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증가에 따라 반려동물 의료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동물병원이 늘어나는가 하면 동물용 의약품과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펫팸족들의 반려동물 의료수요 증가세는 각종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KB금융그룹의 ‘2018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팻팸족들의 반려동물 관련 소비지출 항목 중 ‘질병·예방치료비’는 사료비, 간식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온라인을 통해 받고 싶은 정보를 묻는 질문에는 △동물병원 정보 △반려동물건강·병원기록수첩이 각각 1, 3위를 차지해 펫팸족들은 동물병원 관련정보를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사료 중심의 반려동물 시장이 치료·건강을 우선하는 트렌드로 변화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펫팸족들, 반려동물 질환치료에 적극적…첨단 의료장비 갖춘 동물병원 속속 등장
국내 반려동물 의료시장은 전체 반려동물 시장규모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반려동물 지출항목 중 의료비 비중이 커지는 등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는 국내 반려동물 의료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반려동물 고령화로 인해 당뇨·고혈압·관절 질환 등 만성·퇴행성 질환이 늘면서 동물병원의 진료·치료서비스가 확대되는 등 질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 간단한 치료에 머물던 동물병원들이 심장질환·종양 등 외과수술과 화학요법 치료 등으로 점차 진료 범위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의 혈액·전해질·내시경, 방사선 검사 등을 진행하는 반려동물 종합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동물병원도 생겨나고 있다. 반려동물 스케일링·보철 등 치료서비스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 같은 반려동물 의료수요 증가는 동물병원 수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동물병원에서 사용된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2012년 4628억원에서 △2013년 5113억원 △2014년 5877억원 △2015년 6806억원 △2016년 7864억원 등 4년 새 70% 증가했다. 최근 들어서는 매년 1000억원씩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2006년 2927곳에 불과하던 동물병원 수는 △2014년(각 10월 기준) 3979곳 △2016년 4173곳 △2017년 4425곳 △2018년 4524곳 등으로 2006년 대비 55% 증가했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연구회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반려견이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각종 질환들에 대해 펫팸족들이 적극 치료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펫팸족을 겨냥해 첨단 의료기기를 갖춘 동물병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초음파장비인 ‘아필리오(Aplio) 300’ △32채널 CT △초음파수술기기 ‘소노큐어(Sono Cure)’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갤럭시-R(Galaxy-R)’ △동물용 진단기기 ‘베트 크로마(VET CHROMA)’ 등 첨단의료장비는 물론 초음파영상진단장치, 혈액분석장치, 전자인식기, 환자감시기, 영상저장전송장치 등 의료 진단장비 사용도 확산 추세다.
동물병원의 엑스레이 장비 보유대수가 2014년 2125대에서 2018년에 2953대로 증가하는 등 의료기기를 갖춘 동물병원들의 증가는 국내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규모의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용 의료기기의 2011년~2013년 수출·국내 판매실적은 300억원 내외에 불과했지만 △2014년 489억원 △2015년 701억원 △2016년 824억원 △2017년 958억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1년~2017년 연평균성장율(CAGR) 22.7%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44.0%)이 내수(14.9%) 보다 2.95배 높아 해외진출도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기준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별 판매 실적은 △동물용 체외진단시약이 54.2%로 가장 높았고 △동물의료용 기구·기계 41.0% △동물전용의료기기가 3.8% △동물의료용품 1.0%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 중 판매율 상위 10개 품목은 △면역화학검사시약 △내장기능검사기기 △혈액검사기기 △주사기 △분자유전자진단시약 △X-ray 등으로 조사됐다.
△체외진단시약에서는 감염성·비감염성 질병 진단에 사용되는 면역화학검사시약, 분자유전자진단시약, 내분비물질검사시약 등이 높은 판매 비율을 보였다.
△동물의료용 기구·기계류는 내장기능검사기기(의료영상저장, 전송장치, 초음파영상진단장치, 환축감시장치 등), 혈액검사기기, 주사기,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 동물용의약품주입기, 개별용전기자극기, 검안기기 등의 순으로 판매 비율이 높았다.
△동물의료용품·동물전용의료기기는 표식용 및 헬스케어 기계·기구류, 동물 산과용 기구·기계류, 동물의료용 정형용품, 동물의료용 봉합사·결찰사 등으로 판매비율을 보였다. 또한 기구·기계류에서는 IT 기술에 기초한 의료영상저장장치,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등의 의료기기가, 체외진단시약은 감염성·비감염성 질병의 면역화학검사시약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치과 의료기기 해외시장 진출…항암제·치매치료약 시판 임박
첨단 의료기기의 신제품 출시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물용 영상장비·진단 솔루션 전문 기업 ‘우리엔’은 지난달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동물전용 치과 파노라마 장비인 ‘MyVet Pan i2D’를 선보였다. 사람의 치과 엑스레이 촬영과 같은 방식을 도입해 한 번의 촬영으로도 치아 전체의 파노라마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우리엔 관계자는 “‘MyVet Pan i2D’는 단 한 번, 20초 촬영으로 전체 치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며 “동물을 눕히고 한 번에 치아 촬영이 가능한 구조를 세계 최초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 “5분 이내의 진정 주사 하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해 마취에 대한 심리적·비용적 부담감을 줄였다”며 “간단한 촬영만으로 구강 내 비정상 구조와 병변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수의사가 치료계획을 수립하는데도 쉽다”고 설명했다.
우리엔은 우리나라에 이어 11월 유럽의 동물용 의료기기 전시회에 ‘MyVet Pan i2D’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세계 최대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고석빈 우리엔 대표는 “동물의 치과치료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맞춤 지원하는 장비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우리엔의 동물용 치과 파노라마 장비는 세상에 없던 컨셉으로 수의사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의 편의를 높이고 마취시간을 줄여 보호자와 동물, 동물병원까지 모두 만족하는 방법이다”며 “전 세계 병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펫팸족들이 반려동물의 질환치료에 적극 대처하면서 동물 의약품시장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동물약품 시장규모는 △2009년 4675억원 △2011년 5837억원 △2015년 6540억원에서 현재 1조2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판매 동물용 의약품은 △백신류인 생물학적제제(40.0%)와 △구충제, 합성향균제, 진드기구제약 등 향병원성약(32.3%)이 70%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비타민, 아미노산, 광물질 등 대사성 의약품이 8.5% △소독제, 방충제, 반려동물용제제 등 의약외품 7.0% △동물의료용 기구·기계, 체외진단용시약 등 의료용구·위생용품 3.4% △중추·자율·복합 신경계작용약 3.1%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내 벤처기업들이 동물용 신약개발에 나서면서 동물용 의약품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물용 DNA백신 개발기업인 ‘플럼라인생명과학’은 최근 반려견 항암 면역치료제 ‘PLS-D5000’의 반려견 임상을 신청했다. 이미 쥐와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 강력한 세포독성 반응과 종양 성장 지연, 생존율 상승 결과를 보인바 있다. 반려견 신부전에 의한 빈혈 치료제인 ‘PLS-D1000’은 미국에서 10살 이상 반려견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빈혈 개선을 위한 적혈구, 해마토크리팃, 헤모글로빈 수치가 증가했다.
신약개발업체 ‘GNT파마’는 현재 반려견 치매 치료제의 안전성과 약효를 검증하는 임상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해마루 동물병원, 충북대 동물의료센터 등이 임상에 참여중인 가운데 임상 완료 후 내년 시판을 계획중이다.
산업연구원 박지혜 연구원은 “1인가구의 증가, 고령화 등으로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삶의 동반자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가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이다”며 “의료분야 등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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