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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12>-여의도 서울아파트

한강변 76층 초고층 아파트 ‘여의도 특혜’ 시동

50평 주인 70평 받고 1억 알파…상업지역 단지 호조건 ‘100% 동의’ 발목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3-30 0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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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76년 건설된 여의도 서울아파트(사진)는 지난해 4월 재건축 사업단을 발족했다. 이 아파트는 건축법에 의한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건축법에 준하면 ‘도정법’에 비해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용적률을 800%까지 올릴 수 있어 사업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아파트는 부동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면서 재건축 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아파트가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한데도 불구하고 재건축 사업 진행이 중단된 배경에 관련업계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건설·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일부 아파트 단지들은 다른 지역 아파트 단지들과는 다른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주거용도가 아닌 상업용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는 처음 여의도가 개발될 당시의 상황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
 
과거 여의도는 일제 강점기 때 만주로 물품을 수송하기 위한 비행장으로 사용됐었다. 이후 건축가 김수근 씨가 여의도 건설계획에 참여하면서 개발계획이 본격화 됐다. 당초 왼쪽에는 국회·외교공관을 ,오른쪽에는 대법원·시청·시의회 등을 각각 배치해 우리나라 정치·외교·행정의 중심지로 삼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발을 추진하던 김현욱 서울시장이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로 해고되면서 여의도 개발계획은 유야무야 됐다. 바통을 받은 양택식 서울시장은 튼튼한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일념으로 기존 계획을 일부 수정해 대법원·시청·시의회 등의 예정지에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했다.
 
그 후 서울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주거·상업·업무지역 등 토지용도의 구분없이 희망자에게 여의도 일대 토지를 매각했다. 이는 현재 여의도 내에 아파트 단지 앞에 방송국과 초고층 건물이 공존하게 된 이유다. 여의도 서울아파트가 처음 지어진 시기도 바로 이 때였다. 서울아파트는 기존 상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토지용도 변경 없이 그대로 지어졌다.
 
여의도에는 서울아파트와 같은 경우가 사례가 몇 곳 더 있다. 미주·백조·한성·공작·수정·초원 등도 상업지역에 건축된 아파트 단지들이다. 이 중 미주는 롯데캐슬아이비, 백조는 롯데캐슬엠파이어, 한성은 여의도자이 등 주상복합 아파트로 재탄생했다. 나머지 공작·수정·초원 등도 신탁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단기간 내 76층 초고층 아파트 건설, 50평 호실 소유주 ‘75평 호실+알파’ 취득 가능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1976년 건설된 서울아파트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생겨났다. 그로부터 약 20여년만인 지난해 4월 주민총회를 거치면서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서울아파트는 다른 아파트 단지에 비해 사업 속도가 빠르고 수익성까지 높게 평가돼 재건축 사업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었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아파트는 다른 아파트 단지들과 다른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도정법)’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해야 하지만 서울아파트는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 방식으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건축법을 적용하면 일반 건축물을 허물고 짓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업 추진 속도나 수익성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정법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하게 되면 통상적으로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사업완공까지 8~10년이 소요된다.
 
반면 건축법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조합설립·관리처분인가 등이 필요 없다. 지자체의 허가나 심의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현저히 단축된다.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기 위한 각종 제재에서도 자유롭다. 재건축을 통한 이익을 일정부분 환수하기 위해 도입한 소형·임대 주택 의무화, 초과이익환수제 등을 적용 받지 않는다.
 
게다가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최대 맹점으로 꼽히는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서울아파트 역시 마찬가지다. 용적률은 건축물 총면적(연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백분율을 말한다. 동일 면적의 토지라도 용적률이 높을수록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앞서 재건축 된 미주·백조아파트 등 역시 상업지역이라는 이유로 각각 944%, 903% 등의 용적률을 적용 받았다. 두 단지는 상업지역 토지에 적용되는 최대 용적률이 800%로 제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900%가 넘는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무상지분율이 410%에 달했다.
 
‘무상지분율’은 재건축·재개발 시 가구당 대지지분에 몇 %의 평수를 무상으로 덧붙여 주는 비율을 뜻한다. 15평형의 호실의 대지지분이 10평으로 책정됐을 경우 410%의 무상지분율을 적용하면 41평형 호실까지는 추가 분담금 없이 받을 수 있다.
 
여의도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총 192가구인 서울아파트는 이러한 건축법를 기반으로 76층 높이의 300가구 미만 규모 주상복합 건설을 꿈꾸고 있다. 서울아파트의 무상지분율 또한 앞서 미주·백조아파트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아파트 호실을 보유한 이들 역시 적지 않은 개발 이익을 누릴 수 있다. 50평형대 아파트 소유주의 경우 75평형대의 아파트까지는 추가 분담금 없이 무난하게 소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시공사의 판단에 따라 같은 조건에 1억원을 추가로 받을 가능성도 있다.
 
파격적 혜택 초고층 아파트의 꿈, 주민 동의율 100% 벽에 부딪혀 ‘제자리 걸음’
 
 ▲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단은 공동시행사로 우선협상대상자 2곳(GS건설·여의공영)을 선정했다. 하지만 건축법 허가요건에 포함된 ‘소유주 100% 동의’ 사항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은 사실상 답보상태에 빠진 상태다. 현재 재건축 사업단 사무실(사진) 역시 굳게 문을 닫았다. ⓒ스카이데일리

인근 부동산 관계자 및 주민들에 따르면 서울아파트는 주민들이 결성한 재건축 사업단과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할 후보자로 GS건설과 여의공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현재 주민들은 여의공영보다 GS건설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대형건설사인 GS건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순탄하게 진행되리라고 예상됐던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혀 답보상태에 빠졌다.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은 요소는 아이러니하게도 최대 호재로 꼽힌 ‘건축법’ 이다.
 
맹점은 건축법에 포함된 ‘각 호실 소유주들의 100% 동의하에서만 개발이 가능하다’는 조항이다. 현재 부동산 업계에서는 “아무리 수익성이 좋더라도 총 192세대의 호실 소유주 중 단 한명의 예외가 없기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의도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도정법 재건축에서 조합 설립을 위해 75% 소유주 동의를 받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수익성이 좋더라도 개인 사정들이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 한 사람의 예외 없이 100% 동의를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난 한 주민은 “주민 대다수는 40년 가까이 된 건물을 재건축하는 데 대부분 찬성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고령층의 주민들 중 일부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아파트 단지를 기업에 통으로 팔자’, ‘리모델링으로 하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단 측이 사업의 최우선 조건으로 ‘확정지분제’를 내세운 점 역시 시행사들에게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확정지분제’는 시행사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소유자들과 합의한 개발 이익을 보장하는 제도다. 소유자들은 시장 악화로 인해 미분양이 발생해도 적정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시행사들은 그렇지 못한 방식이다.
 
서울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하게 되면 건축허가를 받기 전까지 투입될 사업비용은 설계비 등을 포함해 약 50억원으로 추산된다. 확정지분제를 도입할 경우 시행사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100% 주민 동의가 무산되면 50억원의 사업비를 고스란히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 역시도 ‘100% 주민 동의’라는 높은 벽에 가로막힌 셈이다.
 
현재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100% 주민 동의로 인해 GS건설이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소문은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어떻게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철수했다는 소문에 휩싸인 GS건설측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이 아니다”며 “주민 100% 동의율을 받기 위해 사업단과 협조를 잘 이뤄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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