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들이 상품 홍보에 5억8100만 원을 집행한 뒤 금융당국의 조치로 광고와 이벤트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4월 고위험 상품의 국내 출시를 허용하고 5월 말 첫 상품을 선보인 지 50일 만에 마케팅을 금지하면서 사전 감독체계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전후로 집행한 광고·이벤트 비용은 확인된 내역 기준 총 5억8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상품을 출시한 8개 운용사 가운데 5개사의 집행 내역을 확인했다.
삼성자산운용은 SNS 광고 1억 9400만 원, 옥외광고 1억 6100만 원 등 총 3억 5500만 원을 투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광고와 교육이수 인증 이벤트 등에 1억 4400만 원을 사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도 각각 5200만 원, 3000만 원을 집행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4월21일 국내 우량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28일부터 시행했다. 5월27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16개가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했다.
당시 정부는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유도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상품 출시 이후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투자자 보호 문제가 불거졌다. 관련 ETF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4조 4000억 원에서 7월15일 11조 9000억 원으로 약 2.7배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7월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동시에 기존 상품의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전면 금지했다. 투자 요건도 강화했다. 기존 1000만 원이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 원으로 높이고 대용증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했다. 강화된 예탁금 요건은 7월31일부터 시행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기초주식이 하루 10% 하락하면 정방향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적으로 약 20%의 손실을 볼 수 있다.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때 누적 수익률이 악화하는 음의 복리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월26일부터 7월10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연율화한 변동성은 각각 96%, 113%에 달했다. 다만 주가 변동성 지표는 투자자의 실제 손실률을 의미하지 않는다.
박성훈 의원은 “금융당국이 상품 출시 전부터 고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광고·마케팅 관리기준 역시 처음부터 충분히 마련했어야 한다”며 “상품 출시 후 뒤늦게 광고와 이벤트를 중단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성에 걸맞은 사전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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