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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49>]-수의테크니션(동물간호복지사) 도입논란
선진국선 전문직 한국에선 알바생 ‘동물간호사’
본격추진 2년, 국회계류만 1년째…수의사들 “필요하지만 시기상조” 반대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4 02:31:16
 
▲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의사를 제외한 사람의 동물 진료행위는 금지돼 있다. 동물간호행위가 법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탓에 수의테크니션의 도입이 불가능 한 것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사진 오른쪽)의 진료를 보조하는 동물 간호 직원 ⓒ스카이데일리
 
수의테크니션(동물간호복지사) 도입이 지지부진 하고 있다.
 
수의테크니션이란 수의사를 도와 진료 및 수술보조, 임상병리검사, 보호자상담, 동물보호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일반 병원으로 치면 간호사 등 의사의 진료행위를 보조하며 자체적인 기술력을 요하는 전체 직군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낸다고 볼 수 있다.
 
현행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를 제외한 진료행위는 금지돼 있다. 동물간호행위가 법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만큼 수의테크니션의 도입도 불가한 상황이다. 이를 개진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국회의원들의 무관심 속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 국회 계류만 2년, 의원들 무관심…미국·일본선 활성화된 제도
 
수의사를 제외한 국내 동물병원 종사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서 수의테크니션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하지만 현행법 탓에 이들을 전문적인 수의테니션으로 육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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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테크니션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 된 제도다. 양국에만 각각 8만명·2만5000명의 수의테크니션이 활약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한 민간단체서 ‘동물간호복지사’란 이름의 민간자격증을 신설하고 시험 등을 감독해 왔다.
 
하지만 자격증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고 국가공인자격증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현재는 시험 및 자격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자격증 도입을 위해 필수적인 관련법 개정은 지난해 1월 발의됐지만 1년 이상 감감 무소식인 상태다.
 
▲ 우리나라의 동물 병원에서 동물 간호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제한적이다. 사진은 한 동물병원에서 반려묘의 수술에 앞서 반려묘를 고정시키고 있는 동물 간호 직원 ⓒ스카이데일리 
 
수의테크니션 국가자격제도화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5월이다. 당시 열린 ‘제5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의테크니션 제도의 도입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후 같은 해 7월 열린 청와대에서 열린 ‘제10차 투자무역진흥회의’를 통해 수의테크니션 도입이 대통령에 보고되고 개정안까지 국회에 제출됐지만 감감 무소식인 것이다.
 
개정안은 수의테크니션을 동물간호복지사로 명명했다. 동물간호복지사의 업무는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동물의 진료 보조 업무로 한정했다. 또 동물간호복지사의 자격요건은 전문대학에서 동물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 등 일정 학력을 갖추고 동물간호복지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자격인정을 받은 사람으로 정했다.
 
또 구체적인 범주에 대해서는 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농림부는 이 개정안을 통해 동물간호복지사의 자격요건과 채혈이나 스케일링 등 동물병원의 진료 현실에 맞는 진료행위 허용범위 등을 구체화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 수의사들, “월급 부담된다” 반대…전문가 “의료 질 높여야, 도입 시급”
 
수의테크니션의 국가자격증 제도 도입을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현재 각 동물 병원에서 수의테크니션 역할로 도맡는 직원들이다.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전문직업군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게 이들 바람이었다.
 
서울소재 전문대에서 반려동물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6개월 째 근무 중인 유성민(21·남) 씨는 지금도 수의테크니션의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수의 진료 보조업무를 하고 있지만 만일 국가제도가 도입된다면 기꺼이 해당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할 것이다”며 조속한 법안처리를 촉구했다.
 
이어 유 씨는 “현재는 수의 진료를 보조하는 것에 있어서 체계가 없고 전문성도 얕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국가자격 제도의 도입을 통해서 수의 진료의 보조 역시 사람 간호사처럼 전문적인 영역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 수의사 단체는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동물간호복지사의 국가자격증화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사진은 반려묘의 귀지 청소에 앞서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 동물 간호 담당 직원 ⓒ스카이데일리
 
서초구의 동물병원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서재현(24·남)씨는 “만약 우리 같은 직원지권이 수의테크니션을 국가 자격증으로 취득 할 수 있게 된다면 당연히 전문성이 올라갈 것이고 월급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동물병원에 반려동물을 맡기는 반려인들도 국가 자격화를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7살의 반려견을 기르고 있는 김경미(27·여)씨는 “동물 병원의 수의 진료를 보조하는 직원들이 전문적인 자격증을 딸 수 있게 된다면 더 전문적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반려인들의 입장에서는 안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추진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의사들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수의사들 역시 전문영역으로서의 수의테크니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원칙적으로는 도입의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즉각적인 도입은 다소 이르다는 판단이다.
 
서울시수의사회 관계자는 “수의사의 80%는 수의테크니션 제도의 즉각적인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며 “제도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인건비가 올라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지금은 도입하기에 너무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려동물 업계 관계자는 “수의사계의 반대 때문에 국회에서 수의테크니션 관련 법안이 통과지 못하고 계류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전문적인 수의 진료를 위해서는 수의테크니션 제도가 빨리 도입돼야한다”고 말했다.
 
김미형 서울문화예술대학교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수의 진료 보조 인력의 문제점 중 하나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며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수의 진료의 질은 올라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경엽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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