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확산세가 다시 증가할 경우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코로나19 백신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백신도입 시기별 시나리오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경연은 듀크 글로벌 보건혁신센터가 운영하는 리서치 전문기관의 코로나19 전망을 참고해 감염 재생산지수(1명의 환자가 전파하는 숫자)와 백신 도입 시기에 따른 4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또 글로벌 CGE 모형을 이용해 시나리오별로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4가지 시나리오 중 ‘기준 시나리오(낙관)’는 확진자 수가 4분기 수준(일평균 337명, 12/23 기준)을 유지하다가 백신도입이 다른 선진국처럼 1분기부터 시작되고 일반접종이 2분기부터 이뤄져 2022년 3분기에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경우다.
‘시나리오 1(확산)’은 일평균 확진자가 1200명으로 증가하다가 기준 시나리오(낙관)와 마찬가지로 1분기에 백신이 도입돼 2분기부터 일반접종을 시작하고 2022년 4분기에 종식되는 경우다. ‘시나리오 2(심각)’는 일평균 확진자가 1500명으로 확대되고 내년 2분기 백신도입 및 3분기 일반접종 시작돼 2023년 1분기 종식되는 것을 가정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3(매우 심각)’은 일평균 확진자가 2500명으로 확대되고 시나리오 2(확산)처럼 2분기에 백신이 도입되고 3분기에 일반접종이 시작돼 2023년 2분기 종식되는 경우다.
보고서는 ‘코로나가 없던 경제’(Business as Usual)에 비해 2020년 GDP는 연 4.0% 감소하고 백신접종과 확산세에 따라 2021년에는 –3.8~-20.5%의 GDP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기준 시나리오와 비교해 시나리오 1~3은 4.5~16.7%p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64억~-2852억달러에 이른다. 또 시나리오 1보다 백신 도입이 1분기 지연되는 시나리오 2~3은 내년 GDP의 추가적 손실액이 각각 482억달러(53조원), 2088억달러(230조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확진자의 심각한 증가세 속에서 백신도입이 지연되는 것은 모든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을 제약하게 돼 전체 경제시스템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별로 수출과 수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수출은 3.0~3.3%, 교역액은 3.1~1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수출에 대한 백신접종 지연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수출 상대국은 조기 접종으로 경제 안정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수입은 “국내경제 침체에 민감하게 반영하므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심화될수록 교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크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고용시장 충격에 따른 실업률 영향도 분석했다. 임시실업자, 구직포기자를 비롯한 실질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경제활동인구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계산했다. 분석결과 조기접종으로 경제가 빠르게 안정되는 기준 시나리오에선 실업률은 0.5%p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만 시나리오 1~3에서는 3.1~21.7%p 상승했다.
보고서는 백신도입과 관련해 법령개정과 감염병 대응 등에 대해 제언했다. 감염병 백신의 효과가 검증되기 이전에 가격 중심의 제조사 선정과 한정적 백신 계약은 방역체계와 나라경제를 위협하므로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감염병 종식과 방역성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의지하기 보다는 국민 보건안전과 국가체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신속한 백신계약 체결과 접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방역에 대한 국민의 인내와 노력에 상응하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며 “백신확보 현황과 접종계획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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