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변창흠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 내정자의 발언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굳이 자기 집을 꼭 소유하지 않고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잘 만들어야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 내정자도 “역설적으로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여론 안팎에선 부동산 정책 실패로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발언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부동산 업계 내부에서는 비판을 넘어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변 내정자의 과거 발언을 염두했을 때 그가 장관이 된다면 反(반)시장 기조가 더욱 강화돼 사실상 부동산 정책이 사회주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 국민 울린 반시장 정책 두고 ‘제일 잘한다’ 호평…“국토부장관 후보자 괜찮을까”
변창흠 내정자가 국토부장관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청와대가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 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달 28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 뒤에도 청문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국민적 반대 여론이 극심하지 않은 이상 어떤 방식으로든 변 내정자의 장관 취임은 기정사실화인 셈이다. 이에 야당에선 변 내정자에 대한 자질 검증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국토부장관으로서의 전문성과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인식 등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변 내정자는 국가 부동산 정책 수립과 시행의 총책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변 내정자는 최근 정부·여당이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영끌 대출’의 수혜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국회 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변 후보자가 해당 아파트 매매가의 57%에 달하는 3억원 가량을 카드사에서 대출받았다고 주장했다. 더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이 아닌 여신금융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영끌 매수를 몸소 실천했던 분이 과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적절한가 의문이다”고 말했다.
변 내정자는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과거 발언으로도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평소 그의 인식에서 비롯된 발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부동산 시장의 대혼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변 내정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신분으로 출석한 국감 자리에서 현 정부 주택정책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낫다. 제일 잘한다”, “성적으로 중상(中上) 이상은 된다” 등 민심과 동 떨어진 반응을 내놔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최악의 전세난을 낳은 ‘임대차 3법’에 대해선 “가격 상승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주거복지 측면에서도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부동산 상승기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종 언론 인터뷰와 기고문 등을 통해서도 “수도권 공급 부족 주장은 실체가 없는 심리적 우려로 주택시장 참여자들의 착각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 내정자가 이러한 인식을 공직에 몸담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그는 앞서 세종대 교수 시절 ‘불로소득의 환수와 토지 공개념’ 논문에서 “토지 소유권 보장을 전제로 한 보유세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13년 4월 3일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한 ‘부동산 공공성 확보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규제, 자기거주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의 임대주택화, 환매조건부 주택의 도입,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그의 주장은 민주당의 입장으로 채택되진 못했다.
변 내정자는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 5(노무현 시대의 명암)이란 책을 통해서도 “서울의 도시 정책이 상업적 개발을 부추기는 개발주의자들의 압력에 굴복되기 직전이다”며 “상업적 개발 때문에 축출되는 서민 그리고 뉴타운이라는 ’계획적 난개발‘로 잃어버리게 될 서울시의 삶의 질이고 미래이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 “장관 내정자 뇌리에 뿌리 깊게 박힌 사회주의 인식…현실도입 가능성 우려”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그동안 뚜렷한 색깔을 내비쳤던 변 내정자가 자신의 인식을 현실에 반영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그동안 시장주의와 반대의 견해를 내비쳤던 만큼 지금보다 한층 더 시장을 옥죌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만약 반시장 정책 기조가 강화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부활한다”며 “관련 법안들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토지임대부 주택은 5년 만에 부활한 것이지만 주택에 환매조건을 의무화했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 이후 토지공개념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변 후보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6년까지로 주장했던 사람이다”며 “정권이 끝날 때까지 한계는 있겠지만 시장을 막아설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택시장은 매매·전세 가리지 않고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3기신도시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데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비슷한 개념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덜 하도록 하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가계·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의 원리가 외면 받을 것이다”며 “공공이 나서 중산층이 원하는 주택을 만든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해도 반발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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