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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文정권 비선실세 의혹 파문
정권기획부터 인사까지…文정부판 국정농단 ‘사실일까 아닐까’
김용민 “검찰총장 임명 전 양정철·주진우, 윤석열과 회동”
심재철 “양정철·친문대모 현 정권 기획, 결정적 증거 있다”
관련자들 의혹 선긋기에 ‘공수처 1호 사건 될까’ 기대감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24 13:27:00
▲ 범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주장으로부터 시작된 문재인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이 커지고 있다. 비선실세로 지목되는 인물은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사진)이다. 양 원장 등 관련자들은 비선실세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정부 붕괴의 결정적 계기가 비선실세 의혹이 현 문재인정부에서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대신 다른 사람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면접을 봤다는 것이 의혹의 불씨를 당겼다. 현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다.
 
“靑 공식직함도 없는 사람들이 검찰총장 예비면접 봤나”
 
“과거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 씨가 양정철 씨와 회동할 무렵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 주 기자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총 4명이 있었던 이 자리에서 주 기자는 윤 씨에게 ‘형’으로 호칭하며 양 씨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
 
지난 3일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주장이다. 김 이사장은 주 기자, 방송인 김어준 등과 함께 지난 대선에서 활동하며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여론 확산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이사장은 주 기자가 윤 총장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해당 내용을 게시했다. 그는 “윤석열의 이익을 대변한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라”고 주 기자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 주 기자 등이 사실상 대통령 대신 검찰총장 면접을 본 것이나 다름없다며 현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특히 양 원장은 전해철 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이른바 ‘3철’로 불리면서 오래 전부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기 때문에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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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5일 “나꼼수(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3인방이 서로 물어뜯고 권력투쟁하는 건 제게 놀랍지 않고 관심도 없다”며 “그들의 이전투구에서 그들도 모르게 국정농단 단초가 드러난 건 흥미로운 일이다”고 밝혔다.
 
▲ 과거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의 이유로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을 꼽았다. 이에 문재인정부에서의 비선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 여권 인사들도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그는 “주 기자가 윤 총장, 양정철을 만난 자리에서 충성맹세 운운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대통령 인사와 관련해 공식직함도 없는 사람들이 검찰총장 예비면접을 본 건가”라며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판박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 죄질이 나쁜 건 최순실의 인사 개입보다 훨씬 센 검찰총장 인사에 개입돼 있다는 점이다”며 “김 이사장이 주 기자를 쳐내기 위해 꺼내든 칼이 의도치 않게 양정철과 나꼼수의 국정농단을 확인해 준 셈이다. 양정철과 주 기자가 그 자리에 왜 갔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3월 민주당이 비례정당 협상에 나섰던 정치개혁연합의 하승수 집행위원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양 원장이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이낙연 민주당 대표)보다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게 현실이다”며 “이낙연보다 양정철이 센 게 말이 되나”라고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민주당과 공식 라인으로 소통할 때는 연합정당 명칭을 민주녹색미래당처럼 참여 정당명을 병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시민을 위하여’와 손잡은 후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했다”며 “위성정당임을 더 강조하기 위해 양 원장 주도 비선라인이 이렇게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심재철 “현 정권 움직이는 것은 文대통령 아닌 비선실세들…의혹 입증할 증거 있어”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도 ‘양정철 비선실세설’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양 원장, 친문 대모(大母)격인 W리조트의 김모 회장 등 비선실세들로부터 기획됐다”며 “과거 정권을 뛰어넘는 문재인정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전 대표는 “일례로 과거 야인이었던 양 원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윤모 총경에게 심부름을 시켰고 윤 총경은 (김 회장 동업자인) 신모 씨에게 상세히 보고하기도 했다. 한 청와대 행정관은 김 회장 명을 받아 움직였다”며 “양 원장은 김 회장을 독대해 청탁받고 또 김 회장 동업자인 신 씨로부터도 청탁받고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사진)는 작년 9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헌정농단 文 정권 심판’이 적힌 피켓을 들고 ‘조국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시 정권 항의 차원에서 삭발했던 그는 비선실세 의혹을 입증할 다수 녹음파일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심재철 전 원내대표]
 
W병원 회장 전 부인인 김 회장은 2012년 W병원에 대한 산업은행의 1400억원 특혜대출 의혹 등에 연루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친문 3대 게이트’로 꼽히며 양 원장 개입설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연관성이 있는 김 회장, 양 원장 등이 공모해 국정을 좌지우지한다는 게 심 전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비선실세인 김 회장이 들어오면 앉아있던 문 대통령이 일어나 인사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며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운할 정도로 대통령과 양 원장이 각별하다. 일개 행정관이 서면신청 절차도 없이 보안규칙을 어기며 대통령 내실에 출입해 음주 중인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심 전 대표는 올해 4월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의혹 증거로 윤 총경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양 원장, 김 회장, 주 기자 등 관련자들은 비선 의혹을 강력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의 출범 시기에 맞춰 해당 사안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심 전 대표는 “공개한 녹음파일은 제보 받은 자료의 극히 일부다”며 “향후 문재인 정권 실세들 태도를 지켜보며 추가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선 김 이사장의 게시글에서 비롯된 비선실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근혜정부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헌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이러한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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