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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문용균 팀장|오주한·이창현·오창영 기자] 내년 4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의 새 리더를 뽑는 선거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야 중 누가 승자가 될지 여론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독주체제를 이어갈지, 국민의힘이 열세를 딛고 역전홈런을 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여러모로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이 서울에서 거둔 성적은 참담했다. 민주당에게 시장 및 서초구를 제외한 기초자치단체장을 빼앗긴 것은 물론 의회 의석도 상당수 내줬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서울시의회 109석 중 국민의힘 의석은 단 6석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20대의 젊은 나이에 광역의원으로 선출돼 기울어진 운동장의 수평화를 위해 달리는 인물이 있다. 운영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명 서울시의원(29·비례대표)이 주인공이다.
서울교육청 혈세낭비 근절 앞장… “국외연수 규정 더 엄격히 수정했죠”
여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20대의 젊은 나이로 서울시의회에 입성해 파란을 일으켰다. 여 의원의 역대 최연소 서울시의원 당선은 정치권 신·구세대 교체의 신호탄을 알린 일대 사건이었다. 어린 시절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그가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기성정치인들의 ‘내로남불’이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한 386세대의 위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버지가 역사를 전공하시고 국회에서 국방 분야 보좌진을 해오셨어요. 자연스레 정치나 역사적인 것, 통일 준비 등을 다루는 사람을 막연히 꿈꿨죠. 어렸을 때는 중국의 역사왜곡을 막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것은 외교의 문제, 나아가 국력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죠. 자라면서 조금 더 통일 준비의 문제, 기회 평등의 정책 등에 관심이 가면서 정치 쪽으로 장래희망이 좁혀졌어요. 물론 이렇게 어린 나이에 광역의원으로 일을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죠.”
“예전엔 기자나 연구직 등의 직업을 가질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대학생 때 보수주의 대학생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지금 우리 사회의 병폐는 문화, 역사, 교육, 노동, 사법 분야에서 기득권이 돼 버린 386권력층 때문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죠. ‘용이 돼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파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는 갖은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는 조국 전 장관, ‘추다르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정의의 투사쯤으로 떠받들어졌지만 아들 병역특혜 의혹을 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죠.”
“이후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신념하에 이념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단체 최초로 여성 회장도 했죠. 그런데 대학 졸업 후 시장경제연구소에 재직하던 당시 탄핵사태 등 일련의 과정을 겪고 2017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의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현실정치에 뛰어들게 됐어요.”
여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조례안 중 가장 손에 꼽을 만한 조례안을 묻자 서울시교육청 교육공무원 및 교사들의 국외연수 규정을 보다 엄격히 수정한 조례안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세금낭비를 줄이고 방만한 시정을 바로잡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실제 여 의원이 발의해 3월 본회의를 통과한 ‘서울특별시 교육감 소속 공무원의 공무 국외여행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은 서울시교육청의 기강해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 의원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진행된 서울교육청 행정 사무감사 당시 혁신학교 소속 교사들이 실제 목적과 다르게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다. 느슨한 일정에 비해 과도한 혈세가 쓰이고 심지어 현지에서 와인파티까지 벌였다.
이에 여 의원은 공무원의 공무국회여행 절차를 강화하는 입법을 발의했고 법안은 서울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개정된 조례안은 공무국외여행 계획서 제출 시 반드시 사전에 전문가 간담회를 열도록 하고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 7명 중 6명을 외부위원으로 구성토록 해 혈세 남용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원순 성폭력 의혹 진상규명 필수… 차기 시장은 시정에 집중하는 인물이어야”
여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의혹 진상규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7월 8일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성폭력 혐의로 피소되자 이튿날 자취를 감췄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달 여 의원은 국회의원인 김정재·양금희·서범수·전주혜·황보승희 의원 및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과 함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해당 특위는 박 전 시장을 포함한 권력형 성폭력 사건들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2차 가해가 더 심각하다고 봐요. ‘피해주장여성’ 같은 용어들과 민주당 극렬지지자들의 신상털이, 그리고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자체 및 성대한 장례식과 영웅 만들기 등이 피해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겼다고 봐요.”
현재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마녀사냥이 자행되고 있다. 신상털이는 물론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의 경우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나 ‘피해고소인’으로 지칭하면서 박 전 시장의 가해 혐의를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해 “좌파 시민운동계의 거미줄같이 촘촘한 생태계 구축, 그러나 국가 전체에서 보기엔 소꿉장난 같은 시정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당헌을 깨고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에 사고 친 지역에는 재보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내용이 민주당이 잘하는 쇼잉의 하나라고 봤기 때문에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어요. 애초에 해당 당헌·당규 자체가 참 후진국스러운 발상이에요. 개인 일탈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기들을 대표할 정치인에게 투표할 수 없게 되는 거잖아요.”
여 의원은 차기 서울시장에게 요구되는 자질로는 ‘시정에 집중할 수 있는 인물’을 꼽았다. 서울시장을 대선행 티켓쯤으로 여기는 시선이 적지 않은 가운데 ‘잃어버린 10년’을 바로잡을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여야 의석 배분율 등) 서울시의회 구도와 서울시민의 성향상 대선 전까지만 이라도 갈등지향적 정치보다는 협치를 내세우며 최대한 ‘일하는 서울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또한 서울시장을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길 사람이 아닌, 재선·삼선을 바라보고서 박 전 시장의 지난 10년의 실정을 바로잡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어야 하겠죠.”
“서울시장 이후 바로 대선을 바라보는 분이 오시면 우리 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에 대한 심판 차원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준 서울시민들에게 또다시 실망을 주게 될 뿐일 거예요. 메트로폴리스를 지향해야 할 서울이 지난 10년 간 망가진 것을 되돌리려면 8년도 모자라죠.”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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