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의약품 판매가격이 동물약국에 따라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동물약국에 비치된 의약품 종류가 소규모에 불과해 부실 운영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약국이란 일반약국의 약사가 시청이나 구청에 동물용의약품 판매 신고를 한 약국을 말한다. 전국 동물약국 수는 지난 2016년 3월을 기준, 3925곳이며, 서울시에는 750곳의 동물약국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약국별로 가격차 최대 3배…동물약국 비치 의약품 ‘4종’ 불과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22·23일 양일간 서울 4개구(서초·성북·노원·관악)에 위치한 동물약국(5곳)과 동물병원(3곳) 8곳을 대상으로 다빈도 동물용 의약품인 △레볼루션 △파라캅에스정 소형용 △오토맥스 △클린아이즈 등 4종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최소 1.2배에서 최대 3배의 차이를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귀 세정제 연고인 ‘오토맥스’의 경우 서울시 서초동에 위치한 A동물약국의 판매가격은 1통(15ml)에 1만8000원인데 반해 성북구 돈암동에 위치한 S 동물약국의 판매가격은 8000원에 그쳐 최대 3배의 가격차를 보였다. 눈 세정제인 ‘클린아이즈’의 경우 판매약국 및 병원에 따라 1통(118ml)에 최대 2만4000원, 최소 8000원으로 가격차이가 3배에 달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인 ‘레볼루션’의 판매가격(1알 기준)은 지역별·판매처별로 최대 1.3배, 소형견용 구충제인 ‘파라캅에스정 소형용’의 판매가격(1알 기준)은 1.7배의 가격차를 보였다.[아래표 참조]
이주형(34·남)씨는 “집이 관악구라서 집 근처에 있는 동물 약국에서 안구 세정제를 8000원에 구입해 왔다”며 “일이 있어서 강남에 왔다가 같은 안구 세정제를 구입하려고 봤더니 가격이 2만4000원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경험을 털어 놨다.
이 씨는 “지역에 따라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물병원 같은 곳에서는 가격이 상당히 균일한 것 같은데 동물약국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주연희(23·여)씨는 “지역에 따라서 가격차가 심해서 혼란스럽다”며 “차라리 정부나 협회에서 가격을 표준화 시키면 이런 혼란스러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대상 지역중 서초구에 위치한 동물병원의 의약품 판매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관련 한 상권 전문가는 “소득 수준이 높으면 물가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강남 지역의 물가가 비싼 것이 단지 동물 의약품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땅값 비싼 강남, 동물약 가격도 높아…전문가들 “투명공개 시스템 필요”
조사대상 동물병원 및 약국에 비치된 의약품의 종류도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S동물약국의 경우 비치된 동물용 의약품은 모두 4종으로, 이중 3종은 서로 다른 종류의 심장사상충 예방약이고 1종은 구충약이었다.
4살인 반려묘를 기르고 있는 권일영(28·여)씨는 “잇몸이 약한 반려묘에게 먹이기 위한 치료제를 파는 약국을 찾았다”며 “하지만 내가 찾던 의약품을 판매하는 동물 약국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용 의약품의 종류를 적게 들여놓을 양이면 굳이 동물 약국이 필요한지 의문이다”고 피력했다.
김창한(31·남)씨는 “산책중 반려견에게 문제가 생겨서 급하게 동물용 의약품이 필요했는데 주변에 동물 병원이 없어서 곤란한 적있었다”며 “동물약국이 보여서 들어갔는데 내가 찾는 약이 없어서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물약국 관계자들은 동물용 의약품 수요가 적어 어쩔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H동물약국 관계자는 “특정한 동물 의약품을 원한다면 주문을 한 뒤 하루정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며 “평상시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물약 만을 가져다가 놓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S동물약국 관계자는 “동물 약의 경우 일정 가격에 팔아야한다고 하는 가격 기준이 없다”며 “가격의 책정은 각 약국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고 밝혔다.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 수의사는 “평상시에 동물 병원에 비치되있는 동물 의약품은 100가지가 훨씬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며 “전문가인 수의사의 진료를 통해서 약을 처방받는 것이 반려동물에게는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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