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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61>]-동물 잔혹범죄 연쇄 발생

포항·마산·관악·마포 그리고…동물 절단범죄 공포 확산

범행장소 인근 거주자 추정·주민 불안감 높아져

“인명범죄로 확산 우려, 중범죄로 처벌해야”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27 00: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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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에서는 최근 약 10일 간격을 두고 고양이 사체 3구가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현장 주변에 CCTV가 없는 경우가 많아, 범인은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인근 거주자일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위)과 지난 4일(아래) 발견된 고양이 절단 사체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지난 4월 경북포항 한동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잔혹살해 사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들어 서울에서 고양이 신체일부가 잔혹하게 훼손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범행수법으로 미뤄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사이코패스)을 앓고 있거나, 동물해부에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춘 자 등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수사에 나선 경찰조차 아직 특정 단서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범인의 거주지가 고양이 사체발견 장소 인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동물학대는 물론 잔혹한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동물학대를 중범죄로 다루는 서구국가 수준으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범인, 동물해부 지식 갖춰·칼솜씨 예리…경찰, 단서 못 찾아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권단체들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서는 최근 약 10일 간격을 두고 고양이 사체 3구가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마포구 도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새끼 고양이의 꼬리가 잘려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사체는 2시간 뒤 다리가 잘려지고, 하반신은 없는, 내장도 파헤쳐진 상태로 발견됐다.
 
8일 뒤인 같은 달 27일 서교동 성미산로 한 상가 옆에서 머리, 왼쪽 앞다리, 오른쪽 앞다리, 하복부와 뒷다리 등 총 4토막으로 조각조각 절단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혈액도 깨끗이 닦인 상태였다.
 
특이점은 절단된 면의 피부가 예리한 도구로 잘려 있고, 뼈는 외부 충격에 의해 부러뜨려졌다는 점이다. 상복부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체를 토막 내 혈액을 닦아내고, 누구든 볼 수 있는 곳에 던져둔 행위로 미뤄 살해범은 자신의 학대 행위를 감추기 보다는 불특정 다수에게 학대 행위를 보이려는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4일에는 직선거리로 1km 남짓 떨어진 곳에서 새끼 고양이의 잘린 머리가 추가 발견됐다. 성미산로에서 일어난 범죄처럼 살해 후 사체를 훼손해 잘 보이는 장소에 뒀다는 점에서 동일범 소행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사건 현장 주변에 CCTV가 없는 경우가 많아, 범인은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인근 거주자일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마포경찰서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강력팀 수사관들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20일 넘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카라는 사건현장에 목격자 제보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은 상태다. 최민경 활동가는 “카라는 말 못하고 약한 존재를 살해하고 토막 내는 엽기적 행위의 범죄자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며 “학대 살해범을 찾아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신사동 주택가에서 얼굴 한쪽이 으스러지고, 오른쪽 뒷다리가 잘린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앞선 22일에는 관악구 난곡동 한 공터에서 배가 갈라진 상태로 길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임신 중이던 고양이 뱃속의 새끼들은 밖으로 꺼내져 있었고 장기들도 드러난 상태였다. 관악경찰서 역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주변 CCTV가 없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마포경찰서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강력팀 수사관들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20일 넘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물권단체 카라는 사건현장에 목격자 제보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은 상태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한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수의사 자문결과 범인이 의도적으로 사체를 훼손한 것으로, 절단모양이나 장기훼손 상태를 보면 해부학에 대해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CCTV가 없는 곳을 골라 사체를 유기한 것으로 봐 사체발견 장소 인근 지리에 밝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범인이 인근 거주자로 추정되면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한 한 주민은 심한 두려움에 싸여있다”며 “이번 사건들은 고양이 살해 목적이 분명한 만큼, 범인이 사람을 해하는 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이 전담팀을 꾸렸다는 것은 이번 사건들을 매우 중대한 범죄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잔혹한 동물 살해방법을 봤을 때,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확산될 소지가 큰 만큼, 조속히 용의자를 검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늘고 있는 동물에 대한 잔혹한 학대와 살해 범죄는 이뿐 만이 아니다. 동물권단체 카라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에서는 한 가게 안으로 들어온 고양이를 상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고양이 목을 올가미에 묶고, 입과 얼굴부위를 금속 재질 집게로 자극하며, 고양이를 종이 상자에 짓이겨 집어넣은 일이 일어났다.
 
상자에 담겨진 고양이는 청계천 영도교 다리 위에 버려졌고, 상자에서 빠져나와 청계천 난간에 매달려 있던 고양이는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16일 혜화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이들 남성들은 “덩치 큰 고양이가 계속 으르렁대 너무 무서웠다”, “가게 밖에서 바로 풀어주려고 했지만 다른 가게로 다시 들어갈 까봐 박스에 담아 청계천에 방사했다”며 동물학대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범죄 잔혹·인명범죄 이어질 가능성 높아…“국내 처벌 솜방망이·중범죄로 다뤄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한 주택가에서 가위로 잘린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고양이 발 여러 개가 발견돼 수사에 나섰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동물을 굶기고 학대한 혐의로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 운영자 등 2명을 조사 중이다. 이들은 모 국립대 수의학과 학생들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앞발이 절단된 고양이, 태반에 쌓인 고양이 태아 사체 5구, 날카로운 것으로 잘린 성묘의 귀 2쪽, 6m 나무에 와이어로 목매달려 죽은 고양이 사체가 연이어 발견됐다.  ‘고양이 먹이를 주지말라’는 협박문까지 발견됐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4월 충남 천안시 한 아파트에서 훼손된 새끼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지만 범인은 잡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 처리됐다.
 
동물 학대 범죄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원은 △2014년 262명 △2015년 264명에서 △2016년 331명에서 △2017년 459명 △2018년 592명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973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최근 5년 간 전국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600명 중 구속 건은 3명에 그쳤다.
 
특히 최근 들어 동물학대범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등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지만, 자칫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 지난 3월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와이어에 묶여 6m 높이로 나무에 매달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사진=케어]
 
지난 1월 수원지법은 화성시 주택가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수차례 바닥에 내리치거나 주목으로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잔인한 수법으로 죽인 50대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019년 11월 서울서부지법은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 '자두'를 숨지게 한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길 잃은 강아지를 한 주차장에서 잔혹하게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8월이 선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물학대 피의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동물권단체들의 지적이다. 동물보호법 개정에 따라 내년 3월부터 동물을 학대해 죽이면, 현재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되지만 피의자 대다수가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실정이어서 처벌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잔인한 방법의 동물학대 범죄는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동물학대가 범죄라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물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는, 현행법에 동물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도 주요 원인인 만큼 무엇보다 현행법이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죄책감 없는 동물학대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며 “해외와 같이 중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4월 27일~5월 22일 시민 2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동물학대 영상을 본적이 있다고 답했다.
 
영상 속 동물 학대의 유형은 △신체적·물리적 폭력(73%) △비정상적인 돌봄(66%) △유기, 투견 등의 불법행위(41%) △언어적·정신적 폭력(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미디어 동물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물학대 처벌 강화(65%) △동물 학대 범위 확대(13%) △공교육 내 동물권 교육 의무화(9%)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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