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연초부터 불거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국민 모두가 불안과 걱정 속에 한해를 보냈다. 그나마 영국·미국·캐나다 등 해외 선진국들은 물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도 연말을 기점으로 일제히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 여부조차 불투명해 국민적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새해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다수의 시민들은 코로나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1차원적 대처 보다는 백신, 치료제 등 보다 근본적인 방역 대책이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일부 시민은 새해 소망으로 정부의 방역대책 전환에 따른 코로나 사태 진정을 꼽기도 했다.
현실 동떨어진 정부 코로나 대응에 지친 시민들…“전염병이 아니라 방역 때문에 죽을 맛”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에 나서는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미국·영국 등의 선진국 뿐 아니라 카타르·멕시코·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에콰도르·오만·이스라엘·코스타리카·쿠웨이트·칠레·파나마 등 중·후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들도 코로나 백신을 승인하거나 긴급사용을 허가하면서 본격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가 경제력 수준과 관계없이 세계 각국은 코로나 백신 확보와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GDP 12위로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른 우리나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 계획은커녕 백신 확보 단계에서 조차 속 시원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면서 코로나 고통을 1년 더 겪는 것 아니냐는 절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곽정애(57·여·가명) 씨는 “다른 나라들은 이미 접종 시작했는데 우리는 이제야 협상한다고 마치 자랑하듯 알리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같은 우리보다 후진국 나라들도 백신 접종한다는데 우리 정부가 정말로 코로나를 종식시킬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백신 효과를 최대한 고려하기 위해 심사숙고한다고 하는데 확보도 못한 상황에서 그런말 하는것 자체가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K방역이란 부질없는 마술에 (국민이) 놀아났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발 새해에는 한심한 코로나방역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국내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은 K방역을 가장한 정치방역에 가깝다”며 “정부가 국민에게 겁만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 올해 4월 지방자치선거가 있을 때까지 이런 방식으로 코로나에 대한 공포를 이어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귀띔했다.
의료계 “구체적인 인도시기 없이 확보·예정 소식만 전하는 계획은 사실상 공수표”
늦장 백신 도입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자 수세에 몰린 정부는 지난해 12월24일 얀센·화이자와 각각 600만명분, 1000만명분의 코로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에 더해 현재까지 2600만명분의 백신 추가 계약을 완료했다며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어 같은 달 28일 정부는 또 한 차례 “문 대통령이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와의 화상통화에서 모더나가 한국에 2000만명분의 백신을 공급한다는 데 합의했고 연내(지난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올해 2~3월, 얀센은 2분기, 화이자는 3분기 등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은 아직 계약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접종 계획부터 발표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마치 백신 계약이 완료된 것처럼 인식하게끔 하는 ‘일종의 착각유도’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국민의 수준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이태원에 거주하는 박성준(29) 씨는 “이미 영국·미국 등 선진국 및 심지어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뒤에 있는 나라들조차 백신을 접종하는 상황에서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새해에는 전 국민에게 피해만 주는 유명무실한 정책보다 백신, 치료제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실상 백신확보는 실패한 것이다. 충분한 백신을 확보했다, 계획했다 등의 말만 있지 도대체 언제 도입돼 접종이 시작되는 지 등은 불확실한 상황이다”며 “구체적인 백신 인도시기조차 모른다면 백신 물량 확보에 대한 정부의 선언은 공수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백신확보의 선제적 모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은 백신확보 했는데 왜 천천히 맞느냐’는 얘기가 있는데 일본의 경우 백신 확보는 과감하게 접종은 천천히 국민들과 상의해가면서 하겠다는 전략이다”면서 “사망률을 낮추는 목적인지, 감염 확산 차단의 목적으로 접종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지 등 접종전략을 어떻게 모델링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감염자 10~20%만 백신 접종을 해도 추가 감염은 대부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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