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여러 상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독 활기를 띄는 상권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지하철 8호선·분당선 모란역 인근에 자리한 상권이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에 위치한 이곳 상권은 인근에 있는 야탑역, 서현역, 신흥역 등 성남시 주요 역세권 상권 중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으로 손꼽힌다. 이곳 상권이 침체에 빠지면 성남시 전체상권이 침체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주된 평가다.
지하철, 버스 등 교통중심지 상권…주변 지역 수요층 흡수
전통시장으로 출발한 모란역 상권은 지난 1982년 인근에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들어서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후 1994년과 1998년 각각 모란역 분당선과 8호선이 개통되면서 역세권 상권으로 발돋움했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2000년대 들어 지하철 분당선 야탑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지하철, 광역버스 등이 이곳을 지나면서 상권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성남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란역 인근 상권은 모란역 1·2·3·4번 출구와 7·8번 출구 방향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1·2·3·4번 출구 방향에 자리한 상권은 일명 ‘먹자골목 상권’으로 불린다. 성남대로 이면도로인 성남대로1148·1140번길, 둔촌대로101번길에 위치한 이곳 상권은 처음에는 지하철역 출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골목 안쪽까지 상권이 확장됐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모란역 일대 상권 유동인구(2018년 1월 SK텔레콤 통화이용자 기준)는 2017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월 평균 10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다.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보인 시기는 2017년 9월(16만4572명), 유동인구가 가장 적은 달은 같은 해 2월(11만2695명)이었다.
시간대별 유동인구는 지난 1월 기준 오전 6~12시 사이가 3만974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6~9시(2만5802명), 오후 3~6시(2만4499명), 오후 12~3시(2만981명), 오후 9~12시(1만2380명) 등의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토요일이 2만1111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요일(2만590명), 목요일(1만9286명), 수요일(1만8505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만723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만7105명), 50대(2만6845명), 60대 이상(2만4238명), 20대(2만329명) 등의 순이었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은 인근 동네 주민들의 수요와 함께 인근의 위치한 판교나 경기 광주시에서도 놀러오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성남시에서 가장 활성화된 상권이다”고 주장했다.
전 연령층 찾는 성남의 대표 먹자골목…경기침체 타격 없이 연일 북새통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모란역 상권은 10대 청소년부터 5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특히 오후 6시 이후에는 10~20대의 연령층이 많은 찾는 편이다. 이곳에서 만난 대다수의 시민들은 “성남에서 가장 재밌게 놀 수 있는 곳은 이곳 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혜진(가명·여) 씨는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술을 마시러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서현 등 다른 상권은 가 볼만한 곳도 없지만 여기에는 헌팅주점도 있고 놀고 마실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먹자골목의 메인 거리인 성남대로1148번길과 둔촌대로101번길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주점이나 닭갈비, 족발 등 음식점 등과 함께 인형뽑기방 등 놀이시설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광명로16번길, 둔촌대로113번길로 향하는 골목 일대에는 특색 있는 상호명이 적힌 간판의 음식점·주점 등이 들어서 있다. 전형적인 유흥상권의 성격을 띠고 있는 셈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사람들이 몰려 상권이 계속 확장되다보니 둔촌대로101번길 사이의 골목길까지 점포가 들어서는 추세다”며 “약 2~3년 전부터는 골목길 광명로16번길, 둔촌대로113번길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와 동네 주택가까지 상권이 확장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과 상인들에 따르면 메인 먹자골목인 성남대로1148번길·둔촌대로101번길 일대 점포들은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지만 골목길로 들어갈수록 새로운 점포가 생겨나거나 업종을 바꾸는 점포들이 많다. 대부분 식사를 겸해 반주가 가능한 고기집이나 주점들이다. 이에 점심영업 시간 이후인 오후 3시 이후 문을 여는 점포들이 많다.
모란역 먹자골목 상권의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3000만원 이상을 상회한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이곳 상권 내 음식점의 월 평균 매출은 3339만원(2017년 11월)~3577만원(2017년 10월) 등이었다. 음식업종 가운데 유흥주점은 같은 기간 5611만원(2017년 11월)~6687만원(2017년 10월)의 월 평균 매출을 보였다.
먹자골목 인근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영업하는 점포들이 많다”며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테이블 회전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현역이나 야탑역 인근 상권은 직장인들이 많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만 이곳은 찾는 연령층이 다양해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장 특색만 잘 갖추면 순식간에 ‘맛집’ 입소문…권리금 7억원 점포도 있어
모란역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별도로 홍보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특색을 갖춘 점포의 경우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편이다. 이에 맛과 특색을 갖추기 위한 점포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4년 전 문을 연 화덕 통삼겹구이집 ‘화덕애한판’은 명품생오겹살·삼겹살·목특살(200g·1만2000원)을 판매한다. 고기를 화덕에서 초벌한 뒤 손님에게 제공하며 직원들이 직접 테이블 불판에서 고기를 구워주고 잘라주는 서비스를 한다.
‘화덕애한판’ 김달훈(31·남) 매니저는 “직접 고기를 초벌하고 잘라 주는 등 손님들이 편히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저녁 장사 위주로 하는데 보통 7~10시까지가 피크 타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회식 목적의 직장인뿐 아니라 단골 고객들도 자주 찾는 편이다”며 “16개 테이블이 하루 1회전에서 1.5회전 가량 한다”고 덧붙였다.
1년 전 문을 연 스테이크·파스타 전문점 ‘이태리 11번가’ 정인선(36·남) 사장은 가게 이름에 공을 들인 케이스다. 그는 “가게 이름을 특색 있게 짓고 싶었다”며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복고풍의 이름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스테이크, 파스타 매장이지만 주점이라는 생각으로 영업하고 있다”면서 “20~30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염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크도 마리네이드(Marinade·조리 전 식재료를 향신료 등에 재우는 일)를 하고 채소도 당일 구매 당일 사용하는 등 신선하고 맛있는 스테이크, 파스타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딱히 SNS 홍보를 하지 않는데도 손님들이 알아서 SNS에 사진을 올려 맛집이라는 소문을 내주고 있다”며 “하루 평균 평일에는 150~200만원, 주말에는 2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樂낙곱새’는 낙지·소곱창·새우를 전골식으로 끓인 단일 메뉴를 판매한다. 가격은 1만1000원, 낙지·소곱창·새우 추가 시 각 5000원의 추가 금액이 있다. 이미정(가명·28·여) 매니저는 메뉴에 대해 “즉석 떡볶이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20~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오지만 10대 청소년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이 식사 위주의 손님들이지만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문을 연다”며 “주말에는 10개 이하 테이블이 2~3회전 한다”고 밝혔다.
5년째 영업을 이어가는 ‘강남곱창이야기’는 과거 메인거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지만 영업이 잘돼 현재는 메인거리로 이전한 상태다. 주로 20~30대 연령층이 주 고객인 이곳은 소곱창·대창·막창·모듬곱창을 1인분에 1만5000원에 판매한다.
‘강남곱창이야기’ 고대중(42·남) 사장은 “점심에도 문을 열긴 하지만 사실상 저녁영업이 메인이다”며 “여름의 경우 월 평균 3000만원 중반의 매출을 기록하고 겨울에는 4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 상권이 좋은 이유는 아무래도 지하철, 버스 등 교통 여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다소 외진 곳에서 메인거리로 가게를 옮겼는데 예나 지금이나 기복 없이 꾸준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년째 치킨 점포를 운영하는 ‘맥켄치킨’ 김세기(61·남) 사장은 “예전에는 메인거리 쪽에만 상권이 형성돼 있었는데 지금은 골목 안쪽까지 점포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그동안 다른 치킨매장이 비교적 크기가 작은 6·7호 닭을 쓸 때 10호 닭을 손님에게 제공하며 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예전 같았으면 저녁 6시에 자리가 꽉 찼는데 지금은 저녁 7시부터 10시 사이가 피크 시간대다”며 “메인시간대가 다소 늦춰지긴 했지만 모란역 상권이 침체될 가능성이나 앞으로 계속 나빠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명신부동산 윤창수 대표는 “이곳은 성남시에서 최고의 메인 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며 “성남대로변에 있는 한 1층 점포는 15평 기준 권리금만 7억원 가량에 형성돼 있을 정도다”며 “대로변은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인 먹자골목인 성남대로1148번길에도 영업이 잘 되는 곳은 30평인 점포가 권리금만 4억원선이고 그 마저도 매물이 잘 안 나온다”면서 “현재 성남대로1140번길에 위치한 1층 25평 점포의 경우 월 임대료 230만원(부가세 포함), 보증금 3000만원, 권리금 1억7000만원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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