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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문재인정부 청년정책의 허와실(下-청년창업)
청년정신 좀먹는 사장님환상 ‘평생빚쟁이’ 낳는다
청년사장 모시는 편의점 업계…“수천만원 위약금 빚내서라도 폐점하고 싶다”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30 00:33:37
▲ 최근 청년층의 창업이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생계형 창업이 주를 이루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편의점·외식·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예비 가맹점주인 ‘청년사장님’ 모시기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사진은 GS25 창업설명회에 참가한 예비창업주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유은주·이기욱·배수람 기자]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청년실업률 해소 방법의 일환으로 이른바 ‘청년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추세다. 일부 기업들 역시 정부기조에 발맞춰 청년창업 장려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애꿎은 청년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스타트업’을 기대한 정부의 바람과 달리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등의 업체들이 유독 청년창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이들은 정부정책에 발맞춰 ‘청년사장님’ 모시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지만 결과적으로 자사의 이익 추구를 위해 청년의 미래를 앗아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직장 등지고 성공한 청년사장 전면, 유혹의 편의점…“빚내서 폐점 고민 중”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창업의 장점 중 하나는 본사의 대출지원 등을 통해 창업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창업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초기 투자에 따라 사업의 형태가 달라진다. 초기투자금을 본사와 나누어 부담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기투자금 중 업주부담금이 낮을수록 본사가 더 많은 수익을 챙겨가는 식이다.
 
그동안 편의점 업주 중에는 은퇴시기를 맞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많은 편이었다.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젊은 청년들이 편의점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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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돈으로 내점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취업절벽에 부딪힌 청년들의 관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들의 편의점 창업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그것과는 성격 자체가 달라 다양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칫 중노동·저임금의 늪에 빠지거나 이른 나이부터 고액의 ‘빚쟁이’로 전락시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매일같이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들 편의점브랜드는 서울 등 도시지역에서 사실 상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태지만 아랑곳 않고 신규 가맹점주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 편의점 창업은 복잡한 절차 없이, 소자본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매일 혹은 매주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창업설명회를 홍보하는 CU, GS25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GS25 창업설명회를 찾아봤다. 설명에 앞서 성공한 2명의 점주들의 사연이 담긴 동영상이 재생됐다. 한 명은 전업주부의 사연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사연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편의점창업에 성공했다는 20대 후반 청년의 사례였다. 청년들의 편의점 창업이 늘고 있음을 방증하는 장면이었다.
 
창업설명회 참석자들은 취업난 속에서 일자리를 걷어 찬 채 청년사장님로 활약하는 가맹점주의 사례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얼핏 봐도 30대가 안 돼 보이는 일부 참가자들은 선망의 눈빛으로 홍보영상을 유심히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러한 홍보동영상이 어디까지나 ‘잘 된 사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점포수 간 거리제한이 각 브랜드별 자체적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파이를 나눠먹다 폐업에 이르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본사 측의 대출지원을 통해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피해 사례도 하나 둘 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브랜드인 위드미(現·이마트24) 운영을 시작했다는 이민준(남·가명) 씨는 현재 심각하게 폐업을 고려중이다. 불과 운영 11개월 차에 불과하지만 인접한 경쟁사들에 치여 본인 인건비마저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만만치 않은 위약금 때문에 운영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장사가 너무 안 돼서 다른 점주들에게 예상 위약금을 물어보니 4~5000만원을 얘기하더라”며 “재고 및 장비처리 등도 다 직접해야하고 손해가 크고 매달 회비 낼 걱정에 스트레스까지 받다 보니 빚내서라도 폐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상생이니 뭐니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장사가 안 되는 책임이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닌데 기업은 손해 절대 안 보고 가맹점주들 만 손해를 보는 구조 같다”며 “인테리어 비용 등 이런 저런 비용들이 왜 이렇게 많이 들어갔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곳에 편의점을 잘못 냈다간 계약기간을 못 채운 채 폐점하게 될 확률이 높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위약금이 발생하게 된다. 청년 창업자들 중에도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례가 있었다. 사진은 우면동 삼성전자R&D센터 인근 폐점한 편의점 ⓒ스카이데일리
 
편의점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24의 경우 창업지원형을 선택하면 초기창업비용은 2420만원(점포임차비용 제외)이다. 하지만 시설인테리어를 본사가 다 했기 때문에 계약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하면 초기비용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시설투자 위약금으로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
 
여타 프랜차이즈 업종들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청년들이 여럿 존재했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로는 본사들의 관리 부실에 따른 일선 가맹점 매출 하락이었다. 일부 브랜드는 본사 측이 아예 사업을 접어버리는 경우도 존재했다.
 
롯데지알에스가 운영했던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의 경우 직영·가맹사업에 뛰어든 지 6년 만에 롯데제과에 양도됐다. 농협과 연계해 최대 2억원의 창업자금을 대출해주기도 했던 이곳은 본사가 계열사에 사업을 매각할 정도로 점차 폐점사례가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정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나뚜루 가쟁점 수는 △2014년 173개 △2015년 137개 △2016년 97개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CJ푸드빌의 경우 지난 2015년 미국계 아이스크림 전문점 ‘콜드스톤’ 국내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매출 부진으로 사업을 종료해 버렸다. 지난 2014년 GS리테일도 고급 수제도넛 ‘미스터도넛’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철수 했다. 지속적인 실적 부진이 그 이유였다.
 
사장님 명함 쫓다 ‘쪽박’…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망할 수 있는 유혹의 세계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원하는 청년들을 노린 사기 시도도 늘고 있다. 창업컨설팅 전문 사이트 내에서 허위 매물을 올리거나 수익성을 부풀리기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직장인 최은경(여·28)씨는 창업 사이트의 과장광고로 피해를 입을 뻔 한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한 사이트에 6~7000만원을 투자하면 월 수익 550만원이 보장된다는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광고를 보고 창업을 고민한 적 있다”며 “하지만 막상 찾아가보니 월 수익 550만원이 보장된다는 매물은 없었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상권이 좋은 매장은 권리금을 뺀 보증금만 1억원이 넘으며 4~5000만원의 투자금 가지고는 월 수익 200만원을 가져가는 것도 버거워 보여 결국 창업은 물론 퇴직 의사도 거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 창업 컨설턴트는 “별다른 (장사)경험이 없다면 초보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창업은 카페·베이커리 등 휴게음식점업이다”며 “최근 들어 확실히 젊은 층들의 상담이 늘고 있으며 대부분 카페 창업을 많이 문의 하고 나오는 매물도 카페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컨설턴트는 “대기업(프랜차이즈)이라고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안정적인 장점을 지닌 만큼 가맹비 등 본사에 내야할 부수적 비용이 많이 들고 상권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유명한 프랜차이즈라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중장년들에 비해 성공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짧아 위기 상황 등에 대한 대처가 미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층 창업 기업은 업력도 짧고 생존율도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20대 청년 창업의 과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창업 기업(자영업포함) 중 업력이 3년 이내인 경우는 전체의 88.1%에 달했다. 대부분의 청년 기업이 문을 연지 3년 만에 폐업하고 있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청년 창업을 주도하다 보니 프랜차이즈 업계도 이에 발맞춰 청년 가맹점주 유치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며 “덕분에 프랜차이즈 사업의 환상을 쫓아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데, 청년 대부분이 사회 경험이 적고 가족 부양 등의 책임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도중에 중단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청년층의 경우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했을 경우 후폭풍이 기타 다른 연령층 보다 더욱 심각하다”며 “막대한 빚을 지고 청년 빚쟁이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뒤늦게 취업을 결정하더라도 시기를 놓쳐 좋은 직장을 갖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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