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직 대통령 대리사과는 월권(越權)…차기 당권·대권 염두했나” 분분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혁신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상식적으로 사과는 당사자를 대신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김 위원장이 사과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를 탄생시킨 장본인이지 않나”며 “모든 국정이 파탄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정부 탄생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전직 대통령들이 단순히 형사처벌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사과를 한 것 같은데 김 위원장이 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사과는 보수가 정권을 빼앗긴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에서 우러나오는 사과가 아니라 임기응변식, 정치공학적 사과라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당사자가 아닌 김 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무엇 때문에 사과를 하는 것이냐”며 “자신의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위원장의 이러한 사과와 그간의 좌클릭 행보는 오히려 보수진영을 분열시킬 우려가 크다”며 “특히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차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의 응집력을 더욱 약화시킬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김종인은 트로이 목마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왜, 김종인이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을 당해서 징역 20년을 받고 3년 10개월째 감옥에 갇혀있다”며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비리도 아닌 가족회사 다스의 소유 문제로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혀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는 “김종인의 사과성명은 인간이면 해서 안 될 짓이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위한 이적행위, 전직 대통령을 다시 죽이는 반인도적 패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죽여 김정은에 바치는 반역행위 등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직후 당 대표를 맡았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직후 자신의 SNS에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세모정국이다”며 “탄핵 사과는 지난 대선 때 인명진 위원장도 포괄적으로 했고 나도 임진각에서 한바 있 다. 이번 사과는 대표성도 없고 뜬금없는 사과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이날 성명을 통해 “참으로 통탄스럽고 치솟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며 “김 비대위원장과 탄핵 배신자들은 불법 탄핵에 대해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들의 알량한 권력을 위해 배신을 밥 먹듯 하는 김종인과 탄핵 배신자들은 부끄러운지 알아야 한다”며 “김종인의 사과는 정의와 진실을 바라는 국민을 속이는 쇼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직 대통령 사과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권력 욕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소장은 “정치에서 마키아벨리적 요소는 배제할 수 없다. 젊든, 늙든 누구나 큰 꿈을 꾸기 마련이다”며 “김 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사죄하는 등의 행보를 보면 대권에 대한 욕심이 비춰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 원장 역시 “사과를 통해 친이, 친박 세력을 몰아내고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비춰진다. 그렇기에 홍준표 의원 등의 복당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를 발판으로 당권 혹은 대권에 도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진의원·지지층 반발에도 결국 대리사과…‘개조와 쇄신’ 직접 주도 시사
김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 의지를 밝혀왔다. 당초 박 전 대통령 탄핵일인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려 했으나 당내 반발로 인해 연기했고 이후 13일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려했으나 필리버스터 국면으로 인해 또 연기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공동 경영의 책임과 의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게 된다”며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기도 하다. 저희 당은 당시 집권여당으로 그러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직접 당의 개조와 인적 쇄신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그는 “쌓여온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정당정치의 양대 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함께 무너진다는 각오로써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으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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