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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
수백억 혈세 쏟은 박원순표 여성대책 ‘생색’ 논란
연 40억 안팎 투입…“몰라서 못써요”, “불편해서 못써요”, “불안해 못써요”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14 16:07:05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이하·안심귀가서비스)’는 지난 2013년 5월 시작된 이후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안심귀가서비스’란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시에서 고용한 스카우트가 직접 집까지 동행해주는 사업이다. 안심귀가서비스는 여성 대상 범죄를 예방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최근 이를 두고 당초 취지에 부합하기는커녕 오히려 혈세만 축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효성 없이 취지만 좋은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여성 안심귀가서비스 이용 실태 및 시민들의 반응 등을 직접 취재했다.

▲ 서울시가 추진 중인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책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이용 자체가 번거롭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여성들의 귀갓길 안전 확보 차원에서 조성된 ‘여성안심귀갓길’ ⓒ스카이데일리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이하·안심귀가서비스)’는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여성·청소년들을 위해 서울시에서 마련한 정책이다. 2013년 5월 시행됐다. 120다산콜센터에 전화나 문자를 통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주말을 제외한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된다.
 
거주지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 30분 전 신청하면 각 구청에서 채용한 스카우트가 2인 1조 체제로 마중 나와 집까지 안전하게 동행해준다. 서울시는 당초 여성 및 청소년의 안전한 귀가를 지원해 범죄를 예방하고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시행 5년차를 맞은 현 시점에서 해당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정책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알아도 번거로움 때문에 이용을 고려해보지 않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범죄의 사각지대에 노출되는 여성·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 정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청소년의 관심 밖에 놓여 있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시행 5년차, 서비스 이용 번거로움 여전…무려 3차례 연속 이용 실패한 사례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안심귀가서비스를 신청하는 이용자 수는 각 구별로 5~7명 정도다. 이마저도 많은 편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1~2명 정도만 서비스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람의 귀가를 돕는데 보통 10~20분 정도가 걸린다. 서울시는 서비스 시간이 3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5~7명은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는 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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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안심귀가서비스는 서울시가 총괄 관리하고 각 25개 구에서 각각 전담해서 운영하고 있다. 각 구청에서는 연초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만 스카우트를 채용한다. 그러나 이용률이 저조한 곳은 스카우트 채용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자연스레 서비스 제한 지역으로 분류된 상태다. 스카우트가 있는 지역도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용되다 보니 신청자가 몰릴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 120다산콜센터에서는 전화뿐 만 아니라 문자로도 안심귀가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다양한 매체와 홍보물 제작 등을 통해 안심귀가서비스를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 그 홍보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문자로 다산콜센터 안심귀가서비스를 신청하는 화면 캡쳐(왼쪽)과 관악구·관악경찰서가 시민들의 귀갓길 안전을 위해 마련한 안심귀가 문구 ⓒ스카이데일리
 
관악구에 거주하는 나효성(여·가명) 씨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외진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기 무서워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를 신청했다가 무려 3번이나 거절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나 씨는 “처음 시에서 하는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를 알게 된 후 120다산콜센터로 신청했다가 인근에 여유 인력이 충분치 않으니 다음에 이용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며칠 뒤 서비스를 재신청했지만 스카우트를 만나는 과정에서 결국 또 무산됐다”고 당시의 경험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세 번째는 다소 황당한 이유로 이용하지 못했다”며 “그 때는 스카우트 두 분 중 한 분 거주지가 관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막차를 놓치면 집으로 갈 수가 없으니 양해해 달라는 거절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는 관악구에서 직접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를 이용해봤다. 밤 10시에 맞춰 120다산콜센터에 전화했으나 두 번이나 통화에 실패했다. 문자로 서비스를 신청하자 관할 구청 스카우트 상황실 전화번호와 이용 시간 안내 메시지가 돌아왔다. 상황실로 전화해 신림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역으로 향했다. 다행히 역 앞에는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가 적힌 노란 조끼와 빨간 경광등을 든 40대 중년 여성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관악구를 담당하는 이들 스카우트에게 평소 이용이 어려운 이유를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한 스카우트는 “상황실에 계속 상주해 있는 게 아니라 담당 지역 순찰과 귀가 지원을 병행하는 거라 시간대를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다”며 “전화로 신청이 안 들어오면 순찰 중에 어린 학생이나 귀가하는 여성분들에게 먼저 안심귀가서비스를 권하는데, 그 과정에서 신청이 들어오면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담당부서 역시 귀가지원 서비스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과 관계자는 “동시간대에 신청이 들어오면 한 명은 불가피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그럴 경우 인근 지역 스카우트가 지원을 나와야 하는데 대부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아 양해를 구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수백억 예산 쏟아 부은 오래된 정책, 얼마 전에 우연히 알았다”
     
▲ 서울시에서 올해 스카우트로 채용한 인원수는 총 443명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3시간동안 이들은 보안 취약 지역을 순찰하거나 여성 및 청소년들의 귀가지원 활동을 한다. 서울시는 당초 이 사업으로 여성의 안전과 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5년차를 맞은 현재까지 두 마리 토끼는커녕 잃는 게 더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안심귀가서비스를 위해 지원 나온 스카우트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5년 서울시가 안심귀가서비스에 투자한 예산은 43억2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37억6200만원 수준으로 다소 줄긴 했지만 올해 다시 38억5500만원 정도로 올랐다. 최근 3년 간 서울시가 이 정책에 쏟아 부은 예산은 약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책 구상 단계부터 지금까지 들어간 예산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 내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하는 인원은 총 443명이다. 일부 지역의 증원 요청으로 지난해보다 23명 늘어난 숫자다. 이들의 업무는 담당 지역 순찰 및 귀가지원 등이다. 근무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다. 야간수당을 포함해 한 달에 이들이 받는 월급은 약 76만5000원 남짓이다.
 
이들 스카우트 채용은 각 구청에서 맡고 있다. 1년 단위 계약직 형태로 채용이 이뤄진다. 모집공고나 선발 기준, 채용 인원수 등은 각 구별로 차이가 있다. 각 지자체별로 서비스 이용 수요가 다르다보니 스카우트 채용이 들쭉날쭉한 것이다. 박원순 시장이 강조한 여성들에게 적합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관악구 담당 스카우트는 “이 일만 본업으로 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며 “소일거리라기보다 사실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 단위 인데다 각 지자체별로 편차가 심해 ‘지속가능한 일자리’와는 사실상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안심귀가서비스는 정책 홍보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서비스 자체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 상당수 존재했다. 서비스 자체에도 신뢰감을 갖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수원에 사는 김나영(27·여) 씨는 “시행 5년차를 맞이한다 하지만 서비스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 집 근처에 세워진 안내판을 본 이후다”며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알아야 이용할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서비스 자체가 낯설다 보니 스카우트들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며 “일면식 없는 사람이 집 바로 앞까지 동행하는 데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정희수(가명·여) 씨는 “사실 서울시나 각 지자체가 스카우트에 대한 안전·보안 교육 등이 교육을 실시했는지도 의문이다”며 “결정적으로 해코지 할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대처 능력이 있는지가 무엇보다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라리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만 이뤄지는 서비스 대신 거리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실시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싶다”며 “지금으로써는 사실상 혈세 낭비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배수람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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