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문용균 팀장|오주한·오창영 기자]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대학 졸업생 취업기회 박탈이라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발 기회불평등 논란이 대학 캠퍼스로 옮겨 붙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연세대 대학원 입시부정 의혹부터 최근 연세대 모 교수의 딸 특혜 논란까지 터지면서 대학가 여론은 들끓고 있다.
대학생들은 입을 모아 평등·공정 등을 약속한 문재인정부 출범 후 심화되는 사회 내 기회불평등 기조를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자유시장의 기본 원칙인 기회의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세대학교 2학년 정시우 씨(29)는 “청년들의 상식은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신 따라 교육자격 부여하는 북한과 교수 자녀 특혜비리 판치는 한국 뭐가 다른가”
평양 출신 탈북민으로서 교육의 자유를 찾아 수년 전 한국에 왔다는 정 씨는 앞서 14일 연세대가 발표한 A교수의 딸 특혜 사건에 대해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말이 안 된다. 북한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A교수는 2017년 2학기 회계 관련 강의를 맡으면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던 대학생 딸에게 수강을 권유한 것은 물론 딸에게 A+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A교수는 성적 산출자료를 따로 보관하지 않는 등 비리가 드러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교수 B씨는 대학원 시험에서 동료 교수 6명과 모의해 정량평가에서 9위였던 자신의 딸을 서류심사 5위로 끌어올려 구술시험 기회를 부여했다. 그는 딸에게 구술시험 점수 100점 만점을 주었고 서류심사를 1, 2위로 통과한 지원자 2명은 구술시험 점수를 각각 47점, 63점으로 부당하게 낮게 받았다. 결국 B교수의 딸은 최종합격했다.
정 씨는 탈북민으로서 기대가 컸던 한국 사회의 숨겨진 민낯에 실망이 크다고 했다. 북한에서 가장 실망했던 일들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씨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아무리 학습능력이 좋고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출신’이 좋지 않으면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가 박탈된다. 그런 북한과 소위 ‘부모찬스’가 있는 남한이 다를 게 무엇이냐는 게 정 씨의 지적이다.
정 씨는 “인국공 사태를 보면서 한국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상대적으로 덜 노력한 자가 노력한 자의 4년의 결실을 가져간다는 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시하는 기회평등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기회불평등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졸업생 김지혜 씨(29·가명)도 과거 재학 시절 학내에서 기회불평등을 목격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모 중견기업 사장의 아들 C씨는 입학 경로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학업태도가 성실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그는 아무런 제재도 없이 높은 학점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부친의 기업에서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한때 문 대통령의 열성지지자였다”며 “그런데 조국 사태를 본 이후 문 대통령이 약속한 불평등 해소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결과의 평등만 중시하다 보니 노력하는 이들의 몫은 더욱 작아졌다”고 토로했다.
조국사태 이후 확산되는 대학가 반발 여론 “교육특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조국 사태 이후 대학가 캠퍼스를 중심으로 전시행정이 아닌 현실적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앞서 신성민 서울대 사범대 학생회장은 교내 행정관 앞 기자회견에서 “교육은 계층의 사다리가 돼야 한다”며 “학벌이나 인맥,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누리는 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도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등에서는 교육불평등 주된 원인으로 현 정부의 ‘전시행정’을 꼽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올해 4월 21대 총선 후보 지원방문에서 “지금 정부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고 자랑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효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례로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려는데 교실에서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 온라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결국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을 가지고 하나의 선전효과를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고 비판했다.
결국 정부는 뒤늦게 2022년까지 전국 초·중·고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14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에서 와이파이 설치 및 낡은 PC·노트북 20만대 교체,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1200곳의 교육용 태블릿PC 24만대 지원책을 내놨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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