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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253>전국 100대상권(⑤-1-가로수길 메인거리)

신사동 작은 뒷길, 대한민국 대표상권 거듭났다

땅값·권리금·월세 10년만에 최대 10배 치솟아…대형자본 몰리며 ‘명품샵 거리’

김인희기자(i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3-17 14: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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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동 가로수길은 홍대, 이태원과 함께 서울 3대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2000년대 초반 패션 숍이나 브런치 카페, 색깔있는 식당 등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강남 대표 관광지로 주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발생했고 상업화에 따라 가로수길의 색깔은 퇴색되기 시작했다. ⓒ스카이데일리
 
광고 대행사 TBWA코리아가 2007년 12월 ‘가로수길이 뭔데, 난리야?’라는 제목의 독특한 판형과 내용을 담은 책을 펴냈다. 가로수길 랜드마크인 J타워에 입주한 TBWA는 국내 광고문화를 바꾼 대행사로 유명하다. 책이 출간된지 10년이 지난 지금, 가로수길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은 2000년대 이후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당시 가로수길을 일컫어 ‘강남 속의 강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청담동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로수길 주변에는 패션 디자이너, 광고 및 인테리어, 사진 작가 등이 작업실 겸 가게를 내면서 그들의 색깔이 거리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대 중후반에 이르면서 홍대 상권에 이어 급부상했고, 후발 이태원과 함께 서울의 3대 핫플레이스로 손꼽혔다.
 
스카이데일리는 100대 상권 5번째 편으로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는 패션 샵이나 브런치 카페, 색깔있는 식당 등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됐고 엔틱가구, 스튜디오 등도 곳곳에 자리 잡았다.
 
이후 SNS상에서 데이트 코스 등으로 입소문 타면서 ‘분위기 있는 젊은 상권’의 대명사로 거듭났다. 다른 지역 신흥 상권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00동 가로수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였다.
 
나이스비즈맵의 NICE 지니데이타(주)에 따르면 가로수길 중심에서 반경 300m의 범위의 요일별 유동인구 수(1월 기준)는 금요일이 3342명(19.7%)로 가장 많았고, 시간대별로는 오후 2시~6시 사이가 가장 많은 839명이었다. 성별·연령대별 주요 고객은 30대(23.46%, 2206명) 여성이었다. 여성(54.22%) 고객이 남성(45.78%)보다 많았다.
 
땅값- 월세 폭등에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이면도로 ‘세로수길’로 상권 확장
 
신사동 가로수길은 신사역 8번 출구 쪽으로 300여m 떨어진 J타워에서 현대고등학교 앞 압구정로14길까지 약 700m에 달하는 거리를 일컫는다. 은행나무가 2~3m 간격으로 심어진 왕복 2차선 도로 좌우에 4층 규모의 건물과 점포들이 들어섰다.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가로수길이 강남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10여년 사이에 권리금이나 월세는 폭등했다. 최근 2~3년 사이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가세해 더욱 번잡해졌다.
 
하지만 가로수길 상권이 지나치게 뜨거워진 만큼 부작용도 깊어지기 시작했다. 우선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발생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상권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원주민 혹은 토박이 가게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오늘의 가로수길을 있게 했던 점포들은 인근 이면도로로 이동하거나 신사동을 떠나야만 했다. 가로수길 메인에서 옮겨간 가게들로 인해 이면도로는 ‘세로수길’이란 이름을 얻었고 상권은 실핏줄처럼 골목 골목으로 확장됐다. 동네 전체가 빠른 속도로 상업화됨에 따라 반대로 가로수길의 명성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부작용은 기업형 점포들의 진입 때문이다. 젊은층과 관광객이 밀려들자 권리금, 임대료가 폭등해 메인 거리는 웬만큼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사리 진입하기 어려워진 곳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점차 대형 기업의 편집숍, 명품숍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 가로수길의 특유의 분위기는 크게 퇴색되고 있다.
 
가로수길에 자주 들른다는 정보경(27·여)씨는 “이제 가로수길에는 특색있는 카페와 개인숍보다는 화장품 가게, 명품샵 등이 많아졌다”며 “중국인 관광객이나 외국인도 늘어나, 동네가 시끄러워지면서 가로수길 만의 정취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승희(26·여)씨는 “과거 작고 개성 있는 가게가 많고 조용했는데 지금 그런 곳들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가로수길이 명동처럼 변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기업 의류점도 매장 오픈… 카페, 음식점, 경양식 등 작년부터 급격히 줄어
 
기자가 찾아간 가로수길은 의류 및 잡화, 화장품 매장이 거리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가로수길 메인도로인 도산대로13길 대로변을 중심으로 탐방한 결과 총 116개 점포 가운데 의류·잡화, 화장품, 생활용품 매장은 91개에 달한 반면 음식·주류업종은 25개에 그쳤다. 의류·잡화는 대다수가 대기업 브랜드였고 보세 의류매장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 자료:NICE지니데이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자체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커피전문점· 카페 업종의 경우 △2014년 12월 29개 △2015년 6월 30개 △2015년 12월 38개 △2016년 6월 46개 △2016년 12월 26개 △2017년 2월 27개로 지난해 여름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었다.
 
정통양식, 경양식 업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14년 12월 45개 △2015년 6월 46개 △2015년 12월 47개 △2016년 6월 34개 △2016년 12월 15개였고, 지난달은 전년 12월과 동일했다.
 
두 업종의 매출액은 인근 유사한 특성(주거, 직장, 상가밀집 등)을 가진 상권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로수길 메인 상권 내 커피전문점 월평균 매출액은 5076만원으로 유사상권 234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정통양식, 경양식 점포의 월평균 매출액은 1억3211만원으로 유사상권 9667만원보다 3500만원 가량 많았다.
 
가로수길 음식점 중에는 십수년 전부터 유명했던 식당들이 여전히 성업 중인 곳도 적지 않다. 싸이 어머니인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영희 씨가 운영하는 ‘콰이 19’도 그 중 하나다. 샌드위치가 맛있기로 소문난 ‘부첼라’ 는 10여년째 작은 가게 앞에 줄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다.
 
10년 전에 오픈해 1, 2층을 쓰다가 2층으로 옮겨간 스쿨푸드를 비롯해 먹쉬돈나 등 분식류와 아시아 음식 전문점 ‘생어거스틴’, 스테이크 전문점 ‘2시의 테이블’ 등은 1층이 아닌 2층이나 지하에 있어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들이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 커피스미스, 설빙, 오설록 등 대형 프랜차이즈 일색이다. 두 달전에는 가로수길 중간에 있던 빙수전문점 호미빙이 문을 닫고 쭈꾸미 전문점 ‘Super 쭈꾸미’가 문을 열었다.
 
개성 잃은 점포와 거리… 브랜드 샵이 공략했던 중국인들 발길 끊겨 상권 ‘타격’
 
가로수길에는 개성 있는 커피숍과 디자이너 의류매장을 손꼽을 정도로 찾기 어려웠다. 보세의류 Meilijie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 숍이 몰려 들면서 디자이너 의류 편집샵이 이동하거나 사라졌다”고 말했다.
 
 ▲ 가로수길에는 개성 있는 커피숍과 디자이너 의류매장을 찾기 어려웠다. 수제 초콜릿이 맛좋기로 입소문난 카페  ‘MINOS’(미노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인 ‘파슨스’(PARSONS) 매장 등 정도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작년 연말에는 세계 1위 부호인 자라(ZARA)의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이 가로수길 중심부에 위치한 5층 건물을 사들여 화제가 됐다. 매입가격은 평당 2억3400여만원으로 총 325억으로 알려졌다.
 
카페 ‘MINOS’(미노스)는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커피 한 잔을 시키면 수제 초콜릿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초콜릿이 맛있다고 소문났다.
 
대로변 건물 지하1층에 위치한 ‘파슨스’(PARSONS)는 최신 국제적 패션 트렌드를 반영해 최고 디자인을 지향하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다. 이 상권에 자리 잡은 지 6년이 된 파슨스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매장을 늘려나갔고, 백화점 등 쇼핑몰에도 입점했다.
 
색다른 개성으로 가로수길에 둥지를 틀었지만 그들도 최근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유커들의 발길이 끊기자 상권 전체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카페 MINOS, 파슨스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3월이면 중국 관광객이 밀려 들었지만 현재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고 전했다. 삼청동을 비롯해 가로수길, 중국 일대까지 진출한 떡볶이 체인점 ‘먹쉬돈나’도 울상이다.
 
먹쉬돈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줄기 시작했고 최근 매출에 타격이 있을 정도로 고객이 줄었다”며 “인근 중·고생을 주 고객으로 장사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신사동 가로수길 메인도로 대로변 건물 1층 10평 기준 보증금 3억, 월세 1000만원, 권리금 4억원 선이다. 대기업 등이 사용하는 통건물의 경우 보증금 15억~20억원, 월세 1억원 등 다양하다.
 
음식점들이 곳곳에 위치한 2층의 경우 20평 기준 보증금 2억원, 월세 1200만원이며 건물에 따라 권리금 유무가 달라진다. 10년 전인 2007년에는 메인 거리의 30평대 1층 점포가 권리금 2억에 월세 380만~500만원 수준이었다.  
 
가로수길 일대 건물 시세는 메인도로는 3.3㎡(1평)당 2억~2억5000만원, 세로수길의 경우 1억~1억5000만원, 세로수길에서 멀어지면 평당 6000만~7000만원 선이다.

CRAFT HANS 수셰프 이동규 씨 “메인 거리 고객 일찍 끊겨”
 ▲ CRAFT HANS ⓒ스카이데일리
- 가로수길에 왜 입점했나
 
“우리는 이태원에서 시작된 수제맥주 전문점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나가는 과정에 있다. 거리 초입에 점포가 위치해 임대료가 비싸지만 브랜드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가게의 주 고객층은 20~30대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치킨과 수제맥주가 핵심 메뉴다”
 
-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나타난 상권의 변화는
 
“장사를 시작한 뒤 몇 개월간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높았다. 최근 사드로 인한 타격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려되는 부분이다. 가로수길 메인은 생각보다 고객들이 일찍 끊겼다. 알고보니 세로수길과 그 이면도로 일대 먹자골목은 밤 늦게까지 젊은층 고객이 북적인다. 과거에는 브런치, 레스토랑 등 중심으로 장사가 잘됐는데 대다수 가게가 뒤쪽으로 옮겨가거나 사라졌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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