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이 지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연이어 터지는 설화(舌禍)는 차치하더라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혼선에 대해 그는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러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 안에 당 지지율을 10%p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역부족이다. 지키지 못한 약속은 리더십에 상처로 작용한다.
심각한 것은 당내에서 김 대표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김 대표가 사과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선 와중에 부승찬 민주당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또 터져 나왔다. 김 대표 본인마저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주식, 국방, 치안 등 각종 분야에서 폭정과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 분노가 타오르고 있는데 여당 대표의 갑질 퍼레이드가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공세 성격이 짙다고 해도, 빌미를 제공한 쪽이 여당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준비되지 않은 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문제다. 김 대표는 당내 '신중론'에 대한 사전 정지 작업 없이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다. 탄핵은 사법부와의 정면충돌을 부르는 초강수인 만큼 당내 공감대와 국민 설득이 선행돼야 한다. 만약 탄핵 추진이 불발되면 김 대표는 '양치기 소년'이 될 판이다. 말이 앞서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 지도자라는 낙인은 이후 어떤 개혁 과제를 추진해도 발목을 잡을 것이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과정에서도 당내 강경파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김 대표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 리더십 훼손 우려 땐 당에서 제어해야 할 때"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행동은 없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이유로 취약한 당내 기반이 꼽힌다. 18년에 이르는 정치적 낭인 생활로 인해 확고한 지지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 그러나 기반이 약하다면 그만큼 더 부지런히 소통하고, 결단의 순간에는 흔들림 없이 책임지는 모습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당내 계파와 강경 지지층의 눈치만 살펴서는 어느 쪽의 신뢰도 얻을 수 없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첫째, 당내 최소한의 기강 확립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탄핵 문제는 당내 의견수렴 시한과 결론 도출 방식을 밝혀 혼선을 정리해야 한다. 셋째, 대통령과의 거리 조절이다. 당이 대통령을 흔드는 진원지가 돼서도 안 되지만 방패막이만 돼서도 안 된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지지율 위기'에 처해 있다.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당 대표의 리더십 약화는 곧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를 향한 외부의 공격에 맞서 강단 있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내부 갈등 수습과 통합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김 대표의 성공은 곧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며, 이는 국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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