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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86>]-KB금융그룹(윤종규 회장)

야심가 윤종규 최대실적 뒤엔 ‘꼼수영업·고객기만’

“방카슈랑스 규제 허점 이용, 시장독점·소비자선택 제한” 분분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12 00: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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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초 신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리딩뱅크 탈환’을 주문하며 1위 신한금융지주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KB금융지주는 8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지주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9971억원)와의 차이는 약 1000억원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한은행보다 높은 당기순이익(6635억원)을 기록하며 약 2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KB손해보험 및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가 완료될 경우 금융지주의 실적 순위도 뒤집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이러한 맹추격의 비결로 가장 먼저 꼽히는 요소는 ‘전 그룹적 협업’이다. 윤종규 회장은 신년사에서 ‘시너지’를 강조할 정도로 그룹 간 협업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KB금융은 최근 계열사 간의 협업이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복합점포 내 은행 창구에서 KB금융 계열 보험사의 상품을 과도하게 많이 판매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안했다는 지적이 불거져 나와 고객 기만 논란까지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KB금융지주 복합 점포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영업 행태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을 취재했다.

 
 ▲ 최근 KB금융지주의 금융복합점포에 대한 잡음이 일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 특정 회사의 보험상품의 과도한 판매를 규제하는 ‘방카슈랑스 규제’를 교묘히 피해가는 ‘꼼수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지주 ⓒ스카이데일리

올해 그룹 간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는 KB금융지주(이하·KB금융)가 금융복합점포 운영과정에서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복합점포는 은행과 증권, 보험사가 한 점포에서 영업하는 행태를 말한다. KB금융은 금융복합점포 운영을 통해 ‘방카슈랑스 규제’를 피해가는 과정에서 자사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로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다. 은행에서 보험 상품 등을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방카슈랑스 규제는 금융지주사 및 대형보험사가 보험시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전체 보험상품 중 특정 회사 보험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는 규제 비율을 25%로 정하고 있다.
 
윤종규의 ‘그룹 시너지 극대화’ 공언…KB금융 금융복합점포 보험 실적 최대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KB금융의 경영 키워드 중 하나는 ‘시너지(synergy)’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초 시무식을 통해 “올해는 모든 계열사가 한 팀이 돼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인수·합병한 현대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을 극대화해 ‘리딩뱅크’ 탈환을 이루겠다는 게 윤 회장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지주사, 은행, 증권의 자산관리부문과 기업투자금융 등을 연계해 총괄하는 3사 겸직체제를 도입했다. 또한 최근 추진 중인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 자회사화 역시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해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복합점포’는 ‘그룹 내 협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은행, 증권, 보험사 등 지주 내 계열사들이 한 곳에 모여 영업하는 금융복합점포는 한곳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시키려는 의도에서 도입됐다. 동시에 다른 목적으로 점포를 찾은 고객을 계열사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 자료: 각 은행 및 박용진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현재 전국에 총 116개의 은행·증권 복합점포가 운영 되고있다. 은행·증권에 보험까지 포함된 복합점포는 10개 지점에서 시범운영 되고 있다. 보험이 포함된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곳은 금융권을 통틀어서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현재 KB금융과 신한금융은 3곳씩, 농협금융과 하나금융은 2곳씩 각각 운영중이다.
 
이 가운데 KB금융 복합점포는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많은 보험상품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복합점포에서만 708건의 보험 상품을 판매했다. 이는 2곳의 보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금융지주(51건), 하나금융지주(18건) 등은 물론 동일한 수의 보험복합점포를 운영 중인 신한금융지주(173건)보다도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규제 제한 없는 보험복합점포 이용한 과도한 실적몰아주기, 소비자기만 논란 이어져
 
최근 KB금융 보험복합점포의 호실적 이면에 ‘꼼수 영업’ 행태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금융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이 보험복합점포는 현행법의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이용해 계열사 보험 상품을 과도하게 팔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 나아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불거져 나와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규제는 보험업법 시행령 제 40조 ‘금융기관보험대리점등의 영업기준 등’에 근거한다. △은행 창구 내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 25%로 제한 △은행 점포당 보험 판매인 2인 이하 제한 △점포 밖 영업 금지 △취급 상품 일부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방카슈랑스 규제 중 가장 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25% 제한 룰’이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할 시 한 보험사의 상품이 총 판매액의 25%를 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이 총 100만원의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했다면 KB생명보험의 상품은 최대 25만원까지만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금융 보험복합점포가 판매한 생명보험 상품 중 KB생명 상품의 비중은 36.1%를 차지했다. KB손해보험은 27.1% 수준이다. 은행에 적용된 방카슈랑스 규제를 초과한 셈이다.
 
주목되는 점은 KB금융 보험복합점포는 아직까지 ‘방카슈랑스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방카슈랑스 규제’는 일반 은행에 국한돼 있다. 보험복합점포는 일반 은행과는 달리 따로 금융위의 인가를 받아 운영된다. 현재 시범적으로 각 금융지주 당 2~3곳만 운영되고 있다.
 
 ▲ 지난해 기준 KB금융의 보험복합점포는 총 706건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며 금융지주의 복합점포 중 최대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중 KB생명 상품의 비중이 36.1%나 됐다. 이에 보험복합점포가 현행법 상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판매할 수 없는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지주의 여의도 복합점포, 여의도 복합점포 보험가입 창구, 판교 복합점포, 도곡 복합점포 ⓒ스카이데일리

이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보험복합점포가 은행과 사실상 동일한 점포라는 점을 들어 KB금융이 방카슈랑스 규제를 피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꼼수 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의도적으로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제한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심지어 소비자 기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벌써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최근 KB금융의 보헙복합점포 중 하나인 판교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저축성 보험 가입을 문의했다는 A씨는 “직원이 우선적으로 소개한 상품은 KB생명의 ‘파워플러스 저축보험’ 단 하나였다”며 “예상했던 조건보다 최소 납입액이 높았고 공시이율이 낮아 다른 상품에 대해 묻자 ‘대부분 상품이 비슷하다’는 대답과 함께 그제서야 상품 명단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명단을 확인하고 삼성생명 ‘New 에이스저축보험 B2.2’를 안내받았는데, 해당 상품은 처음 직원이 추천했던 KB생명 상품보다 공시이율이 0.05%p 높아 향후 받을 수 있는 수익이 많았다”며 “최소 납입액도 낮아 처음 복합점포 직원에게 말했던 금액으로도 가입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KB금융이 보험복합점포를 통해 과도하게 계열 보험사에 실적을 몰아주는 모습을 보이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불공정 거래, 소비자 권리 침해 등에 대한 비판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만이 가지고 있는 복합점포, 은행 인프라 등을 통해 보험 계열사 실적을 몰아주는 것은 ‘방카슈랑스 규제’ 취지에 명백히 위배되는 행위다”며 “이러한 위반 행위가 계속되면 금융지주에 속하지 못하는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권에서 가장 거대한 판매 채널인 은행에서 특정 회사의 상품을 의도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행위다”며 “동시에 업계 균형발전에 저해되는 행위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거대 금융지주사뿐만 아니라 중소 보험사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보험복합점포에 대한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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