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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 부실행정 파문

장애인 앞세운 370억 혈세 체육센터 ‘총체적 부실’ 논란

공사 도중 돌연 사업변경…지자체 책임 떠넘기기에 시의회 반발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3-03 13: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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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시흥시 ‘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는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시민공동체 형성을 목적으로 조성된 체육센터다. 37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하지만 50m·8레인, 2층 관중석 규모의 수영장은 설계변경과 부실공사로 인해 시설사용이 연기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시흥시가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고가의 자동 수위조절장치를 도입한 배경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 ⓒ스카이데일리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대형 공공 체육센터 건설사업이 총체적 부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낭비될 위기에 처했다. 지자체의 변칙 공사계약, 깜깜이 설계변경, 공무원의 직무유기,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의혹 등 각종 논란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시(市)의회가 행정사무조사에 나선 상태다. 체육센터 완공을 기다렸던 시민들은 허탈하다는 반응과 함께 지자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애인 인권신장 앞세운 지자체 일방 추진 370억원 규모 체육센터 총체적 부실 논란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어울림체육센터)는 장애인 인권신장,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시민공동체 형성 등을 목적으로 조성된 체육센터다. 9560㎡ 부지에 연면적 1만3807㎡(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총 37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다목적체육관, 장애인체력단련실, 청소년문화의집, 키즈카페, 체력인증센터, 의무실 등 장애인·청소년은 물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시민들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졌다. 특히 전국 수영대회 경기가 가능한 50m 레인 8개, 2층 관중석 규모의 수영장이 어울림체육센터 내 들어서면서 그동안 인근 부천·안산 등에 위치한 수영장을 다녔던 수영인 동호회, 엘리트수영 학부모의 기대가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해당 체육센터는 기대와 달리 건설단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아 시흥시는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논란은 지난 2016년 수영장 수위조절장치 도입이 결정되면서 처음 불거졌다. 당초 시흥시는 어울림체육센터 수영장을 깊이 1.35m로 설계했지만 ‘스탠드 스타트 동작으로 입수할 경우 수심이 낮으면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목뼈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흥시수영연맹의 문제제기에 따라 수조 깊이를 1.8m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3억원의 예산으로 수동 수위조절장치를 설치해도 충분하다’는 수영연맹의 의견과 묵살하고 시흥시가 36억원 예산을 들여 네덜란드산(産) 자동 수위조절장치 설치와 설계변경을 강행하면서 각종 의혹들이 쏟아졌다. 특히 시흥시가 자동수위조절장치 설치 예산을 시의회로부터 승인받기 전인 2018년 4월 이미 설치 업체와 공사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가의 장치를 도입한 이유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수영장 중간에 벌크헤드(레인변경 가로막)가 들어서자 시흥시수영연맹·수영동호회 등 지역 수영인들로 구성된 ‘시흥시수영단체연합회’는 ‘50m 수영장을 25m 수영장 2개로 나눈 꼴’이라며 반발했다. 지난달 8일 수영장 아래층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시흥시와 시민 간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시민들은 시흥시의 무리한 설계변경의 부작용이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지난달 8일 시흥어울림센터 수영장 바로 아래층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경화(硬化)를 촉진하는 약품을 사용해 균열을 막는 방법으로 보수한 상태지만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구조물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지하주차장 누수 후 천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수영장 누수원인으로 안전마루 시공 후 시설에 단 차이가 생겼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전마루 시공과정에 앙카볼트를 사용하면서 방수층이 파손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전반적인 구조물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누수부분에 경화(硬化)를 촉진하는 약품을 사용해 균열을 막는 방법으로 보수한 상태다.
 
시흥시 “시의원들도 사전에 찬성한 내용” vs 시의회 “예산 문제로 반대했었다”
 
안준상 시흥시수영단체연합회 회장은 “당초 시흥시에 ‘수영인과 소통해 다양한 벤치마킹을 통해 수영장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며 여러 가지 제안을 했었다”며 “특히 다이빙 시 아이들의 사고방지를 위해 스타트 부분은 수심을 깊게 하고 나머지는 수심을 낮게 만드는 등의 제안을 했는데 갑자기 시흥시에서 자동 수심조절장치를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수위조절장치로 인해 수영장은 절반으로 잘라놓은 형태가 됐다. 25m 수영장 두 개가 생긴 꼴이다”며 “대회를 치를 때만 50m 레인으로 사용하고 평상시엔 25m레인으로 사용할 것이라면 왜 수십억원대의 자동 수위조절장치를 설치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시흥시는 수영장에 대해 대한수영연맹 2급 공인인증은 확정된 상태라고 홍보해 놓고 결국 2급 공인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2급 공인 수영장은 전국 규모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3급 공인수영장은 도(道)내 대회까지만 개최할 수 있다. 현재 시흥시는 3급 공인인증을 추진 중이다.
 
안 회장은 “시흥시는 자동 수위조절장치 관련 계약과정과 설계변경 과정에 대해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결정적으로 누수현상까지 발생함에 따라 결국 370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꼴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수영장 수조 재료가 당초 스테인레스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타일로 변경됐다”며 “누수 보수공사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시흥시수영단체연합회는 시의회에 △자동 수위조절장치 관련 설계변경 과정 △자동 수위조절장치 업체 수의계약 선정 △광주 남부대수영장의 자동수심조절장치 비용은 20억원대인데 반해 어울림체육센터 수영장은 30억원대인 점 등 정확한 비용 공개 △7대 시의회(2014년 7월~2018년 6월)에서 자동 수위조절장치 설치 예산이 무산됐음에도 2018년 4월 업체와 공사계약을 맺은 후 8대 시의회에서 예산 승인을 받은 경위 등에 대해 행정사무조사를 요구했다. 시의회는 지난달 27일부터 본격적인 사무조사에 들어갔다.
 
▲ 시흥시는 36억원의 예산을 들여 네덜란드산(産) 자동 수위조절장치 설치와 설계변경을 강행했다. 자동수위조절장치 설치로 인해 수영장 중간에 벌크헤드가 들어서면서 50m레인 수영장은 25m레인 수영장 2개로 바뀐 결과를 가져왔다. 사진은 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 내 수영장 모습 [사진=시흥시]
 
시흥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사업추진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설계변경 과정은 내부 자료인 만큼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시흥시 체육진흥과 최세민 팀장은 “자동수위조절장치로 인해 누수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누수발생과 관련해)기술자문도 받고 시공사하고 현장회의를 통해 누수에 대한 문제해결에 나선 상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자동수위조절장치 도입과 관련 “50m 레인 수영장은 수심 1.8m를 해야 공인인증을 받을 수 있고 ‘제대로 된 수영장을 만들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많았다”며 “종합적인 검토 결과 수심을 1.8m로 하면서 가변성과 융통성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동 수위조절장치가 맞겠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10월)8대 시의원들과 함께 자동 수위조절장치가 설치된 광주 남부대 수영장 견학을 가기도 했다”며 “시의원들이 ‘비용은 많이 들지만 그래도 이런 시설로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의회의 예산 승인 전 자동수위조절장치 공사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서는 “자동수위조절장치가 네델란드에서 제작하는 데다 한국으로 이동 시간, 현장설치 시간을 더하면 8개월~10개월 정도 소요되다 보니 (계약) 결정을 그 당시에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수영장의 조속한 보수·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수영장이 정상 가동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시의회는 ‘시의원들이 자동수위조절장치 도입을 찬성했다’는 시흥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송미희 의원(자치행정위원회 위원장)은 “광주 남부대학을 견학한 의원들은 모두 ‘자동 수위조절장치가 좋기는 하지만 비용이 너무 많아서 어렵겠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막상 돌아와서 보니 이미 설계변경 등이 다 끝나버린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일로 인해 시의원들이 화가 많이 났지만 예산을 통과시켜 줄 수밖에 없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자동수위조절장치를 포함해 전반적인 어울림체육센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번 행정사무조사는 단순히 수영장만 보는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처음과정부터 현재 누수까지 모두 들여다 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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