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홍대업 부장|조성우·배태용·정동현·이창현 기자]역사성이 높고 종로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꼽히는 낙원상가와 세운상가 등도 잘못된 정부의 정책과 더불어 우한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타격이 심하다.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악기전문 낙원상가 · 전자전문 세운상가, 변신 덕에 손님 늘다 다시 감소
낙원상가는 종로구 낙원동 일대에 위치한 악기 전문 상가다. 1969년 낙원동 시장을 재개발해 세운 초창기 주상복합 건물이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보조를 함께 해온 곳이다.
우리나라 음악산업과 함께 발전해 온 낙원상가는 1990년대까지 서울의 랜드마크로 불리기도 했다. 낙원상가의 특성상 많은 음악인이 이 곳을 방문했으며 유명 정치인들도 인근의 맛집을 찾아오기 일쑤였다. 특히 낙원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큰 호황을 맞기도 했다.
올해로 51돌을 맞은 낙원상가는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밴드음악이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낙원상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특히 종로 밖으로 다양한 도심이 형성됨으로써 종로를 찾는 사람들 자체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낙원상가는 악기전문 상가라는 특징과 낙원상가만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다시금 부활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낙원상가 상인들은 SNS를 통해 직접 ‘반려악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상가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상인들 차원에서 '고객 장벽 낮추기' 캠페인 등을 전개하며 고객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악기장인’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고정적인 고객 확보에 주력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낙원상가는 각종 공연과 영화, 전시 등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악기를 사러 온 고객들은 물론이고 일반인,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소로도 자리잡게 됐다.
이제 막 부활의 찬가를 부르기 시작한 낙원상가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우한코로나 사태로 또 다시 침체기에 들어섰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공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우한코로나 사태의 확산으로 그나마 이어지던 마니아층 고객들의 발걸음조차 뜸해진 것이다.
실제로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월 낙원상가와 세운상가를 비롯한 인근지역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7만6160명이었다. 이후 작년 3월 다양한 마케팅을 벌인 결과 낙원상가와 세운상가를 비롯한 인근지역 유동인구는 지난해 최고 수치인 7만9552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구나 경기가 나빠진 지난해 말부터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했고, 올해 1월에는 작년 1월보다도 확연히 적은 5만4675명으로 떨어졌다. 1년 간 최저 유동인구를 기록한 것이다.
20년 넘게 악기 상점을 운영한 박정호 씨 (58)는 “최근에는 악기를 사러오는 손님들이 없어서 가게 임대료 내기에도 벅찬 상황이다”며 “경기 침체와 코로나 여파로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며 “이러다가 영업을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된다”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세계의 기운이 모이다’라는 뜻의 세운상가는 1968년 국내 최초의 종합전자상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탄생했다. 세운상가는 판교가 그 이름을 갖기 이전에 ‘한국의 실리콘벨리’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TG삼보컴퓨터, 한글과컴퓨터, 코맥스도 이 곳에서 시작했다.
과거 세운상가는 전자제품의 메카로 자리잡으며 크게 부흥했다. 특히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인 세운상가에는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거주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강남 개발 및 종로 외곽지역 개발로 쇠퇴기를 맞게 됐고 특히 용산전자상가가 등장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래서 1979년 세운상가의 첫 재계발 계획이 추진되기도 했다.
세운상가는 쇠락한 상가라는 평가를 넘어 도시의 흉물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이후 세운상가는 ‘다시세운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으며 최근에는 창작·인쇄·스타트업의 메카로 다시금 부활의 날개를 폈다.
특히 새로운 모습의 세운상가는 공중보행교인 다시세운보행교, 남산·종묘 등 도심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서울옥상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등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세운상가 역시 제대로 부활의 날개를 펼치기 전 심각한 경기 침체와 우한코로나라는 악재와 직면했다.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소상공인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세운상가 일대는 수시로 바뀌는 부동산 정책 때문에 주인과 세입자 모두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작년 1월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5220명으로 과거에 비해 저조했다. 이후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작년 6월에는 7415명까지 유동인구가 늘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감소 추세를 면치 못했으며 올해 1월은 4833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작년 1월보다 적은 숫자다.
30년이 넘게 세운상가에서 전자상점을 운영하는 김미자 씨(65·여)는 “35년 전에는 지금보다 많이 바빴다”며 “경기 침체로 장사가 안 돼도 너무 안 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김 씨는 “자꾸 바뀌는 부동산 정책으로 세입자인 저도 불안한 상황이다”며 “우한코로나 때문에 손님까지 끊긴 상황이라서 매달 내야하는 임대료가 걱정이다”고 푸념했다.
인사동, 주말에도 찾는 사람 적어… 창덕궁, 관람객 작년 10분의 1로 줄어
심각한 경기 침체와 우한코로나 사태로 종로지역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고궁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었다. 실제로 문화재청 궁능 유적본부는 지난달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 조선왕릉 전체 관람객이 32만311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2.7%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창덕궁 관리자는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창덕궁의 작년 하루 평균 관광객 수는 8000명 수준이었는데 최근 창덕궁을 찾는 관람객은 하루 평균 800명 정도로 작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도 경제가 나빠 관람객이 많이 줄었는데 올해는 우한코로나 여파로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창덕궁 옆에 위치한 종로구의 대표 관광 명소인 인사동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인사동의 경우 우리나라 전통과 관련한 관광상품들을 많이 팔아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이자 젊은 층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실제로 작년 1월 인사동 문화의거리 일대를 찾은 유동인구는 하루 5961명이었으나 작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1월은 4733명으로 줄었다.
인사동에서 5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박영호 씨(52)는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및 경제 정책으로 상인들이 많이 힘든 상황이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손님들이 많이 줄었고, 최근엔 우한코로나 여파로 그나마 오던 손님들마저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평일에 손님이 적어도 주말엔 많이 찾아왔는데 지금은 평일엔 아예 손님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고 주말에도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자영업자로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다. 이러다가 임대료를 내지 못해 매장 폐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지난해 완만한 상승곡선을 유지했던 관광산업이 올해 들어 우한코로나 때문에 소비·여가 활동이 위축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관광업계의 피해 상황을 잘 살피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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