄이 ‘내란’이냐의 여부로 쏠렸다.
 
 
계엄선포 2시간 만에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를 무조건 수용한 처사를 앞세운 윤 대통령 측은 결코 ‘내란’일 수 없다는 논리 구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탄핵청구인인 국회의 탄핵 결의서에 ‘내란’이란 단어가 130회에 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피청구인 윤 대통령측은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 ‘2시간짜리 내란’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반론에 무게 중심을 박고 있다. 무장 군인의 투입 자체가 내란의 목적범(目的犯)이라고 내세워 온 민주당이 심판청구에서 뜬금없이 ‘내란’을 철회하겠다고 삭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충격적이다.
 
탄핵정국이 뿌리째 흔들리는 양상이다. 노란자위가 쏙 빠진 ‘계란 껍질’이라는 냉소적인 비아냥이 야당내에서도 꿈틀거린다.
 
내란죄를 정조준하고 있는 공수처도 허탈한 분위기다. 여당 일각의 탄핵 찬성파도 국회의 탄핵 재의결을 들고 나왔다.
 
문재인정부가 ‘검수완박’을 내세워 검찰 개혁의 방편으로 졸속 처리한 공수처가 수사 혼선의 악수(惡手)를 자초한 바람에 공수처 폐지론으로 불똥이 번지는 모양새다.
 
거두절미하고 탄핵 발기(發起)와 종점(終點)은 오롯이 이재명 방탄집중전략의 소산인 까닭에 이 대표의 입지도 불편에 시달리고 있는 현상이다.
 
오매불망 사법리스크 귀추에 매달린 이재명 대표는 헌재 심판의 속전속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눈치다. 특히 1심에서 1년 징역유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 대표는 이른바 3, 4월 ‘벚꽃길’ 조기대선과 헌재 심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촌보(寸步)를 다투고 있기에 조바심에 얽매여 있음이 분명하다.
 
자칫 대권행보에 제동이 걸릴지 모를 항소심에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달려 있기에 피말리는 시간과의 초읽기 싸움에 시선 집중되고 있다.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87년 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승자 독식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분산에 초점을 맞춘 개헌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거야(巨野)의 의회권력 독과점 현상은 많은 문제점을 잉태했다. 민주당은 최소한의 절제력을 상실했다.
 
강공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다. 87년 이후 8명의 대통령 중 3명이 구속되고 1명은 의문스럽게 죽는 참극을 우리는 경험했다. 12.3계엄 후폭풍이 몰고 온 풍파 속에서 또 한 사람의 대통령이 구속 문턱과 마주하고 있지 않는가.
 
대통령 권력의 해체 작업은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할 과제다. 고도의 억제력과 섬세하고도 폭넓은 탐색력을 갖춰야 한다.
 
지정학적으로 열강이 에워싸고 있는 한반도의 대통령 권력은 냉엄한 안보환경을 대전제로 깔아놓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 전개가 제때에 작동하지 못하면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는 결정적 기회를 놓치는 큰 허물을 안게 된다.
 
한국의 경제성장에 마침표를 뜻하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우려를 진정시킬 경제주체(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도 기술적 배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란(國亂)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유민주 건국전쟁과 빈곤탈피 부국전쟁의 영웅, 두 어른이 남긴 불멸금언(不滅金言)을 오늘에 되살려 그 ‘혼불’을 가슴으로 뜨겁게 품자는 뜻으로 여기 옮긴다.
 
이승만 박사=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박정희 장군=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우연의 일치인가? 나란히 12자(字)에 농축된 나라 사랑의 진수를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딱딱한 칼럼 말미에 서울 주재(15년간) 외신특파원의 짧은 글 한 대목을 싣는다. 산산조각 난 우리네 슬픈 초상화 속에서 남아 한줄기 위안을 삼고자 함에서다.
 
“위기에 강한 한국인의 저력은 놀랍게도 비빔밥에서 나온다. 비빔밥은 개성이 까다롭고 이질적인 식물이 숱하게 들어 있지만 잘만 비비면 식감(食感)이 하나로 모아져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기에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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