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실화가 있어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요즘 젊은 새댁의 이야기다. 공주처럼 자라서 손에 물을 별로 묻히지 않은 여성이 중소도시로 시집을 갔다. 사업하는 남편과 농삿일을 하는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하루는 시어머니가 밭에 나가면서 “아가야, 깨 좀 볶아 놓으려무나” 했다.
며느리는 깨를 볶으라는 말에 프라이팬(fryfan : 음식을 기름에 튀기거나 지지는 데 쓰이는 손잡이가 달린 냄비, 흔히 ‘후라이판’이라고 하는데 이는 비표준어이다)에 기름을 잔뜩 두르고 볶아 놓았다.
밭에서 돌아온 시어머니는 뭐라 할 말을 잊고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흔히 음식을 볶는다고 하면 기름에 튀기는 것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튀김 요리와 볶음 요리가 다르듯이 ‘볶는 것’은 ‘그릇에 담아 누른빛이 나도록 불로 익히다, 번철이나 솥 따위에 담아 기름이나 물을 조금 넣고 자꾸 휘저어 익히다’의 의미로 쓰인다. 그러므로 며느리는 ‘기름을 넣고 깨를 볶은 것’이었다.
‘지지고 볶다’는 ‘[속된 말로](사람이) 다른 사람을 들볶아서 몹시 부대끼게 하다’라는 말이고, ‘들들 볶다’는 ‘귀찮게 하여 몹시 못살게 괴롭히다’라는 말이다. 아무튼 ‘깨를 볶는 것’은 ‘기름을 두르지 않고 자꾸 휘저어 물기를 없애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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